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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집에 컴퓨터가 없는 가정은 거의 없습니다. 또 이제는 나이가 드신 분들도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십니다. 우리가 컴퓨터를 켜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윈도우 창입니다. 윈도우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아이콘(icon)이 있습니다. 아이콘이란 ‘형상’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윈도우를 이용한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기독교 보다는 로만 가톨릭교회가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왜냐하면 로만 가톨릭교회는 아이콘에 익숙한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가톨릭성당에 들어가 보면 조각품, 그림, 악세사리 등의 수많은 아이콘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처음부터 아이콘을 거절하면서 종교개혁을 했습니다. 장로교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칼뱅이 목회한 교회 안에는 십자가조차도 걸려 있지 않습니다. 이런 경향 때문에 ‘개신교가 인터넷을 활성화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종교별로 인터넷 사용의 통계를 보면 기독교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홈페이지와 네트워킹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교회, 기독교 기관, 성도들마다 ‘어떻게 하면 복음을 증거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나타낼 것인가?’에 대한 것을 열심히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인터넷은 또 하나의 선교 현장이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귀중한 공간입니다. 윈도우를 통한 이 많은 아이콘들이 등장할 때, 여기에는 혹 “우상 숭배의 위험성은 없는 것인가?”하고 질문을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교회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어린 소녀가 엄마에게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엄마! 하나님은 어디계세요?”
어머니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합니다.
“얘야!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단다.”
그러자 어린 딸이 다시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이 어디나 계시는 게 싫어요! 하나님이 한군데에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쉽게 찾아갈 수 있잖아요.”
이 어린 소녀의 마음뿐만 아니라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를 처음 믿을 때 이런 생각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군데에 어떤 모습으로 고정되어 계시면 우리가 쉽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텐데......’
그러나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런 생각을 처음부터 거절하셨습니다. 거기에는 잘못된 우상을 아이콘으로 만들어서 자기의 가슴속에 품을 염려가 있다는 하나님의 염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될 때 제일 먼저 금한 것이 우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알신과 아세라신을 섬겼습니다. 오늘날과 같으면 부적을 가슴에 품고 다닌 것입니다. 부적을 방에 걸어놓고 고사를 지내며 점을 치고 신상을 놓고 그것이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는 우상 숭배에 대해서 하나님은 거절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을 바르게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늘 염려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하나님이 어떤 것을 결심하시게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은 인간이 만든 아이콘을 거절하셨지만 이제는 역설적으로 하나님 당신이 스스로 아이콘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보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하나님을 닮은 아니, 하나님 자신이 아이콘의 모습으로 이 땅에 찾아 오셨습니다. 하나님이 왜 이렇게까지 하셨을까요? 인간이 만든 아이콘은 아니지만 하나님이 친히 만드신 아이콘으로 찾아오신 이유는 인간에게 접근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행위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십계명의 첫 번째, 두 번째 조항을 스스로 깨뜨려 버리셨습니다.
성탄이 왜 역설적인가요? 성탄이 왜 하나님의 축복이고 하나님의 사랑의 역사인가요? 여기에는 하나님이 만드신 십계명까지도 깨뜨려지면서 인간을 사랑하시기 위해서 찾아오신 이유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의 1계명과 2계명은 “나 이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 나를 위한다고 나를 빙자하여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말씀해주십니다.
만약 여러분이 하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내가 어떤 존재인지 지정해 주고 싶지 않으셨겠습니까? 장소와 모양, 시간과 구체적인 형상을 지정하면 인간이 얼마만큼은 하나님을 잘 따라 올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인간에게 편리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이 우상의 길이라고 거절하셨습니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곳에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수많은 우상을 만들어 그것에게 경배하고 예물을 바치고 있는지 모릅니다. 21세기 과학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고사를 지냅니다. 새 차를 사고, 이사를 하면 고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우주선을 쏘아대면서 거기에까지도 고사를 지내는 것을 보면 인간 마음속의 종교적 두려움이 붙잡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성탄절에 아이콘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여기 기독교의 역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과 비교되는 아이콘을 만드는 것을 거절하십니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과 똑같은 아이콘을 우리들에게 선물해 주셨는데 그 분이 바로 아기 예수요,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셨습니다.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셔서 인간이라는 아이콘이 되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인간과 더불어 살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한 분이시기에 인간은 본래 하나님 앞에 설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서는 사람들마다 모두 똑같이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화로다! 나는 죽게 되었구나! 내 속에 이 죄를 가지고 어떻게 하나님 앞에 감히 설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구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에게 함부로 가까이 접근하는 사람들마다 죽임을 당하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존귀와 거룩함 앞에 어찌 죄 많은 인간이 설 수 있겠습니까? 어찌 피조물 인간이 창조주 앞에 설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친히 다가오실 때마다 인간의 연약함을 아시고, 인간의 눈높이에 맞추어 주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육신이란 인간이 두려움 없이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을 친히 열어 주신 것입니다.
인간이 남의 처지가 되는 것, 특별히 연약한 사람의 처지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듭니까? 우리의 가정이 왜 문제가 많습니까? 아버지가 아들의 입장이 되어서 말을 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렵습니까? 어머니가 딸의 입장이 되어서 대화하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듭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세대차이, 세대간의 단절(generation gap)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녀들은 엄마 아빠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소리칩니다. 교회에서도 나이든 어른들은 젊은 대학 청년들을 이해하기가 참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젊은이들에게 관심도 있고 그들을 위해 기도도 하지만 젊은이들의 마음과 고뇌에 쉽게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수고와 땀과 사랑과 정성을 알지 못하기에 불평합니다. 이것은 참으로 힘든 것입니다. 가정과 교회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것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않으려는 우리의 태도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서 우리 모습 그대로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서, 우리를 안으시기 위해서, 우리의 연약함에 참여하시기 위해서 스스로 인간의 아이콘으로 이 땅에 찾아오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사랑으로 오셨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다는 것 자체가 인간적으로 보면 치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학급에서 반장을 하다가 줄반장이 되어도 기분이 나쁘고 창피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별을 단 장군이 이등병으로 강등되면 어떻겠습니까? 아마 그것은 치욕 중에 치욕이라고 탄식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치욕 중에 치욕보다도 더 치욕적인 사건이 우리에게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창조주가 피조물이 된 것입니다. 영원한 말씀이 썩어 없어지는 육신으로 바꿔진 스캔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되신 사건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모독이요, 치욕인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말을 거시기 위한 방법이었고, 우리를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껴안기 위해서 빈손이 되셨습니다.
어떤 시인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빈손이란 단어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됩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빈손이었습니다. 당신 가진 것 모두 퍼서 내게 주었습니다. 맛있는 것도 다 덜어 내 그릇의 담아 주셨습니다. 당신의 것을 팔아 내 몸을 덮어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가 나를 사랑한다고 믿었습니다. 비움이란 사랑의 형식인가 봅니다. 우린 사랑 앞에서 자신을 비울 줄 알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앞에서는 어떤 것도 아깝지 않습니다. 에너지 불변의 법칙에 의한다면 비운다는 것은 어는 다른 한쪽이 채워짐을 의미하지요.”
여러분,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십니까? 어머니가 당신이 누려야 할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우리에게 생명이 주어졌고,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비우게 했을 때, 누군가 내려놓았을 때, 누군가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 거기에 축복의 역사가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죄인처럼 오시게 되었을 때 우리의 죄가 용서받는 길이 열렸습니다. 우리의 허물과 불의와 거짓이 하나님의 의로 사죄 받는 은총이 열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미움과 핍박을 받으심으로 인간들에게 평화의 역사, 화해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람들에게 조롱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이 주는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생명을 찬양하고 부활의 자리에 들어갈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런 부활의 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받은 고통과 아픔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손을 스스로 비우게 만드셨고, 그것을 감수하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오직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그 사랑 때문에 낮은 곳에 내려오신 예수님을 보며 하나님은 천사를 통하여 노래를 부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별 볼일 없는 구유, 천한 구유에 낮아져서 어린 아기로 오신 예수님을 보면서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이요 평화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늘 이런 역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이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역설이고, 하나님의 뒤집기입니다. 당시 로마가 만들어 놓은 평화는 하나님이 주신 평화와 너무 달랐습니다. 로마의 평화는 폭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평화였고, 전쟁의 승리를 통해 이루었던 평화이며, 식민지를 억누르고 굴복시킴으로 만든 평화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주어진 평화는 구유의 평화, 낮아짐의 평화, 비천함의 평화, 무능함을 통해 나타난 평화였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참된 평화와 사랑입니다. 우리에게 구원의 생명을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위하여 아주 특별한 사랑의 방정식을 고안하셨습니다. 인류역사에 어떤 종교도, 어떤 사람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전무후무한 특별한 방법인 인간의 모습으로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인간처럼 아이콘을 가지셔서 인간의 무거운 짐, 죄의 짐, 고통과 고뇌의 짐, 불안과 염려의 짐, 질병의 짐을 대신 지시는 가장 낮고 천한 형태로 임한 하나님의 사랑의 방식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방정식을 완성시킨 단 하나의 값은 무엇일까요? 바로 어린 아이로 이 땅에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 고난 받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사랑 방정식의 상수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어린 아이로 이 땅에 찾아오셨을 때 하나님은 스스로 제한하신 것이 있습니다. “내 거룩함을 이제부터는 내가 제한하겠다. 내 영광을 이제부터는 제한하겠다. 내가 갖고 있는 무한한 능력을 이제부터는 제한하겠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의 제한을 하나님의 무능력이라고 말하고, 하나님의 거룩함의 제한을 아무 것도 아닌 하나님이라고 착각하여 하나님을 조롱하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낮고 천한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것은 어느 누구도 배제시키지 않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에서 제외시킬 사람은 없습니다. 수고한 사람, 고난 받는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 슬픔 있는 사람, 가슴에 상처 맺힌 사람, 절망하는 사람...... 이 세상의 고난을 통해서 답답해하며 인생의 갈 길을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도 다 내게로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모든 짐을 다 내려놓으면 쉼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기 위해서 낮고 천한 모습으로, 이 땅에 인간의 외모를 갖고 찾아오셨습니다. 연약하고 무력한 어린 아기 안에 하나님은 계셨습니다.
우리는 기쁘고 즐거운 성탄절을 맞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하나님의 아픔과 외로움이 있습니다. 능력 많고 영광스럽고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스스로 제한하시면서 우리를 끌어안기 위해서,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으로 세우시기 위해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기 위해서 찾아오신 날이 바로 성탄절입니다. 이 성탄절에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서 찾아오셨던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우리 주위에 고통 받고 외롭고 힘든 사람을 찾아가고,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복음을 나누는 복된 믿음의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리 같은 죄인을 사랑하시기 위해서 낮고 천한 구유, 아무도 돌보지 않는 자리에 새로운 삶을 주시기 위해서 오신 예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주님이 오심으로 우리의 죄가 용서받고 우리의 갈등과 전쟁이 평화의 역사로 나갈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통해서 평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 구원의 용서를 베푸는 사람, 하나님 살아계심을 선포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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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6.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