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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0월 첫 주일, 곽선희 목사님과 십여 명의 성도님들이 현대아파트 거실에서 처음 모여서 예배를 시작한지 29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원로목사님의 노고와 사랑, 성도들의 기도와 헌신으로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유신과 군사독재의 아픔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통해서 우리 민족을 축복해 주셨고, 지금은 전 세계 정치와 평화와 경제에 이바지하는 복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우리는 국내 사정을 되돌아보면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불안정이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더 나은 도약, 더 나은 성숙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향한 북한의 위협과 적대감은 아직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미사일 문제, 북핵 문제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속에 불안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때 우리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이고, 교회와 성도님들이 어떤 방향으로 위기를 이겨나갈 수 있을지 생각하기를 원합니다.
이사야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 받은 시기는 일종의 시대 전환기였습니다. 웃시야가 죽던 해는 지금으로부터 약 2730년 이전 시기였습니다. 당시는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위기의 상황이었습니다. 웃시야는 남유다왕국을 52년간이나 다스렸는데, 그는 초기에는 선정을 베풀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악을 행하고 우상숭배를 하면서 하나님의 진노를 받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문둥병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다의 전국이 결코 평안할 리가 없었습니다. 남유다 왕국의 정치적, 사회적 위기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이사야가 시대의 문제점을 이사야 1장에서 이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관들은 패역했다. 도둑과 짝하고 있다. 다 뇌물을 사랑하고 있다.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지 아니하며 과부의 송사를 수리하지 아니하고 있다.”
하나님은 정치적 지도자, 경제적 지도자, 사회적 지도자들이 모두 부패하여 하나님의 공의와 법도를 거스르고 있다고 이사야를 통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슬펐고 정의와 공의가 사라진 백성들과 백성들의 지도자들을 보면서 통분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종교는 어떠했을까요? 종교지도자들도 마찬가지로 부패와 타락이 극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형식만 남은 종교인들이 가득해서 성전에 재물만 갖다 드리면 하나님을 섬기기를 완수했다고 착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습을 보시면서 예언자를 통해서 통곡하시며 경고하십니다. “어찌하여 나의 성전 뜰만 밟고 다니느냐? 동물의 제물로 드리는 향내가 이제 내가 아주 질렸다. 동물의 제물을 그만 갖고 와라. 예배드리면서 악을 동시에 행하는 너의 모습이 가증스럽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를 통해서 그들을 꾸중하고 계십니다. 거룩한 예배의 자리만 들어가면 구원이 보장되었다고 생각하는 당시의 종교인들을 향한 심판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 이 남왕국이었던 유다는 어떤 외교와 국방정책을 취하고 있었을까요? 당시 형제국가였던 북이스라엘이 호시탐탐 남쪽을 노렸습니다. 그래서 아람과 동맹을 맺으면서 공격해 들어왔습니다. 남왕국 유다는 이것이 두려웠습니다. 북이스라엘을 물리치기 위해서 친 앗수르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앗수르만 붙잡고 있으면 남유다 왕국은 안전할 것이라고 잘못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습을 보시면서 이사야를 통해 이렇게 지적하십니다. “남유다 왕국아, 형제국가인 북이스라엘의 위협에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 또한 강대한 앗수르만 의지한다고 안심하지 말라. 이것이 불신앙이다, 우상숭배다. 거짓된 우상을 타파하라.”
하나님께서도 당대의 남유다왕국이 지녔던 위기와 위협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유다왕국이 더 소중히 지켜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정치적 권력이나 경제적 풍요가 아니었습니다. 군사력에 막강한 무기를 모아들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강력한 외세를 끌어들이는 것에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우상숭배의 모습이라고 지적해주십니다.
하나님 말씀의 핵심은 북이스라엘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강력한 앗수르 제국에 너무 기대어 우상처럼 신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친 앗수르 정책이 남유다왕국을 보장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지 말라는 아주 결정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오직 만군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만을 신뢰하고 의지하라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다른 것을 의지하거나 다른 것을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하나님을 두려워할 때다. 왜냐하면 네 안에 회개하고 변화해야할 죄악이 가득하고, 하나님의 공의와 하나님의 정의가 파괴되고, 불의와 불법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회개하라.”
정치적인 세계, 경제적인 세계를 변화시켜야 되고, 형식만 남은 종교, 속으로는 악을 행하면서도 겉으로는 종교의식만 있으면 구원을 받겠거니 했던 거짓종교성을 다 때려 부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만을 신뢰하라, 평강의 왕이신 하나님을 따라가야 진정한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놀랍게도 2700여 년 전의 모습이 오늘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북이스라엘의 침략 앞에서 걱정하고 있는 남유다왕국처럼 북한의 군사적 위협 앞에서 걱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비슷합니다.
친 앗수르 정책만 있으면 남유다왕국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습과 단지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기만 하면 우리나라가 안전할 것이라는 착각도 비슷합니다.
대한민국의 국론은 분열되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성장은 정체되어 백성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과격한 노사분규가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실제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 앞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위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너무 쉽게 친북적 태도를 취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적대감은 줄어들지 않고, 화해를 할 준비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많은 경제 원조를 북한에 했지만 북한의 인권문제의 개선은 변화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무조건적인 경제원조가 군사력 증강에 사용할 것이라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확인, 대한민국의 존립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우리의 미래방향은 친미적인 우호정책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과 더 깊은 군사력과 동맹관계를 이루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옳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는 사람으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아주 조심스럽지만 명백하게 말씀드립니다. 북한의 위협이 아무리 커도 그것을 걱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먼저 우리의 정치가 도덕적으로 올바로 서있는가? 우리의 정치가 하나님의 공의와 하나님의 법도와 하나님의 정의에 의해서 펼쳐지고 있는가? 이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종교 지도자들이 정말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문자답(自問自答)해야 합니다.
정권야욕(政權野慾)에 눈이 어두워서 이합집산(離合集散)하면서 백성을 생각하지 않는 사이비 정치인들이 도태되어야 합니다.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인들,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고, 정의와 공의를 세우는 정치 사회 지도자들이 요청됩니다.
친 미국정책을 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혹 반미하자는 것으로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인 우리 천만성도들이 거짓 종교성을 벗어버리고 우리 안에 있는 죄악과 부패, 거짓과 교만을 다 내려놓고 우리 민족의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의 용기와 결단,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사야는 당시에 당면한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위기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 앞에 나아와 자기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사야가 특출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나타나셨을까요? 성경을 보면 이사야도 문제 많은 백성, 죄악에 관용한 시대에 부정과 부패 속에서 살고 있었던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이사야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고 있었다. 나도 타락해 있었다. 나도 부정한 짓을 했다. 나도 거짓을 행했다. 나도 이 백성이 하나님 앞에 못된 짓을 할 때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그렇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전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번 드나들던 성전을 그날도 똑같이 드나들었는데 귀로만 듣던 하나님께서 자기의 면전 앞에 눈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머리로만 이해하던 하나님께서 그의 가슴을 찌르는 거룩한 분으로 다가오셨습니다. 이것이 이사야의 회심이고 소명이었습니다. 자기 인생전체의 변화, 신앙에 대한 변화, 국가에 대한 변화였습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거룩함을 몸소 경험했던 것입니다. 천군천사들이 반복해서 세 번씩 말합니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거룩한 경험이었습니다. 매 주일 우리가 나오는 교회에서 하나님의 거룩함을 깨닫지 못하면 우리의 예배는 헛되고, 우리의 신앙은 무의미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죄악이 남아있고, 우리의 눈이 띄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사야가 하나님을 만나면서 깨달았던 것이 있다면 바로 자기 죄악의 깊이였습니다. 자기가 얼마나 못된 존재이고, 자기가 생각했던 판단이 얼마나 흐렸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하나님을 신뢰하기 보다는 앗수르를 더 신뢰하고 있었구나. 하나님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저 북이스라엘의 위협에 대해서 너무 염려하고 내 간이 줄어들어 무서워 떨고 있었구나.” 그는 자기가 두려워해야 될 것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신뢰할 것을 신뢰하지 않고 있었던 사실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정의와 악이 판치는 곳, 공의가 비웃음을 당하는 곳, 부패와 타락이 만연된 사회에서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었구나. 아니 그 속에서 나도 악을 행하고 있었구나. 내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존재였구나.”
그는 하나님을 만나면서 거룩함의 임재 앞에서 두려워 떨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내가 여태까지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것, 교회 나가면서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혀 아니었구나.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
이사야는 이 순간에 자기의 죄악과 못난 것, 연약한 것과 절망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자기를 통해서 나타날 하나님의 새로운 소망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은 미미하지만 하나님은 위대하신 분이신 것을,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 백성을 사랑하시고 회복시켜 주신다는 약속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기 같은 죄 많은 존재를 하나님께서 용서하셔서 새로운 사명을 주시고 하나님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함을 만나고 거룩하심에 참여하지 않고는 예수 믿는 것은 헛된 것일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죄에 대한 깨달음도 없고,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과 떨림도 없고, 예수 믿으면서 죄용서 받지 못하고, 형식만 남아 있고, 악을 밥 먹듯 하는 삶이 끊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나님만이 우리의 왕이요, 주님이신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하나님보다 내게 더 앞서 있는 것, 하나님보다 내 인생에 더 우선적인 것, 하나님보다 내 인생에 더 위대한 존재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타나심, 하나님을 향해 모든 것을 의존하고 신뢰하는 것이 바로 거룩함에 대한 경험입니다. 거기에 자기의 죄에 대한 고뇌, 깨달음이 동반되면서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회복시키시고, 하나님이 가까이 오셔서 용서하시고, 나와 공동체와 민족을 용서하시기를 원하신다는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동시에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착각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신앙생활을 오래했습니다. 나는 예배드리는데 빠진 적이 없습니다. 나는 기도도 잘 합니다. 나는 말씀에 따라서 남을 돕는 선한일도 합니다. 내가 있음으로 인해서 하나님께서 뭔가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우리는 착각하기도 하고, 왜곡된 영적인 엘리트 의식을 갖기도 합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거룩성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가슴을 두드리며 엎드릴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회개할 수 없고, 변화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런 기도를 하게 됩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거룩함이 임재하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거룩함이 임재하는 성도님들이 되게 하옵소서. 저들의 죄가 용서받게 하시고, 저들의 가슴이 뜨거워지게 하시고, 저들의 가슴속에 하나님의 꿈과 약속을 주셔서 저들을 통해서 이 사회와 이 민족과 교회가 바뀌는 축복된 은총의 역사가 세워지게 하옵소서.”
우리의 시대가 갖고 있는 악과 거짓과 부패에 대해서 조롱하고 비판하지만 우리 역시 그 속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됩니다. 그것이 바로 내 죄와 게으름이고 불순종 속에서 있었던 사회의 죄악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깨달으면서 이 거룩하심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서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만을 두려워하는 것, 하나님만을 내 우선으로 삼고 내 죄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깨닫게 될 때 하나님은 우리를 사용하실 것입니다.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평강의 역사, 새 창조의 역사를 맡겨 주실 것입니다.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예수 믿는 축복을 주시고, 주님 앞에 머리 숙일 때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거룩하신 분인가를 알게 하시고, 내 죄악의 깊이를 깨닫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거룩하심을 덧입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하시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이 쓰실만한 믿음의 사람으로 세워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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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6. 10.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