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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백화점 매장의 과일 코너에 이런 안내문이 걸려 있었습니다.
“오늘 딸기는 산지에 비가 와서 평소보다 덜 답니다. 조직이 다소 무릅니다. 수박과 참외는 아직 제철이 아니어서 덜 답니다. 구입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말은 과일을 사라는 말일까요? 아니면 사지 말라는 말일까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것을 예로 든 「성공 자기 경영을 위한 101가지 비타민」을 쓴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백화점의 정책은 단순히 딸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파는 것이다. 단순히 팔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때로는 약점을 과감히 공개해서라고 고객의 합리적인 구매를 돕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팔려 하지 말고 물건에 뭔가 가치를 얹어서 고객에게 제공해라. 고객의 신뢰를 얻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것은 장사하는 사람이 고객과 신뢰관계를 가지고 지속하기를 원하는 의도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신뢰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만나고 사귀어도 마음속에 신뢰하는 마음이 없으면 모든 인간관계는 깨어집니다. 그런데 인간관계의 신뢰란 금방 쌓여지지 않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신뢰란 여러 날 쌓아야 생겨지고, 무너지는 것은 한 번의 잘못으로 순식간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한 번 신뢰가 깨어지면 다시 회복하는데 얼마나 오랜 기간이 걸리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런 말을 합니다.
“신뢰는 은행에 예금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계속 신뢰를 불리려면 신뢰라고 하는 돈을 예금해야 한다. 그러나 일이 잘 안되어 돈을 인출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의 마음이라는 은행에 예치된 신뢰라고 하는 돈, 그것이 계속 붙게 될 때 예금의 잔고와 이자가 커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인간관계에서 소중한 신뢰란 잃어버리면 우리는 삶 전체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신뢰란 인간관계에서만 필요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신뢰란 하나님과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너무나 소중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경고하십니다. “나는 신뢰를 깨뜨렸다. 나는 사랑한다. 나는 그들을 다시 이끌기를 원하는데 그들은 내 자리를 떠나고 내가 주는 사랑을 다 망가뜨리고 이것을 파괴시켰다.”
하나님은 참으로 슬퍼하며 통곡하십니다. 이사야는 이사야서 1장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이렇게 말합니다.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셨도다 슬프다 범죄한 나라요 허물 진 백성이요 행악의 종자요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로다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만홀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도다 너희가 어찌하여 매를 더 맞으려고 패역을 거듭하느냐 온 머리는 병들었고 온 마음은 피곤하였으며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도다”
하나님은 문제투성이고 하나님을 떠나 방탕하고 부패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시 바라보시면서 안타깝게 말씀하십니다. “회복시키고 싶다. 관계를 새롭게 하고 싶다.” 하나님은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이사야를 택하십니다. 그리고 너무나 답답해서 ‘누가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해줄까? 누가 내 마음의 아픔을 알아줄까? 내가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고 함께 있기를 원하는데 이 마음을 누가 가서 증거할까?’라고 물으십니다.
그 때 바로 이사야가 하나님의 마음이 들려오는 것을 마음의 귀로 듣기 시작합니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과 자기 자신의 응답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한 인간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 염려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는 것, 안타까움을 토로하시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믿으면서 언제 마음에 기쁨이 생깁니까? 하나님의 애타는 심정을 깨닫게 될 때 하나님의 사랑하는 기다림, 하나님의 참으심,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사랑하는 마음을 내 마음 속에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예수 믿는 기쁨과 감사로 충만하게 됩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심정이 이랬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나를 대신하여 하나님을 배반한 패역한 사람들의 방탕함을 지적하고 고발할까? 누가 나를 대신하여 우상 숭배하는 지도자와 권력자들을 비판할 것인가? 누가 교회에 직분자들의 신실하지 못함과 위선과 부정직함을 지적할 것인가? 누가 시장에서 장사하거나 기업하는 사람들의 부정직함과 허위의식을 폭로할 것인가?’
우리는 일을 하면서 때로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해 원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누가 내 마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아뢸 것인가?’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은 심판과 징계를 위한 마음이 아니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을 찾고 다시 신뢰를 누리기 위해서 하나님의 통곡하시는 마음을 누가 깨닫고 증거 할 것인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마음이란 안타까운 마음, 기다리는 마음, 애틋한 마음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돌아오기를 인내하는 마음입니다. 누가 알아줄까 목말라 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이사야가 깨닫게 됩니다. ‘아, 하나님이 나를 신뢰하고 계시는구나. 이것을 위해서 나를 세우시기를 원하시는구나. 나를 지목하시는구나.’
그 때 하나님의 음성이 그에게 들려오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나를 위해서 갈까?”
그 때 이사야의 마음속에는 자발적으로 순종하는 마음이 생겨져 하나님을 향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심정, 하나님이 죄를 용서하시는 은총을 가슴으로 깨닫게 된 사람들이 취하는 태도는 자원하는 마음입니다.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신뢰하기 때문에 내 전체를 주님께 드리고 싶은 자발성입니다. 하나님의 안타까움이 내 안타까움이 됩니다. 하나님의 목마름이 내 목마름이 됩니다. 하나님의 기다림이 내 기다림이 됩니다.
‘아, 하나님께서 이렇게 찾고 계셨구나. 하나님이 사람들을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내가 모르고 있었구나.’
이사야는 결코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너도 죄악 중에 있었던 사람이 아닌가? 너도 거짓말하고 부패하고 하나님의 뜻을 거역했던 사람인데 내가 너를 부른다.’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는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이 귀한 신뢰와 믿음과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억지나 강제, 자만심이나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생기는 자발적인 순종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예수를 믿으면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삶의 태도입니다.
어떤 사람은 율법에 의해서 살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은혜에 의해서 살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율법에 의해서 살려고 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강제적인 명령을 귀담아 듣습니다. ‘도적질 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아주 중요한 명령이고 좋은 말씀입니다. 그러나 율법은 우리로 하여금 억지로, 강제로, 무서워서 하게 합니다. 자녀로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노예로 하게 합니다.
예수를 믿을 때 억지로 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일, 귀한 일을 많이 해도 마음속에 진정한 평화와 기쁨이 생겨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하는 찬양의 노래가 영혼 깊숙한 곳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은혜는 하나님께서 나의 자유를 존중하시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원하는 마음,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감당하기를 기다리시는 분, 참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율법으로 하면 시간이 짧아집니다. 왜냐하면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은혜로 하게 되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오랫동안의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북녘 땅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 저 북녘에 악을 악으로 갚으시지요? 하나님, 저 잘못된 지도자를 무너뜨리시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참으십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의 비밀을 다 알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아직까지는 참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기다리시는 것 같습니다. 은혜라는 것은 우리가 때로는 그 일을 하게 될 때, 고통도 받고 여러 가지 비난도 받고 어려움도 당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 때문에 겁내지 않고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감사함으로 받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훈련이 안된 것, 은혜를 깨닫지 못하는 것, 입에서 감사가 나오지 않고 미움이 나오는 것, 마음속에 기쁨이 생겨지지 않고 슬픔이 나오는 것, 이것은 우리에게 아직도 은혜 받은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은총의 축복이 임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은혜를 받게 되면 자발성, 자원하는 마음이 생겨 기꺼이 하고 싶고,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게 됩니다. 기도하고 싶어서 무릎 꿇고, 찬송하고 싶어서 노래하고, 예배드리고 싶어서 하나님 앞에 나오고, 헌신하고 싶고, 봉사하고 싶고, 하나님께 드리고 싶어서 내 것을 주님께 드리게 됩니다. 드리고 드려도 마음속에 기쁨이 생기는 것은 은혜 받은 사람들이 갖게 되는 감사요, 축복이요,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자꾸만 신뢰성이 깨어지는 것, 자발성이 피해를 입어 창조적 역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공산주의 사회가 갖고 있는 패악이 무엇일까요? 신뢰성을 잃어버리는 것, 자발성을 무가치하게 파괴시키는 것입니다. 공산주의 사상은 평등의 강조점을 두면서 어린아이와 같은 낙관주의적 이데올로기에 집착합니다. 인간본성이 지닌 죄악과 탐욕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합니다. 인간과 사회가 강압과 공갈을 통해서 교조주의적 사회혁명으로 개조해 나갈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 탐욕자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공산국가에 살았던 분이 뼈저리게 느낀 것은 인간관계의 신뢰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공산국가에 살면서 국가와 국민 간에 신뢰도도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처절하게 느끼면서 이렇게 지적합니다.
“공산국가에는 두 가지가 없는데 신뢰성이 없고 자발성이 없다. 은행은 국민을 신용하지 않기 때문에 현찰거래만 한다. 산업경제활동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병원에서 환자는 의사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을 잘 믿지 않는다. 군대에서 병사는 장교의 말을 믿지 않는다. 대통령의 말을 믿는 국민은 더더구나 없다. 그대로 믿고 따르면 바보가 되고 만다. 그러므로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살다보면 의심 받고 의심하는 습관은 밥 먹듯이 된다. 그러다보니 어느 누구도 자발성을 갖고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이런 모습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사회 속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서로 의심하고 다투고, 일을 해도 돈 때문에 하려고 합니다. 자기의 꿈을 펴려고 하지 않고 명예와 권력을 향해서만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신뢰성과 자발성이 깨지면 그것은 무너지는 사회가 됩니다.
이것이 사회 속에만 있는 것일까요? 이런 모습은 교회 안에까지도 들어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은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신뢰하고, 사람들끼리 서로 신뢰하여 하나님께서 주시는 신뢰의 복을 이 땅위에서 누리고 하나님이 주신 창조의 자발성을 마음껏 가지는 것인데 우리가 이것을 못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는 사람들의 가진 것을 미워하고 증오심을 증폭시킵니다. 책임질 때 내 탓이라고 말하지 않고 남의 탓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신뢰와 신용이 생기지 않고,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일들이 생기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보내시는 길을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도 이사야를 세상으로 보내시면서 걱정하셨습니다. “네가 가면 사람들이 귀를 꽉 막을 것이다. 네가 가서 증거 하면 눈을 닫아 버릴 것이다. 네가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 하면 가슴에 깨닫는 것들을 다 없애버릴 것이다. 네가 고통 받고, 비난 받고, 어려움을 당할 것이다. 이것은 고난의 길, 인내의 길, 기다림의 길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9절-10절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이것이 예언자가 갖고 있었던 고통이요, 아픔이요, 외로움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언자의 말을 들을 때 저항하고 격분하며 거부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백성을 사랑하시기에 그들이 돌아오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향해 들어도 가라, 자원하는 마음으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은 하나님의 거룩함과 우리 죄를 용서하신 것을 깨달으면서 이사야에게 하신 말씀이 우리에게 들려옴을 확인하시기 위해서입니다.
“누가 나를 위해서 갈까?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서 갈 사람이 있을까? 누가 내 안타까운 마음을 알까? 누가 내 사랑을 알까? 가정을 향해서, 저 사회와 직장을 향해서 누가 갈까?”
여러분이 모두 이사야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향하여 질문합니다.
“누가 우리를 위해서 갈까? 누구를 보낼까?”
그 때 우리 마음속에 하나님 앞에 대답해야 됩니다.
“주여. 나를 보내소서. 내가 여기 있나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억지로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원하는 사람을 원하십니다. 기독교는 억지나 강제가 아닙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내게 자유를 주셨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결단하기까지, 주님 앞에 드리기까지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헤아리는 사람들이 가득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이 이 땅을 구원하시기 원하시는 마음, 다시 신뢰와 공의와 정의로 세우기를 원하시는 마음을 품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십시오. 그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서 이 백성에게 축복의 역사를 허락해 주실 것입니다.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함과 우리 죄의 깊이와 완악함, 하나님의 용서함을 깨닫게 해주신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이제 하나님의 안타까움, 기다리는 마음을 깨닫기를 원합니다.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내가 누구를 보낼꼬’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주님의 음성에 대답하고 세상을 향해 나가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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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6.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