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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게임’을 해보신적이 있습니까? 젊은 남자 분들은 이 게임에 열광하곤 합니다. “쏴!”, “돌격 앞으로”, “항복”하면서 여기저기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전쟁을 현대인이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놀이로 바꿔 놓은 게임입니다. 이것은 세계 제2차 대전 종전 후에 승전을 기념하면서 퇴역 군인들이 재현한 것입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연합군과 독일군으로 나누어서 모의 전투를 한 것이 오늘날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협력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 협동하여 작전을 짜고 단결력을 테스트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 군복을 입고 보호 장구를 하고 참여하면 강도 높은 운동과 같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세 번째,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체력이 소모되어 일상적인 생활의 활력소가 됩니다. 긴장감이 사람을 흥분하게 하고 직접적으로 스트레스를 떨쳐 버릴 수 있는 기회도 갖습니다. 사람들에게 승부욕과 도전의식을 주기도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냥 놀이일 뿐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남자 어린이가 ‘전쟁놀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전쟁은 참 이상하다.
왜 전쟁놀이는 재밌는데
전쟁은 두렵고 무서운 것일까?
사실 전쟁놀이를
무지무지 좋아한다.
전쟁은 무서운데
사람들은 왜 좋아할까?”
어린이도 전쟁이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두려운 것입니다. 전쟁놀이에서는 사람이 한번 총에 맞아 죽었다가도 다시 멀쩡히 흙을 털고 일어나지만, 전쟁터에서 총에 맞아 쓰러지면 다시 일어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쟁은 결코 놀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잔인하고 참혹한 폭력입니다.
우리는 6.25 57주년을 맞이하면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게 됩니다. 6.25의 참상은 군인과 민간인만 합해서 200만 명 이상의 살상을 입었던 우리민족 최대의 참사였습니다. “잊혀진 병사”라는 글을 쓴 ‘기 사예르’의 전쟁 참전기가 있습니다. 16살 소년으로 불란서 아버지와 독일 어머니를 둔 기 사예르는 세계 제2차 대전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는 독일군과 소련군 전투에서 일어났던 죽음의 현장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폭발음과 함께 흙더미가 쏟아져 우리를 덮쳤다. 그 순간 이제 끝이구나 싶은 생각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그 순간만 생각하면 지금도 공포에 휩싸인다. 산채로 땅에 묻힌다는 느낌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일이었다. 흙이 목과 입, 눈 속으로 들어갔고, 몸 전체가 꿈쩍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물질에 짓눌려 몸부림칠수록 더 깊숙이 파묻혔다. 허벅지 아래로 마치 무거운 마차에 묶인 말이 절망에 빠져 발길질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가 내 어깨를 쓰다듬은 것 같았다. 갑자기 철모가 벗겨지면서 머리를 흙 속에서 빼내는데 철모 끈이 목에 감겨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죽거나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 분노와 절망감으로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전쟁터에서 들려오는 모든 비명소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소년은 이러한 죽음의 문턱을 수없이 드나들면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쟁터에서 죽은 사람들도 누군가의 사랑하는 자식이었고, 부모였으며 친구였습니다. 전쟁터가 가져다주는 아비규환의 비극은 때로 내가 왜 전쟁터에 참여했는지,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알지 못하면서 전쟁의 희생양으로 죽어갔던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이 땅에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조국의 미래를 망치는 것과도 같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희생당하는 것이 정의와 평화입니다. 정의와 평화의 상실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힘없는 백성들인 노약자들과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입니다. 전쟁은 정의와 평화의 명분으로 시작되지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이 정의와 평화입니다. 그 희생의 대가는 엄청나서 우리의 삶 전체가 무너집니다. 눈물과 통곡과 울부짖음으로 채워지는 것이 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입니다.
전쟁이란 인간이 갖고 있는 존엄성을 파괴시켜 인간을 비인간으로 만듭니다. 우리 주위에는 전쟁 때문에 눈물 흘리고, 전쟁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분들이 있습니다. 아니 본인 자신이 전쟁터에서 입은 육체와 마음의 상처를 지금까지 지니고 사는 분들도 있습니다. 전쟁이 나면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동물이 되고 맙니다. 전쟁에서 내가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죽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인간은 전쟁의 도구로 변모되어 인간 개개인의 이름은 사라지고 숫자로 남는 것입니다.
전쟁은 인간의 사고를 이분법적인 틀에 짜 맞추기 시작합니다. 승리한 자를 중심으로 역사의 진행을 이끌어 가는 것이 전쟁입니다. 전쟁은 영웅들을 만들어 냅니다. 소위 영웅주의를 최고의 역사소설로 바꾸어 각색합니다. 승리를 추구하는 전쟁에서 패배자는 사라지고 오직 승리자만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늘 역사공부를 하지만, 역사 속에서 우리는 승리자에 대한 예찬만을 해왔습니다. 세상 사람들도 최후의 승자만을 기억하며 찬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들도 그런 사고 속에 젖어 사람을 평가 할 때도 이분법적으로 합니다. “너는 승리자냐, 패배자냐? 너는 성공자냐, 실패자냐?”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는 우리 삶 속에서도 엄청난 편견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모로서 끊임없이 자녀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승리자, 성공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자녀가 밖에서 한대 얻어맞고 오면 너도 가서 때리고 오라고 시키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승리만이 인생을 사는 비결처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전쟁이라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이어받은 모습입니다.
역사는 성공한 인물들에 의해서만 이루어 진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든 것이 전쟁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결코 역사는 영웅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역사의 무대 뒤에는 승리자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재능으로 헌신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살아있을 동안에는 전혀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들의 삶에서 충성스럽게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묵묵히 일구어낸 인물들이 역사의 무대 뒤에는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세상의 역사는 승리자와 성공자를 예찬합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항상 이것을 뛰어 넘었습니다. 하나님도 세상의 가치관, 세상의 역사관과는 다른 역사관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산상설교를 통해 놀라운 말씀을 듣습니다.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복이 있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다.
가난한 자가 무슨 복이 있겠습니까? 애통하는 자가 무슨 복이 있겠습니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무슨 복이 있겠습니까? 박해받고 고난 받은 자가 무슨 복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이 땅에 찾아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숨겨진 자들아, 하나님은 너희를 사랑한다. 가난한 자들아, 외로운 자들아, 애통하는 자들아, 하나님은 너희를 사랑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신다. 너희도 귀한 사람이다. 승리자만이 인생의 전체가 아니다. 성공자만이 인생을 잘 산 사람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으로 놀라운 것입니다. 인생의 모든 가치관을 역전시키는 것입니다. 세상에 추앙받는 승리자와 성공자 뒷면에서 슬피 울며 탄식하던 외로운 사람들, 병 걸려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쩔쩔매던 사람들, 장애인들을 예수님은 찾아오셔서 다시 회복시키시고, 하나님의 소중한 인물들로 세워주신 역사가 복음의 역사입니다.
하나님께서 전쟁의 역사관과는 전혀 다른 평화의 길을 인정하신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승리와 다른 새로운 승리를 가르쳐 주십니다.
하나님의 승리는 파괴가 아닌 하나님의 주도권으로 시작되는 승리입니다.
하나님의 승리는 인간을 무너뜨리지 않고 사람을 세워나가는 승리입니다.
하나님의 승리는 인간에게 전쟁이 아닌 평화를 만들어 주는 승리입니다.
본문 말씀은 우리에게 이 놀라운 사실을 가르쳐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새로운 평화의 길을 가게 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율법이 시온에서부터 나올 것이요 여호와의 말씀이 예루살렘에서부터 나올 것임이니라” (이사야 2:3 하반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의 길, 잊혀 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귀히 존중받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렇게 변화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사야 2:4 상반절)
여기서 칼이란 남을 베고 죽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습이란 씨앗을 뿌리기 위해서 땅을 새롭게 일구어내는 농기구입니다. 사람들은 칼을 높이 들고 승자를 향해서 나가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씨앗을 뿌리며 생산적인 것을 통해서 사람을 살리는 일로 바꾸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창이란 남을 찔러 죽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창이 변하여 낫이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곡식단을 베어 추수열매를 수확하는 것이 바로 낫입니다. 이것은 바로 시온에서 나오는 율법과 예루살렘에 나오는 말씀에 의해서 축복의 역사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율법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다가오시면 우리의 삶이 변합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교만과 미움이 있고, 나만 승리하겠다는 완악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깨뜨리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의 능력, 인간의 마음에서부터가 아니라 위로부터 내려오는 하나님의 약속된 말씀으로부터 평화를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첫 인간부터 욕심이 많아서 무너졌습니다. 아담은 하와를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인은 아벨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야곱은 쌍둥이 형 에서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인류사는 전투의 싸움, 전쟁의 역사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깨뜨리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이십니다.
가장 강한 분이 가장 연약한 존재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가장 높은 분이 가장 낮은 자리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참혹의 형틀인 십자가에 못 박혀서 창에 찔리고 매를 맞으면서 고난을 당하셨을 때 그 분을 통해서 평화의 역사가 이 땅에 열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막힌 담이 무너졌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있던 미움과 다툼과 분노의 역사가 끊어졌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으로 우리에게 오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미움의 역사를 사랑의 역사로 바꾸셨습니다.
예수님은 저주의 역사를 축복의 역사로 바꾸셨습니다.
예수님은 죽임의 역사를 살림의 역사로 바꾸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축복입니다. 예수님은 상상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의 사건입니다. 인간이 꿈속에서라도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친히 우리 속에 오셔서 미움과 전쟁의 분노를 멈추게 하시고 평화의 사건을 만들어 주신 분이 예수님이었습니다.
지난 백년간의 한국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전쟁과 고난의 역사입니다. 눈물이 마를 날이 없이 핍박 받던 역사입니다. 지난 세기 초에 36년 동안 우리 민족은 일본으로부터 치욕적인 고통을 받았습니다. 6.25의 동족상잔의 가슴 아픈 전쟁의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직도 북녘은 거짓 이데올로기로 인해서 자유와 해방의 역사를 경험하지 못하고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 들어와서도 우리가 받았던 아픔과 고난은 계속 되었습니다. 민주화를 향한 피 맺힌 몸부림이 우리의 짧은 역사 속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근대화와 산업화를 향한 목 타는 열망 때문에 노사 충돌의 격렬한 아픔도 경험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21세기의 지구촌에 정치적, 경제적, 국제 외교적, 문화적 책임을 다 하려는 위치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이제 예수 믿는 우리들은 민족을 바라보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소원을 아뢰어야 합니다.
“하나님, 다시 이 민족을 들어 사용해 주옵소서. 다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으로 이 민족에게 평화의 사건이 임하게 하옵소서.”
이런 기도를 드릴 때 인도의 시성이었던 타고르의 시가 떠오릅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등불이 하나로 빛나던 조선
그 등불 다시 타오르는 날
너는 동방을 밝게 비치리.
우리 민족은 현재 갈라진 분단의 아픔으로 고통 받고 있기에 자유와 민주와 평화통일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교회와 하나님의 사람들로부터 이루어 질 것을 꿈꿉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충만한 성전으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샘처럼 쏟아 넘칠 때 우리 마음에 평화가 임하고, 우리의 가족에 평화가 임하고, 우리의 직장과 사회에 평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누구보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깨달은 우리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의 백성들이 모인 교회를 통해서 축복의 역사를 허락해 주신 것을 가슴 벅차게 기도하면서 하나님 앞에 나아갑시다. 그 때 주님께서 은혜의 역사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실 것입니다.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대한민국을 일제 강점과 동족상잔의 전쟁의 아픔과 민주화의 고통과 노사와 이데올로기의 갈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만큼 축복해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길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고, 가족과 직장과 사회와 민족사를 다시 축복해주시는 평화의 역사가 임하게 하여 주옵소서. 한라산에서부터 백두산까지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하며 예배드리는 하나님 역사를 감당하는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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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7. 0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