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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깊이 생각하렴 댓글[0]
기도방 (2009-04-04 오후 12:29:48) http://blog.somang.net/1234/4780

싸우려면 적과 싸워라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장이 되는 것이다.

우리 직장 사회도 이제는 CEO(최고경영자)가 되는 꿈들을 이야기 한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사장 얘기를 하는 이들은 적었다.

기껏해야 “자식 새끼 시집 장가 보낼 때까지만 근무했으면…”하는 것이 소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들 사장을 얘기한다.

장기 근속 보다도 훨씬 이루기 어려운 꿈이지만 사실 다른 대안도 마땅한 게 없어서다.

그리고 꿈꾸는 건 자유다.

국내 굴지 그룹사의 CEO가 될 수도 있고, 중소기업 사장이 될 지도 모른다.

탈락하거나 밀리는 건 나중 문제다.

직장인들의 꿈을 향한 도전은 더 정교해지고 진지해 질 것이다.

당신도 사장이 되는 꿈을 갖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사장이 되는 길은 아주 경쟁이 심한 먼 도로다.

있는 실력, 없는 능력 합해 남들 보다 앞서려고 노력해야 닿을 수 있는 길이다.

실적과 숫자로 어깨를 겨루는 긍정적인 경쟁에서부터,

훼방놓고 모함하는 이전투구까지 여러가지 ‘투쟁’을 각오해야 한다.


이렇게 적은 자리를 놓고 여러 꿈이 충돌을 일으키니 직장 사회는 위로 올라갈 수록

협력 보다는 경쟁, 투쟁 혹은 갈등 구조가 촘촘하게 짜여질 수 밖에 없다.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으르렁대는 경쟁양상인 셈이다.

많은 이들이 CEO에 오른 이들의 학벌, 출신지역 등만 보고, 그 사람은 입사 이후 사장 코스만

밟아서 편안하게 올라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회사 정치판의 암투를 포함한 산전수전을 다 겪고 올라간 사람들이다.

직장 사회의 성공은 몇년 공부로 시험을 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아니다.

그보단 직접 부딪혀 가면서 얻어가고 배워야 할 것이 훨씬 많다.


사장이 되고 싶은 이들이 넘어야 할 관문은 적지 않다.

그 중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문제가 될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관문이다.


당신이 수완이 좋아 영업파트에서 창사 이래 최고라는 놀라운 실적을 올릴 수도 있다.

또는 재무팀에서 환율을 기막히게 맞추는 바람에 회사에 수십억원을 벌어줄 수도 있다.

그런 숫자나 실적으로 한번 ‘벌떡’ 일어서면 당신의 브랜드 가치는 높아진다.

좀처럼 떨어지지도 않는다.

주위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당신이 더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차세대’ 경영자로 서서히 자리매김돼 갈 것이다.

당신이 아직 간부급이 아니라면 그러니까 역시 ‘일’을 잘하는데서 출세의 단서를 찾아야 한다.

‘일’은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고, 또 실적이 생기면 두고 두고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과 관련된 것들, 특히 사내 직원들과 얽힌 것들은 사안마다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당신을 이쁘게 본 상사 덕분에 탄탄대로가 앞에 열릴 지도 모른다.

반대로 당신을 라이벌로 생각하는 소인배가 죽어라 따라 다니며 당신을 음해할 수도 있다.

당신이 탄 ‘성공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하기까지 끝없이 나타나는 굴이 바로 ‘인간 관계’라는 이 터널이다.


사장이 되고 싶다면 그러니까 이 굴들을 잘 지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처세는 사실 임원 승진 정도는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라야 관심가질 일이지만 미리 가상으로 선(先)체험하는 것도 나쁠 건 없다.


결론부터 당겨 말하면, 많은 직장인들이 ‘적’과 ‘동지’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해 성공열차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처세에 능한 소인배들의 간계에 농락당할 때가 적지 않다.

적은 결정적일 때 동지인 척하며 당신에게 유화 제스처를 보인다.

그 손을 잡는 순간 당신은 위험해진다.

당신을 안심시킨 뒤 그가 무엇을 하겠는가?


실제 덕망이나 실력 보다는 처세에 빠른 사람이 요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최고 결정권자의 선택 직전에 벌어지는 ‘운동’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본능으로 싸우는 사람과 싸움법을 배워 익혀온 사람과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임원 선임 문턱에서 좌절하는 상당수는 ‘동지 같은 적’에 딱 1등 밀린 케이스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주로 여성 직장인들에게 해당되는 경우로 봐야하는데 잠재적 동지 마저도 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예다.

마음을 열고 당신을 도와주려는 사람에게 당신이 쌀쌀맞게 대해 보라.

손해는 당신 몫이다.


당신과 이왕이면 동지로서 협력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한 남자간부가 있다고 하자.

일 얘기만 하려하고 농담은 절대 않으며

“다 덤벼라. 실력으로 붙어보자”고

벼르고 있는 당신에게 접근할 용기가 나겠는가?

당신은 혹 누군가의 동지가 되기엔 너무 ‘문턱’이 높은 사람은 아닌가, 반성해 볼 일이다.



회사에 동지가 없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같이 일하려는 사람, 당신을 평가해주려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온통 주위에 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가득하다는 뜻이다.

이런 네트워킹을 하면서 사장이 되겠다는 기대를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지금부터 오픈된 자세를 갖춰 잠재적 동지들을 늘려나가는게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남자 무리들 속에 섬처럼 소수로 일하는 여성 직장인들이 대부분 투쟁적이 되는 건 이해는 간다.

소수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강요당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울어야 하고, 소리 높여야 하고, 요구해야 한다.

부당한 대우에는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그러니 날카로와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과정에서 놓치는 게 적지 않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는 것이다.

싸우려면 당신을 적대시하는 바로 그 적과만 싸워라.



전선을 확대하지 말라. 당신은 여성을 대표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적을 혼내주는 것도 투쟁이지만, 동지를 늘리는 것도 투쟁이다.



글: 권영설(한경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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