わかりやすい恋
銀色夏生
たとえば友だちの友だちだとか
이를테면 친구의 친구이거나
同じクラブの仲間とかで
같은 동아리에 속해 있거나 해서
無条件に会う機会をもてるとか
자연스레 만날 기회가 많다든지
偶然出会うチャンスが多いとかであれば
아니면 우연히 마주칠 일이 잦다든지 하다면,
ただひと言を交わすのにこれほど無理をしなくてすむのに
단 한 마디 말을 건네는 데 이다지도 힘겨워 할 필요가 없을텐데
私たちの微妙な関係は
이도저도 아닌 우리의 어정쩡한 사이는
その時々に本当に何か頼れる言い訳がない限り
그때 그때마다 무언가 그럴듯한 구실거리마저 없는 한
素直にほほえみあうこともできない
편히 서로 마주 보고 웃음질 수조차 없누나
おちつかない
안절부절못하나니
いっそ失ってしまった方がいいとさえ思うくらい
차라리 포기해 버리는 게 나으리라 여겨질 만큼
あなたへもわたしへも
너에게도 나에게도
わかりにくい恋です
알기 힘든 사랑이어라
< 일본의 수국 >
※ 銀色夏生 [깅이로나쯔오]
:1960년 출생. 일본의 시인이며 그 외에도 작사가,삽화가,사진가이기도 하다고 합니다.평이한 구어체의 언어를 시에서 구사하며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은 시인이지요.
시들에서 쓰이는 언어가 대개는 어려운 데 비하여 그녀의 시는 일본어를 조금 아는 외국인이라도 이해하기 쉽게 씌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이 시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일본의 어느 잡지를 통해서 였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무제의 시가 실려 있었습니다.
あなたが私にとって大切な人であることが
네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あなたにはわからないかもしれないけど
너는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私には わかる
나는 알고 있어
번역만 보면 '이게 산문이지 시냐?' 할 정도로 평범한 시입니다.(음...제 탓이예요.)그렇지만 일본의 시는 한자로 표기할 수 있는 곳을 일부러 가나로 쓰거나, 띄어쓰기가 없는 언어체계임에도 불구하고 세번째 줄에서 구태여 띄어 씀으로써 여운을 주고 있다는 점등, 외국인이 잘 느끼지 못하는 요소로 시의 맛을 내고 있고 바로 이런 점은 번역으로는 잘 살릴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구차한 변명.)
한편,여기서 소개한 시는 1987년 발행된 동명 시집 "わかりやすい恋(알기 쉬운 사랑)"중 하나이며 제가 소장하고 있는 것은 1992년 발행판인데 이 때 벌써 39판째를 찍고 있었으니 시집으로서는 대단한 인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저의 서투른 번역솜씨로 인해 원래 시의 아름다움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걱정입니다.(+_+; 상당히 의역되어 있으며,구두점은 제가 넣은 것입니다.)
이 시가 맘에 드는 까닭은, 실제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설정되어 있고 또 그것을 절묘히 묘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한국이나 일본이나 부부들이 알게 되는 계기는 남의 소개나, 같은 학교 같은 직장등의 동일 소속집단이 많으며, 그런 경우 일부러 노력을 안 해도 맘에 둔 이를 볼 수가 있게 되지요.(남의 소개로 만난 사이는 여차하면 소개해 준 사람에게 중재역을 시킬 수도 있고) 이와는 달리, 전혀 공통분모가 없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경우에는 참으로 난감합니다.물 흘러가듯 자연히 서로를 알아 가고 좋아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인데, 이 경우는 자기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이상 그게 불가능하니까요. 이러한 괴로운 상황에 놓인 안타까운 女心을 잘 표현한 시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