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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그리고 댓글[0]
마라톤 (2004-09-20 오후 9:17:39) http://blog.somang.net/skyblue/786

영겁의 시공속에 잠시 빛나는 찰라의 순간,

그 보석같은 시간!

 

거기

지루한 전투에

무참히 던져져

혼자만 고독하게

오로지 자신의 육신과

자신의 정신만을 앞 세운 채

전진에 전진을

돌격에 돌격을

앞으로 앞으로

시간과

공간을

먹어 치워야 비로써 끝나는

마라톤! 

 

누가 말했던가?.

 

먼길을 날랜 걸음으로 온 자에게 감탄하라

그의 열정과 노력이 놀랍나니,

하지만 그길을 더디 걸어온 자를 경배하라

그 발길에는 지나온 길의 아무도 모를 풍경이 묻어있나니....

 

그렇다!

 

빠른 속도로 기록을 갱신한 마라토너는 분명코 찬양 받아야 마땅하다

그가 흘린 땀

그의 노력과 열정

그가 보인 놀라운 육체의 투지력

그가 보인 놀라운 정신의 강인함

목표에 도달코자 벌린 자신과의 장쾌한 한 판 승!

 

이윽고 그의 머리위에 얻져지는 월계관 

그대, 모든 이들이여 찬양을 그에게 쏟아부을 지어다!

 

하지만,

 

그대, 모든 이들이여

꼴찌에게도 주목 할 찌어다!

 

마라톤 축제, 그 끝 무렵

 

떠들썩한 박수, 주목, 함성, 환영 그리고 프래쉬

최고 승자에게 폭포수같이 퍼 부어지는 그 엄청난 찬사의 융단폭격

 

그것도 잠시,

이윽고 축제 뒤에 찾아 오는 썰렁함

덩그러니 잔치 뒷 마당의 허전함이 찾아 올 때 쯤

파장의 쓸쓸함이 홀로 외로울 그 때에

거기,

그 시간,

그 장소에

오직 한 사람

 

절룩거리며 

땀으로 범벅이 된

사지가 뒤틀려 버린

숨이 막 넘어가기 직전의

거의 빈사 상태의 모습으로 일그러진

아니, 분명코 세상 모든 고통을 짊어진 표정으로

고통의 가위눌림에 만신창이 된 얼굴로.......

 

시간의 흘러감이 멈춘 듯한

고통의 무자비함이 온몸을 강타하는

그 가없는 고난 속에서 죽도록 몸을 앞쪽으로 이동중에 있는

꼴찌!

 

그에겐 창피함이란 없다.

그에겐 기록은 안중에 없다

그에겐 모든게 이미 물건너 갔다.

허나,

단 한가지

피니쉬 라인이란게 있기에

그토록 그는 고통에 몰두하는 거다

시간이 한없이 늘어진 곳, 그 고통의 중심에서 가히 몸부림에 가까운 사투를.....

 

희망도 없다

보상도 없다

명예도 없다

단지, 피니쉬라인 그것이 있기에 그렇게 전진에 몰두하는 거다!

 

아니다.

그런 생각조차 그에겐 없다

단지, 육체가 그렇게 뛰어대 왔기 때문이다.

온몸에 전진의 동작만이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건 그 시간에는 존재치 않는지도 모른다.

그 시간

그 길, 42.195 K 는  

그에게 그렇게 운명지어진 것 뿐이다.

 

슬로우모션으로 움직이는 자신의 전진동작

거기에 맞춰져 돌아가는 주변의 모든 풍경들

시간이 한없이 늘어진 채 그를 에워쌓고 돌아가는 만물들

 

온몸이 고통의 절정에 있을 그 때

시시각각 절절히 감내해야 되는 그 버거움이 엄청난 무게로 짓 눌러올 그 때

초비상 상태에 돌입해 있는 육체의 각성 못지 않게

머리속은 온통 육체와 정신을 관리 및 통제하기 위하여 풀가동 상황에 돌입된 그 때

그나마 사그러져 가는 에너지는 급격히 고갈 상태로 쳐 박혀져 온몸이 자진되어 갈 그 때에

 

꼴찌!

 

그에겐

모든게 아름답다.

 

어느 순간부터

하찮은 모든것들이.....

 

이름모를 들 풀들

덩그러니 놓여있는 돌부리

자신이 내딧는 힘없는 발걸음

가까이 또는 멀리에 있는 그 모든 것들조차 

앞쪽으로부터 서서히 닥아와 스쳐 지나가는 주변의 하찮은 것 모든 것들이

그렇게 찬란할 수 없으며

그렇게 애잔할 수 없으며

그렇게 칼라풀할 수 없으며

그렇게 세밀히 존재치 않을 수 없으며

그렇게 절절히 가슴에 와 부딪힐 수가 없다.

 

그렇다,

분명코 그렇다! 

그의 발길에는 지나온 길의 아무도 모를 풍경이 묻어있다.

 

자신만이,

주인공이 되어,

이 온 우주의 객관적 시간에서 탈출하여,

주관적 시간의 창조자가 된 채.......

그렇게 그렇게 시간의 초월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대들,

아는가?

그 꼴찌의 위대함을!

 

그는 욕심이 없다

그는 교만하지 않다

그는 겸손의 사람이다.

그는 비루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우승자를 한없이 빛내주기 위하여 존재할 뿐이다!

 

단지, 그는 그런 이유에서 존재할 뿐이며

그것으로 그는 다만,

만족할 뿐이다.....

 

꼴찌,

그의 애잔함 속에

그의 아름다움이 있는 걸 그 누가 알랴?

 

지난 여름,

앞 뒤가 온통 막힌듯한 세월 속에서

유례가 없던 폭염은 때로 우릴 진저리 치게 했다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건지.....

가뜩이나 답답하게 돌아가는 세태 속에서

그 뜨겁던 여름을 우린 용케도 이겨냈다.

 

이제,

가을의 문턱...

노란 단풍 잎들이 그 푸짐한 색채를 온통 거리에 쏟아 낼 때쯤

산야 곳곳엔 그 폭염을 가슴으로 부둥켜 안았던 나무들이 계절의 성숙을 어쩌지 못해

이윽고,

그 정염이 밖으로 삐져 나올 그 때엔.....

타 오르리라

온통 타 오르리라

온 산야 곳곳을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아래로 붉게 태워 버리리라

온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몽땅 태운후 그 자리에 아름다운 색채로 범벅이 된 새 세상으로

슬그머니 바꿔치기 하리라

아낌없이 전부를 주는 나무들,

자연은 그렇게 우리 인간들 보다도 성숙된 모습을 우리에게 보이리라!

 

세상엔 꼴찌가 많다

 

우승자를 더욱 빛내주기 위하여

자신의 모습을 문뒤에 은밀히 숨긴 채

넉넉한 마음으로 모든 걸 포용하고

행여, 머리카락이 보일 새라

그렇게

그렇게....

 

다만 그는 우리들에게 보이질 않을 뿐이다...........

 

보이는 것이 세상을 이끌어 갈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세상이  더 중요한 것을 우리들은 안다.

보이는 세상은 잠시 머물지만,

보이지 않는 세상이 영원한 것을 우리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알아 차렸다!

 

세상은 우승자에게만 갈채를 날리지만,

아름다운 꼴지도 분명 존재한다.

 

하나님은 중요한 인물들을 앞세워 세상을 이끌어 가지만,

중요치 않은 이들에 대한 그의 간섭 및 은총도 분명코 있으리라......

 

그 모든 것들이,

다 하나님의 경륜 아래 있었음을 우리들은 언젠가 알리라!

 

이 가을 하늘은 정말 아름답고 상괘합니다.

 

어찌 하나님을 찬양치 않으리요!

우리 모든 이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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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와 마라톤(2) 댓글[0]
마라톤 (2004-05-21 오전 10:12:40) http://blog.somang.net/skyblue/312

마라톤!


마라톤이라는 운동 속에서
저는 콘트라베이스와 비슷한
우직함을 그리고 묵직함을 봅니다.

축구 야구 농구처럼
많은 관중들의 이목을 끌진 못하지만
떠들썩한 매스컴 제일 뒷편에서 늘 서성대고 있으며
돈잔치 운동처럼 물신(物神)의 화려한 주목도 받지 못하지만
묵묵히 뒷편에서 열심히 그러나 때로는 허벌나게 땀범벅인 마라톤

여기 또 다른 세계를 잠시 봅시다

돌의 엑기스 보석
물의 엑기스 향수
소리의 엑기스 음악
창조물의 엑기스 인간
그리고 거기다 하나를 더 한다면
단연,
마라톤!

모든 운동의 엑기스이며
모든 스포츠의 근본이자 기둥 그 자체

화려한 물신(物神)의 돈잔치 운동 속에 불현듯 울리는
낮은
그러나 장중한
그리고 자신을 감춘 겸손의 스포츠

심금을 울리다
가슴을 파고들며
영혼 깊숙한 곳에 추억을 남기고
때로 삶의 여유와 활력을, 추스림과 쾌활함을 주는
커피 한 잔같은 정신적 여유로움 - 음악

육신을 울리다
가슴을 파고들며
육체 깊숙한 곳에 활력을 남기고
때로 삶의 고군분투 절대고독을, 내적확인과 자신감을 주는
보약 한 재같은 육체적 활기로움 - 마라톤

그렇습니다.
그래서,
세계 모든 스포츠가 총 출동된 경연장 올림픽 제전
거기 한 바탕 떠들썩한 스포츠 잔치가 끝나기 직전
모든 세계인들이 땀을 쥐고 온통 주목하는 가운데
숨막히는 질주의 절정 그 모습으로 매번, 반드시, 어김없이 마라톤이 그 멋진
휘날레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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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와 마라톤(1) 댓글[0]
마라톤 (2004-05-21 오전 10:11:54) http://blog.somang.net/skyblue/311

콘트라베이스!

낮은 음으로 느릿느릿 섬세하게
오케스트라 맨 구석엔 늘
덩치 큰 사내가 서 있다 고개 숙이고

말없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앙탈을
변덕을 끌어안는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자신을 내어 주고 다 비워 준다

마음 약해 속으로 우는
어딘가에 꼭 있을 것 같은
우리 시대 마지막 순정파 사내

제목과 같은 시인 권현형의 글이 생각 납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처럼
앞장을 서지 못하지만,
주연의 모습처럼 결코 화려하지도 않지만
묵묵히 뒷편에서 조용히 봉사하는 콘트라베이스

서로 어울려 사는 세상은 때로 오케스트라 같기도 합니다.
비록 작을지라도 각자의 역활 하나 하나가 제 몫을 다해갈 때
은은한 조화가 있는 것 처럼....

화려한 오케스트라 음악 속에 불현듯 울리는
낮은
그러나 장중한
그리고 자신을 감춘 소리

슬기로운 청중은 콘트라베이스의 소리를 때 맞춰 알아차리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도 그 소리에는 즐겨 미소를 지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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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라톤 댓글[0]
마라톤 (2004-05-17 오전 10:31:38) http://blog.somang.net/skyblue/218

마라톤!

42.195 킬로미터,
백오십리 길,
그 멀고도 긴 고통의 길.

그 세 시간에서 네 다섯 시간에 걸친 자신과의 사투의 길,
그 피 튀기는 보이지 않는 내부속 백병전,
포기와 가중되는 고통과의 시퍼런 작두 칼날위에 선자의 피 할 수 없는 선택의 기로,
무지막지한 고통의 내습 앞에 속수무책으로 선 나약한 자신의 모습,
바야흐로 고문하는 자와 고문 당하는 자와의 보이지 않는 내밀한 거래 같은....

아, 영원히 지속되고야 말 것 같은 고통의 연속,
아, 그 가물가물하고도 지겹기 짝이 없는 끝없는 길,
아, 나에겐 FINAL 이라는 단어는 끝내는 없단 말인가?

바로 옆,
꾸준히 따라붙은 대회본부 회수차가 아무리 꼬드긴다 해도,
마중 나온 동료가 제발 포기하는 게 낳지 않을까? 하는 달콤함을 슬쩍 비칠 때에도,
아니지, 내부의 또 다른 적이 무참히 공격해올 그 순간에도,

아!
어떤 이들은,
용쓰고,
용쓰면서,
울면서,
울면서도,
끝내는 뜁디다.
그래고 끝내는 그 놈의 FINAL MAT 를 밟고야 맙디다!

아이들아!
왜 그리도 그들이 힘들게 뛰는지 제발 묻지 말 찌어다!
그들이 그리도 힘들게 뛰어 대는 이유는 오직 그 들만이 안단다.
아니,
그 자신들도 FIANL MAT 를 밟기 까지는 진정으로 왜 뛰는지를 애처롭게도 모르다가,
그 순간 그 대 장정이 끝나는 그 찰라적 순간에라야 비로써 쪼금은 알 것 같기 때문이란다.

질주의 절정 -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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