산
"하나님의 정원"은
항상 침묵을 하고 거기 그대로 서 있다.
보통사람은 그곳을 "산"이라고 부른다.
보통사람은 한창 산이 젊고 푸르를때는 산에 가지 않는다.
이제 산이 그 활동을 쉬고 기나긴 휴식에 들어갈때 산을 더 찾는다.
내년을 기약하는 산은 낮은곳에서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
조금씩 조금씩 기력을 잃어간다.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산은 모두를 그대로 받아 들인다.
산에 가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백이면 백 다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부터 오만가지 상념을 산에다 내 버리고 온다.
내려올때는 또 다른 상념이 자리를 차지한다.
산에서는 많은 말들이 오고 간다.
그러나 긴 호흡의 말을 듣는 인내가 사라져 버렸다.
짧은 시간안에 모든걸 집어 넣도록 훈련 받고 살고 있다.
빨리 빨리 더 짧게, 스타카토 삶이다.
그러나 산을 오른다는 것은 이 모든 일상의 생활을 느리게 되돌리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빨리 걷는다 하여도 한 순간에 산을 벗어 날 수는 없다.
마음이 같이 걷는다.
처음에는 무거웠던 마음도 산을 내려올때 쯤이면 가벼워졌음을 깨닫는다.
어디에다 내려 놓은 기억도 없는데 마음은 홀가분하다.
하나님의 정원에서
치유의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나는 주로 후미에서 걷는다.
이유는 게으름이 아니다.
좀더 자세하게 산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빨리 가는것은 발밑만 보고 갈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천천히 걷다보니 더 가기가 싫은것도 사실이다.
남들과 같이 몰려서 걷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발이 빨라진다.
그래서 선두를 쫓아가다 보면 힘이 덜 드는게 맞다.
군중심리라고나 할까!
정상에 서면...
사진한장, 내가 여기 왔다는 표시이다.
내 인생에 한 점 흔적을 사진기에 담는다.
광학적인 흔적을 남기지만 마음속에도 기억을 남긴다.
먼 훗날 이 사진이 마음속 기억을 끄집어 내 주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정상에서의 머무름은 잠깐!!!
그리고 하산...
일단은 마음이 편하다.
오르는것 보다는 내려가는게 아무래도 더 힘이 덜 들기 때문이다.
모든 산은 제 나름으로 개성을 가지고 있다.
똑 같은 모습을 한 산은 하나도 없는것 같다.
산을 오르는 우리의 모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