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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2009-06-29 오전 11:26:38) http://blog.somang.net/1234/5144

-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 교회의 미래(2007.9) -


 

은준관 목사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www.gspt.ac.kr


 

I. 도입


 

신학은 지난 세기(1900~2000년)를 불러 화려했던 ‘교회시대’라 한다. 특히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를 그 상징으로 한다. 그러나 21세기 문턱을 넘어서면서 미국 개신교회와 한국 개신교회는 심각한 중병에 노출되어 버렸다. 그것은 죽음에 이르는 병인데도 자기 진단을 포기한 채 몸 부풀리기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두고 신학에서는 여러 표현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 중에는 일찍이 ‘교회 죽음’을 경험한 독일의 몰트만(J. Moltmann) 교수의 진단이 핵심을 꿰뚫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교회에는 ‘성직자’와 ‘성직자가 만들어내는 프로그램’만이 있을 뿐, 진정한 의미의 ‘회중’(congregation)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참여도, 공동체도 없다는 고발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미 떠났거나(유럽 교회), 떠나고 있거나(미국 교회),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는(한국 교회) 것이 세계 교회와 한국 교회의 현주소이다.


 

그러나 여기서 파생되는 보다 심각한 문제는 교회 안에 남아 끝까지 교회를 지키려는 사람들마저 ‘참여적 주체’가 아닌 ‘nobody’로, 때로는 커다란 조직에 의해 ‘도구화’되거나 ‘객체화’되어 ‘주변’(marginal)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는 아직 사람은 있으나 그 안에 살아 움직여야 할 ‘회중성’과 ‘공동체성’이 깨져 나가고 있는 데 한국 교회의 위기는 깃든다.


 

지난 20년 사이(1987년~2007년) 고도의 성장이 멈춘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한국 교회는 불행히도 지난 날의 화려했던 ‘교회성장 신드롬’(church growth syndrom)의 환상을 되살리면서 ‘대교회주의’, ‘거대한 교회건축’의 길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 결과 새로운 교회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었던 ‘회중성’의 회복, ‘공동체’ 회복을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결과 교회가 양극화 되면서 한국 교회는 심각한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생명력을 잃고 텅 빈 교회당만 남는 교회 죽음으로 추락할 것인지, 아니면 어느 날 또다시 한국 역사와 이 민족 아니 세계 속에서 거대한 변혁을 이끌어가시는 하나님의 역사의 작은 등불로 소생할 것인지의 갈림길 앞에 서 있게 된 것이다.


 

II. 어찌하여 한국 교회는 미국 교회의 ‘흥’과 ‘망’을 그대로 따라가는가? - 종교사회학적 분석 -


 

120여년 전 미국 교회로부터 복음 전파를 이어받은 한국 교회는 미국 교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런 운명에 놓여 있었다. 각 교회의 정치제도, 예배 형식과 교육 체제 그리고 선교와 전도의 방식까지도 미국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에 시작된 ‘교회성장기’, ‘교회침체기’, ‘교회쇠퇴기’로 구분되는 교회 변화 기상도마저 시기만 다를 뿐, 한국 교회는 미국 교회의 틀과 흐름(좋지 못한 것까지)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의 공통적인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공통분모 한 가지가 그 속에 깔려 있다. 종교사회학에서는 이것을 ‘시장지향성’(Market Oriented)이라 부른다. 헌법으로 국교가 허용되지 않는 미국과 한국은 필연적으로 모든 종교의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여기서 ‘종교와 종교 사이’, ‘교파와 교파 사이’, 심지어는 ‘교회와 교회 사이’에는 상업주의적, 시장경제적 ‘장마당’이 형성되었고, 소위 ‘무한경쟁’이라는 피나는 종교 전쟁이 불가피하게 등장하였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회를 ‘크게’ 만드는 자만이 승자가 되는 시장주의가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 심장부에 파고들면서 교회의 비만주의를 부추겼다고 본다.


 

바로 이 시장지향적 바탕을 터전으로 한 미국 교회는 지난 70여년 크게 세 단계를 거쳐오고 있으며, 그 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 첫 단계는 ‘교회성장기’(church growth)라고 부른다. 1940년에서 1960년 사이 세계 제2차대전과 한국전에서 미국이 승리하면서, 미국 교회는 신앙을 ‘전투적’(militant faith)이고 공격적인 것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그 속에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을 신앙과 결부시키면서 미국 개신교회는 일제히 최고속 교회 성장을 성취하였다. 1960년 초 미국의 전 인구 대비 65%가 개신교인이 되었으며, 여기서 미국 개신교회는 미국 사회를 주름잡는 주역(majority)이 되었다.


 

그러나 1960년에서 시작한 ‘문화혁명’(여기에는 학생 파워, 히피 운동, 여성 파워, 흑인 파워의 등장이 속함)이 ‘백인중산층문화’(white middle class culture)를 무너뜨리면서 미국 개신교회는 예기치 못했던 제 2단계에 직면하였다.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이 교회를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을 제 2단계 ‘교회침체기’(church stagnancy)라고 부르며, 1970년까지 그 여파는 요동을 멈추지 않았다. 더들리(Carl Dudley) 교수는 교회 침체의 근본적인 원인을 ‘문화혁명’과 대결해야 하는 교회의 무관심과 준비 부족(unpreparedness)에서 찾는다.

1970년 이후를 ‘제 3단계’라 부르며 이것을 ‘교회쇠퇴기’(church decline)라 이름 붙인다. 미국 남쪽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근본주의 신앙의 교단 몇 개를 제외한 미국 주류 개신교회는 하나의 예외도 없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970년 이후 미국 연합감리교회는 매 10년마다 100만 명의 교인을 잃어왔으며, 미국 연합장로교회와 회중교회(U.C.C.)는 50만 명을, 성공회와 루터교회는 25만 명씩을 잃었다. 문제는 이 같은 교인 탈출현상은 끝이 없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더 놀라운 사실 한 가지가 있다. 누가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도, 예견된 것도 아닌 ‘닮은꼴’ 하나가 한국 교회 앞에 그대로 재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기와 장소만이 다를 뿐 한국 교회는 미국 교회의 행로를 그 실패의 길까지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 산업화를 등에 업고 ‘잘살아보세’를 신앙의 모토로 하여 불붙기 시작한 한국 교회의 ‘신앙’은 하늘을 찌르는 듯한 최고속 성장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1990년 전후까지 20년 동안 계속되었다. 이것은 한국 교회 ‘성장기’(Growth)였으며, 성장과 함께 한국 교회 신앙은 미국식으로 ‘전투적’(militant)이며 ‘공격적’(aggressive)이며 ‘정복적’으로 변모하였다. 그리고 영향력에 관한한 한국 개신교회는 한국 사회 속에 ‘주역’(major)의 자리를 점유하는 듯하였다. 시장 경쟁 마당에서 타종교를 능가하는 듯하였다. 이 기간 한국 교회 모든 교단들은 OOO교회 OO만 신도 운동의 표어를 걸고 무한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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