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짜 : 2006. 05. 14

제목 : 주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라

본문 : 창세기 6장 1~3절

말씀 : 김지철 목사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소중한 부모님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부모님을 통해서 우리가 이 땅 에서의 생명을 얻었고, 또 사랑받는 은혜와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아니, ‘엄마’라는 단어를 생각하기만 해도 우리 마음속에 큰 그리움이 생기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랑의 고백이 있습니다. 양주동 씨는 우리가 잘 아는 ‘어머님의 마음’ 이라는 노래가사를 지었습니다.

양주동 작사 / 이흥렬 작곡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히없어라

이 노래 2절의 마지막은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이고, 3절 마지막은 ‘어머님의 사 랑은 그지없어라’입니다.
이 세상에 어머니만큼 큰 사랑과 정성을 자녀들에게 베풀어 준 사람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 까?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분이 바로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 효도하라, 순종하라, 공경하라, 효가 모든 윤리와 도덕의 근본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도, 신앙이 없는 사람도 그렇게 배워왔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공경하고 어머니에게 순종하는 것은 당연한 말이었고,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은 자식의 당연한 도리였 습니다.

그러나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속에 거리낌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사랑해야 할 부모님인 것은 분명한데,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 속에 맺혀 진 것이 있는 자녀들도 의외로 많이 보게 됩니다.
부모님의 사랑도 알고, 부모님의 기대도 아는데 부모님 때문에 마음속에 새겨진 분노의 상 처와 감정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사랑해야 할 대상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 면서 ‘나는 왜 이런가?’하는 죄책감이 느껴져 자책하기도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이 솟구치는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용 서되지 않는 감정이 있기도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이기 때문에 ‘사랑하라, 순종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상처가 아물지 않고, 가슴 속에 맺혀진 것이 풀리지 않고, 사랑할 수 없는 것 때문에 죄책감이 생겨지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도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부모님께 카네이 션을 달아드리고 식사를 대접하며 용돈을 조금 드리고 나서는 해야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 하고 그 이후에는 다시 부모님을 향한 상처를 그대로 품고 살아갑니다.
여러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더 상처를 받습니다. 길가다 지나가는 사람이 나에게 욕하면 큰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서운한 말을 하면 너무나 큰 상 처가 됩니다.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꾸중을 들으면 가슴이 너무도 아픈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바로 우리 부모님들과 자녀인 우리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루이 쉬첸회퍼라는 사람이 『당신은 어떤 어머니입니까』라는 책을 썼습니다. 저자는 직접 자녀와의 인터뷰를 해보면서 부모님의 사랑이 참으로 큰 것을 알면서도 부모님의 사랑이 자 녀들에게 상처를 주고 자녀들의 마음속에 분노를 일으키는 것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이것은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형태의 부모님의 특성을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권력형 어머니에게로부터 상처받은 자녀들이 있습니다. 내가 낳은 자녀를 마음대 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권력을 자녀에게 행사하는 어머니들입니다.
이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 전과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한 자녀가 마음의 상처를 이렇게 고백 합니다.

“열대여섯 살 때 저는 어머니를 아주 싫어하고 증오했습니다. 어머니는 한번도 제가 원하 는 일을 하게 해준 적이 없었습니다. 저에 대한 모든 문제를 어머니 뜻대로 조종하려고 하 셨지요.”

또 다른 자녀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어린시절 내내 어머니에게 매를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최근에 성인이 되서야 처음 으로 어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제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시면 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는 어린 아이였고 아이는 원래 매 맞으면서 크는 거란다.’ 저 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어머니가 하신 말씀을 한번이라 도 생각해 본 적이 있으세요? 어머니는 종종 저를 사랑하기 힘든 아이라고 하셨어요. 그리 고 매를 스스로 벌었다고 하셨지요. 하지만 그 때 제 나이는 네 살이었어요. 겨우 네 살짜리 아이가 무슨 매를 그렇게 벌었다는 거예요?”

아주 권위적인 어머니를 향해서 항변하는 자녀들의 고백입니다.
이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난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맞서 보려고 시도하다가 번번히 실패를 합 니다. 그리고 속으로 꾹꾹 참으면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다 른 사람들이 공격할 때도 방어하지 못하고 화를 내든지 아니면 속으로 참든지 하면서 속수 무책인 자기 삶의 모습을 불평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희생형 어머니들입니다.
이런 어머니들은 자녀들에게 ‘나는 강한 사람이 아니란다. 나는 약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 는 사람이란다.’고 말하면서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주입시킵 니다. ‘나는 너 때문에 시간도 쏟았단다. 너 때문에 내가 다른 일 할 것도 안하고 너를 위 해서 모든 시간과 정성을 다 부어놓았단다.’고 말하면서 자녀를 붙잡으려는 어머니상입니 다.
이런 어머니에게서 자란 한 자녀의 고백입니다.

“어머니는 아주 오랫동안 저를 손아귀에 쥐고 있었습니다. 저를 억압하고 풀어주지도 않았 지요.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제가 자유롭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문 제가 생기면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에게 분노와 노여움을 갖기가 무 척 힘들었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에 항의를 해야 되는데도 어머니는 너무나 많은 희생을 했고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감히 어머니에게 분노할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좋은 뜻 으로 그러셨어. 어머니는 모든 것을 희생했고 나를 위해서만 살아왔어.’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머니들은 자녀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받게 만듭니다. 희생형의 어머니들은 끊임없이 자녀들로 하여금 죄책감을 갖게 합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희생은 자녀들로 하여금 두 말 을 못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말아야지. 어머니에게 내가 최고로 잘해 야지.’하는 미덕의 가면 속에서 삶을 이중적으로 만들고 혐오하게 합니다.

세 번째 어머니 형은 애정결핍형의 어머니들입니다.
딸을 많이 낳고 나중에 아들을 낳았던 가정에서 자란 한 여인의 고백입니다.

“난 어머니가 좋았기 때문에 늘 어머니 곁으로 다가갔어요. 내 어머니였으니까요. 하지만 어머니는 언제나 남자동생만 바라보고 계셨지요. 나는 어머니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 을 깨달으면서 자라나야만 했답니다.”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어머니가 남동생만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에 맺 혀진 상처였습니다.
한 자녀도 이런 고백을 합니다.

“저는 항상 제 어머니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어머님은 차갑고 무관심하고 지나치 게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어요. 전 단 하루도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사실 이런 고백은 어머니의 큰 사랑과 비교하면 정말 별것 아닌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자 녀일 때는 이 사실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때로 자식들한테 ‘야, 이 못된 놈아!’하고 야단 치는 한마디도 자녀들에게는 상처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부모가 되어 자녀를 야단쳐 보 면 꾸중하는 것에 참으로 큰 사랑이 있었기에 부모님도 나를 야단친 것을 깨닫게 되는데, 어릴 때는 그것을 모르고 자랍니다. 내가 실수하고 잘못했을 때 부모님이 ‘야 이놈아, 더 이상 집에 들어오지 마라! 내가 너 같은 아들을 둔 적이 있는지 아느냐?’는 말 한마디 때 문에 평생 ‘우리 아버지는 나를 미워하고 싫어했어. 우리 아버지는 나를 원수처럼 대했 어.’라고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것이 우리들 아닙니까?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자녀인 나 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 너무 기대를 했기 때문에 꾸지람하신 것을 이제서야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부모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
우리가 부모가 되면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도 완벽한 부모님이 아니었지 만 또한 자녀를 키우는 우리 자신도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자녀를 위해 누구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기도하며 모든 것을 쏟으신 부모님을 생각해보면 부모님은 참으로 소중한 분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다만 부모님들의 자녀를 사랑 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문제가 있었을 뿐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컸기 때문에 부모님과 권력게임을 하기도 하며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을 하시고, 그 말씀을 하셨는지 부모님의 눈높이에 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고백을 통해서 부모님을 회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끼던 금반지를 즉석에서 빼주시면서 수술준비를 해 주면서까지 건강을 챙겨주시던 그 어머니를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도 지금 자식을 키우고 있지만 어머 니가 해주신 그 절반도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엄마!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다른 사연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눈물이 나고 정말 엄마 만 생각하면 우리엄마는 기도하신다, 그래서 내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의 기도가 날 지키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서 이때까지 많은 시험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잘 커올 수 있었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어머니께 많이 화도 내고, 어머니를 많이 속상하게 해드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저 와 많은 형제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믿어주신 어머니!”

“얼마 전에 아버님 댁을 방문해서 잠이 든 적이 있었는데 새벽녘에 아버님께서 오셔서 제 머리에 손을 얹으시고 기도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아버님을 통해서 저 를 사랑하시고 늘 위해서 중보기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님께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사랑한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저도 아버님처럼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를 쉬지 않는 아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딸을 낳아 키우다보니까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감사한지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어머니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머니의 사랑과 기도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 을까요? 어머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우리가 부모님에게 갖는 감정은 아주 다양합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리워 만나 모든 것 을 나누고 싶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속에 있는 화와 분노 때문에 만나지 않는 것이 더 좋기 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부모님과 멀리 있으면 보고 싶고 가까이 있으면 답답하고 화가 나는 복합적인 감정이 부모님과 자녀의 관계 속에 함께 있기도 합니다.
우리 자신은 먼저 부모님에게 잘못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그리고 혹 시 부모님이 자녀인 우리에게 과거에 상처 주었던 것들, 우리를 어렵게 했던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부모님이 우리를 사랑했기 때문에 표현한 또 다른 표현인 것을 이해하며 부모님을 용납해야 합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척박한 시대에 사셨습니다. 마실 것도 먹을 것도 없으셨습니다. 한 번 추위 가 다가오면 따뜻하게 머물 곳도 없었던 환경 속에서 자녀들을 키우셨던 우리의 어머니, 우 리의 아버지들입니다. 우리는 이제 그분들을 한 남성과 한 여성으로, 한 인간으로 용납해야 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부모님, 사랑을 가르쳐 주신 부모님을 다시금 사랑하 고 그 분들을 섬기는 일을 자녀들인 우리가 해야 합니다.
특별히 믿음의 사람들인 우리에게 성경은 주님 안에서 부모님을 공경하고 순종하라고 말씀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넉넉한 사랑을 받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 하나님께 서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만한 자격이 있는 존재 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해 주심으로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하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말씀을 그대로 순종하면서 자랐습니다. 청소년 시절에는 부모 님 말씀에 순종도 하고 저항도 했습니다. 또 저항하다가 순종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성인 이 되어서는 부모님을 넉넉하게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 의 사랑으로 부모님을 보면서 감사할 뿐입니다.
혹시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오늘이라도, 아니 이번 주간, 5월달 안에 사랑하는 부모 님과 함께 쌓였던 상처를 씻고 감사를 나누기를 바랍니다.
“엄마, 아빠 나 그 때 왜 그렇게 섭섭했지?”
“그 때 그 생각하면 너무 너무 감사해요.”
부모가 되어 보니 자녀들이 진심의 마음으로 편지 한 장을 써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사랑 하는 부모님에게 짧게 편지라도 한 장 쓰셔서 드리면 부모님의 마음속에 큰 기쁨과 감사가 넘치게 될 것입니다.
주 안에서 부모님을 사랑하고 섬김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넉넉하게 받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 시기를 바랍니다.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부모님을 주셔서 생명을 얻게 하시고 이 땅에 살면서 사랑하는 법과 사랑받는 법을 배우게 하심도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우리가 부모님을 사랑할 차례이오니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사랑으로 부모님을 섬기고 사랑하는 하나 님의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래서 하나님의 첫 번째 약속 있는 계명을 감당하는 믿음의 사람들로 저희들을 세워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