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성운이에게
오늘은 장마전선이 북상한다고 비가 오락가락, 해는 전혀 안 보이고 ...
이런 날 땀 흘리며 훈련하면 참 괴롭지? 흐리는 땀이 증발이 안 되니 불쾌지수 최악이겠지.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좋으련만....
오늘이 본격 훈련 1주차이니 제식 훈련주일이구나.
앞으로갓! 뒤로돌아 갓! 제자리 섯! 우향우! 좌향좌! 좌향 앞으로 갓!
우향 앞으로 갓! 발 틀리는 놈 있어! 동작바라 열이 안 맞아! 대와 열을 맞춰라! 팔을 더 올려라! 느들 군기가 이 모양이냐?
혼이 나야 정신 채릴레? 야 모두 그 자리에 엎드려 뻗쳐!
구령 하나에 팔 굽히고 둘에 편다.
하나! 똑 바로 해라 땅 바닥에 배를 대는 놈 있다
둘! 엉뎅이 들고....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땅 바닥에 그냥 누운 놈은 뭐야!
왜들 이리 어리버리하냐? 정신 못 차려?
잘 할 수 있나? 실수 안 할 수 있냐? 좋다 한번 더 기회를 준다.
일어 섯!
-- 저 ㅇㅇ 왜 저렇게 독종이야! 자기는 훈병 안 거쳣나?----
어둘 때 만나면 까버려? 그냥 저걸.... 아이구! 저 ㅇㅇ....정말!
대부분 이렇게 훈련할 때 욕이 나오게 되지
그러나 그 순간의 고통을 이기는 것이 훈련의 의미다.
고통의 순간들이 쌓여서 내공이 만들어지고 내공이 쌓여 진정한 멋진
대한건아가 될 수 있다.
ROTC 장교출신인 아버지는 현역인 네가 자랑스럽다.
조국의 안녕을 위해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네가 자랑스럽다.
정말 조금도 억울한 생각은 갖지 말기 바란다.
입대한 후로 온통 너에 대해 궁금한 것 뿐이다
그래서 검색창에 25사단을 매일 두드리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구나 또 곰신이라는 카페가 있더구나 애인을 군화로 보낸 고무신들의 카페.... 애비가 카페에 가입할 수는 없고 아가씨들의 간절한 그리움들을 보면서 너에 대한 그리움을 삭인다.
오늘 첫 사연은...이만 2004.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