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기 전, 제자들을 부르셔서 위로하십니다. 제자들은 3년 동안 따라다니던 스승이신 예수님에게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이 아닌지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요한복음 14장 27절 말씀입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 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주고 싶었던 선물은 평안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평안, 두려움을 넘어서는 평안, 근심과 걱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여건을 극복할 줄 아는 참된 평안을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주기를 원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는 평안이 아닌 걱정과 근심,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로마제국의 사람들은 그 시대가 진정한 평화의 시대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를 라틴어로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 The Roman Peace)’라고 해서 ‘로
마 제국의 평화’라고 선전했습니다. 로마제국이 세계를 평정하여 질서와 평화를 선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시대는 ‘암흑의 시대’로 가치관이 거꾸로 가는 시대, 우선권이 잘못된 시대라고 지적하십니다. 로마제국의 평화는 무력을 가진 자와 힘 있고 잘사는 사람,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탄은 그 시대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경쟁시키고 분열시켰습니다. 누가 더 힘이 있는지 전쟁을 하여 승리자가 진정한 평화자라고 선전했습니다. 예수님은 이것은 거짓평화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하나님 나라에 참다운 평화가 있다고 가르쳐 주십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께서 증거 하신 하나님의 평안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기에 평안의 복음으로 신발을 신고 세상을 향해서 나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나라 말로 ‘평화’라는 말이나 ‘평안’이라는 말은 모두 히브리어로는 ‘샬롬’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세상의 큰 평화를 이야기할 때는 우리말의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내면적인 평화를 이야기할 때는 평안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지만 같은 의미입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고 하면서 첫 번째는 진리로 허리띠를 띠고 두 번째로 십자가의 의로 가슴의 방패막이를 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세 번째는 신발을 신되 평안의 복음으로 준비한 신발을 신으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와 복음이 가르쳐 주는 평화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세상에 평화가 있다고 선언하나 그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평화는 다른 사람을 짓밟은 강제적인 평화, 다른 사람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강탈된 평화이기 때문에 어둠과 혼란, 무질서와 파괴가 있는 두려움의 평화입니다. 세상의 평화는 자신이 타인을 짓누르고 이겨야 얻는 평화이기 때문에 힘을 가진 자, 평화를 누리는 자도 평화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합니다.
1980년대에 한 경제학자가 쓴 『제로-섬 사회(Zero-Sum Society)』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나온 ‘제로-섬 게임’이란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유행이 되었습니다. ‘제로-섬 게임’이란 한쪽이 득점하면 한쪽은 실점을 할 수 밖에 없고, 한쪽에서 경제적 이익을 내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하나의 게임의 틀을 말합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야 내게 평안이 생기고 남이 불행해야 내게 평화가 얻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얻는 평화를 전부 더해도 다른 사람이 마이너스 된 것과 합하면 그 합계가 제로(0)가 되고 만다는 이론입니다. 이것을 더 쉽게 이야기하면 네가 가지면 나는 가질 수가 없다는 평화입니다. 이것은 일시적으로 금방 사라지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지난 번 월드컵 축구경기 때 이길 때는 열광했으나 지는 순간 열기가 금방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속에 월드컵 경기도 ‘제로-섬 게임’이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기고 환호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져서 가슴앓이를 하는 나라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스포츠 세계에서 일어나는 평화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스포츠 세계일 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제로-섬 게임’의 평화가 경제 전쟁으로 바뀌어 지면 정말 무서워집니다. 기업의 전쟁, 외교 전쟁, 석유 전쟁, 그리고 강대국 간의 힘겨루기 전쟁으로 들어가면 목숨을 거는 죽기 살기의 전쟁터로 바뀌어 집니다.
적자생존의 전쟁터로 그것에 적응하는 사람만 생존하고 약육강식의 현장이 되어 약한 자는 무너지고 강한 자는 더 강해집니다. 여기서 약자가 살 수 있는 길이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오늘날도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으며 그것 때문에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고통 받게 되는지 보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거대한 국가간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에도, 남편과 아내사이에서도 일어납니다. 때로는 직장에서 누가 먼저 승진하느냐, 치열한 경쟁에서 어느 기업이 살아남느냐 하는 것을 통해서 전쟁터의 모습으로 투쟁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갈등이 존재하고 서로 다투고 미워하며 적대시하게 되어 하나 되는 마음을 간직할 수 없게 됩니다.
『피스 메이커(The Peacemaker)』라는 책을 쓴 ‘켄 산데(Ken Sande)’는 갈등이 갖는 요소를 여러 가지로 지적합니다. 그는 인간이 갈등하는 이유는 의견과 신념, 비전과 꿈, 우선순위와 가치, 삶의 습관이 다르고 남을 이기고 지배하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런 갈등과 다툼이 생기면 두 가지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는데 첫째는 도피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갈등이 있는 곳에 있지 않을래. 갈등은 나쁘고 위험한 것이야. 잘못되면 내가 피해를 봐.’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갈등 속에 들어가 인간관계를 손상시키지 않고 그냥 조용히 갈등의 현장에서 떠나겠다고 회피하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갈등 없는 곳은 없습니다. 갈등이 없는 곳은 공동묘지뿐입니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갈등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나 자신과의 갈등입니다. 생존한다는 것 자체가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역사입니다.
여러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있을 때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느끼시기 바랍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갈등이 있을 때 도망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갈등이 없다. 우리는 이제 괜찮다.’하고 미봉책으로 그냥 덮어두는 것은 소극적인 것으로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두 번째, 첫 번째와는 반대로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보다는 이기고, 자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데 관심이 있기 때문에 아주 강한 사람도 아주 연약한 사람도 이런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사탄은 도피하는 사람도 이용하고, 공격하는 사람도 이용합니다. 우리에게 혼돈을 부추겨 마음속에 미움과 적개심, 속임과 두려움을 가져다줍니다. 이것은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비뚤어진 평화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는 어떤 평화일까요?
그것은 우리 마음속에 화해하게 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평화입니다. 이 평안을 만나면 기쁨이 배가 되고, 슬픔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세상의 평화는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이 된다는 잘못된 피해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평화는 남의 만족이 나의 불만족이 되고 나의 만족이 남의 불만족이 되는 잘못된 연결고리를 과감하게 끊으십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평안의 복음이란 무엇일까요?
세상이 주는 평안은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배출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주시는 복음의 평안은 비교가 아닌 나를 독특하게 세워주시는 은총입니다.
우리는 자녀를 키울 때 종종 비교하며 말합니다.
“얘야, 너는 왜 네 형만 못하느냐?”
우리는 어떤 사람들에게 타박을 합니다.
“왜 너는 저 사람만 같지 못하느냐?”
우리는 어떤 팀을 향해서 비난합니다.
“왜 너희는 저 팀만큼 잘하지 못하느냐?”
이런 것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사람을 고통스러워 합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향해 비교하지 않으십니다. 사탄은 우리를 경쟁시키면서 조금 잘하면 교만하게 하고, 남보다 못하면 열등감을 심어주고 포기 하게 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비교하는 세상에서 비교하지 않으시고, 독특한 사람으로 우리를 택하여 세상의 그 무엇보다 소중한 절대적인 존재로 사랑해 주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부르실 때 누구와 비교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하나님은 한번도 그러신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연약하고 초라한 내 모습 이대로 사랑하시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은총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도 이 놀라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환경에 따라서 쉽게 기뻐하고 슬퍼하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은 세상에서 주는 수평적으로 다가오는 평화가 아니라 위로부터 내려오는 평화입니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평화, 하늘과 땅을 만드신 우주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평화입니다.
현대 기독교 예언자라고도 일컫는 프랑스의 기독학자 ‘자크 엘룰(Jacques Ellul)’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모든 이념을 타파해야 한다. 이념은 우리에게 정형화된 틀을 강요하며 개인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성찰과 묵상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못된 이념에 붙잡히면 우리는 바로 설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념이 아닌 하나님의 복음의 은혜, 성령이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에 붙잡힌 사람들입니다. 이념이나 프로그램은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복음, 성령께서 주시는 하나님의 은총만이 우리들에게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평화를 얻게 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될까요?
사도 바울은 ‘평화의 복음으로 신발을 신으라!’고 가르쳐줍니다.
신발이란 로마병정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칼리카’라는 이름을 가진 가죽으로 된 반장화로 바닥에는 쇠징이 박혀져 있고, 발목과 정강이는 가죽끈으로 묶을 수 있어서 장기간 행군을 할 때 견고한 자세를 갖출 수 있는 신발이었습니다. 또한 미끄러지지 않아 안정된 행보를 하게하는 기동성을 높여주는 신발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런 신발을 신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평안의 복음을 이웃과 함께 나누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 믿는 것은 믿는 순간에 주님께서 다른 이웃들을 위해서 살아야 할 존재로 부르신다는 뜻입니다. ‘자크 엘룰(Jacques Ellul)’의 말입니다.
“우리 안에 믿음이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곧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신 근본적 이유가 바로 이웃들을 위해서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기독교의 복음은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평안은 나누면 나눌수록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배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나를 사랑해 주시는지 나누게 될 때 내 안에 평안의 기쁨이 확대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예수님을 믿은 분이 이런 고백을 합니다.
“과거의 예수님의 복음이 나의 삶의 근거가 아니었습니다. 나를 평생 붙잡은 것은 그 잘난 이데올로기였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폐쇄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치 있는 것과 올바른 것을 향해서 열린 마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데는 열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거짓과 악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갖고 기웃거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에는 평화가 아니라 이기적인 자만심과 절망뿐이었습니다. 이제 내가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에는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화가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평안을 주십니다. 이 평안은 전신갑주 속에 우리가 신어야 하는 신발과 같은 것입니다. 왜 신발일까요? 긴 행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마음의 평안이 있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평안이 없으면 그리스도를 믿으면서도 참된 기쁨이 없게 됩니다. 평안의 복음이 내 안에 있을 때 우리는 어떤 길로 가도 문제가 없게 됩니다.
누가 인생을 성공한 사람일까요? 세상에서는 돈과 재물을 많이 모은 사람, 명예를 갖게 된 사람, 권력을 취한 사람이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보실 때 가난해도, 혹 사업에 실패했어도, 가진 것이 없어도, 마음속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참된 평안을 경험하고 누리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내 마음속에 세상이 주지 못하는 참된 평안을 주셨기에 다시 그 평안을 나누는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마지막 날 우리들에게 물으실 것입니다.
“너는 네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 너는 네 인생을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그때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 예수님을 사랑하면서 제 안에 하나님의 평화를 마음껏 누리면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평안의 신발을 신고 이웃들과 함께 평화를 나누어 주고 기쁨을 경험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인생을 바르게 살았다며 칭찬하실 것입니다.
세상의 슬로건, 전쟁의 슬로건은 ‘강한 자는 살게 하라. 약한 자는 죽게 하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평화와 복음의 슬로건은 ‘강한 자들아, 약한 자를 살게 하라. 그리고 연약한 자들과 함께 평안을 누리면서 살아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의 왕이십니다. 평화의 왕이 되신 예수님을 가슴에 품어 평화의 복음으로 신발을 신고 세상을 향해 나가는 복된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시기를 원합니다.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도 우리의 마음에는 평화가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비교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경쟁에서 살아남을까 노심초사하며 살았습니다. 주님,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통해서 주신 평안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내 모습 이대로 받으시며 사랑해주시고, 세상이 주지 못하는 위로부터의 화해의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평안의 복음의 신발을 신고 우리의 이웃들과도 평안을 나누는 복된 믿음의 사람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날짜 : 2006. 07.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