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06. 01. 15
   제목 : 흙으로 지은 하나님의 형상
   본문 : 창세기 1장 26~31절
   말씀 : 김지철 목사


 철학자이며 과학자였던 파스칼은 그의 명상집『팡세』에서 인간을 이렇게 규정합니다.
 
 “위대함과 비참함의 중간자, 영원과 순간의 중간자다. 인간은 하나의 연약한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자연 중에 가장 약한 존재. 그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이것은 우리가 많이 들어 보았던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연약한 피조물이지만 생각할 줄 아는 힘이 있다는 것은 인간이 지닌 이중적 특성에 대한 표현입니다. 강하지만 약하고, 약한 듯하지만 강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정의는 우리의 도덕적인 품성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인간은 한없이 사랑과 자비가 풍성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아주 잔인하고, 미움으로 가득 찬 악을 행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행하는 폭력과 강간, 살인과 테러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추악하고 잔인해 질 수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천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짐승에 가깝고, 짐승이라고 하기에는 천사처럼 고상하고 고결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중적인 갈등을 오늘을 사는 우리들도 매일매일 똑같이 경험하게 됩니다.
 로마서 7장에서 사도 바울은 선을 향하고 있는 자기 속에 악을 추구하고 있는 인간의 실존을 아주 고통스럽게 경험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이렇게 외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누가 이 사망의 몸에서 나를 건져내랴?” 예수를 믿는 우리들 마음속에도 이와 똑같은 고뇌가 들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인간은 이중적인 존재입니다.
 
 인간은 왜 이중적일까요? 인간은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가장 귀한 것을 받았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흙에서 지음 받은 단순한 피조물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의 여섯째 날 최고의 걸작품인 인간을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을 닮은 존재,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존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도대체 우리의 무엇이 하나님을 닮았을까요?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지성적이고, 지혜로운 힘이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을 받고 양심의 존재가 된 것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에 덧붙임을 안고 영혼을 사모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이 만드신 하늘과 땅, 모든 생물과 동물을 다스리고, 지배할 줄 아는 특권을 주셨습니다. 또한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을 닮아가는 창의적인 모든 생각과 달란트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내 삶을 결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또한 하나님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영적인 존재로 우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과 닮도록 만들어주신 위대한 존재를 놀랍게도 ‘흙’ 으로 만드셨습니다.
 흙이란 가장 흔하고 약한 것입니다. 별 볼일 없고 보잘 것 없는 하찮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할 죽음의 존재로 인간을 만드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가장 고상한 것 같은데 보잘 것 없는 존재입니다.
 
 인간에게는 이기적이고 자기만을 아는 동물의 모습이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사고와 생각할 줄 아는 모든 것을 멈추고, 먹고 마시는데 짐승처럼 탐닉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사랑과 자비를 표현하기보다는 자기의 탐욕 때문에 잔인해지도 합니다. 인간은 영원한 생명에 감사하며 즐거워하기보다는 한 줌의 흙으로 되돌아가는 죽음 앞에서 두려워 떠는 존재입니다.
 다스려야 할 피조물을 오히려 숭배하여 피조물 앞에서 절하고, 복을 비는 어리석은 존재가 되는 것도 인간의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창조적인 삶을 살라고 맡겨 주셨는데, 오히려 매일매일 반복되는 습관 속에 안주해 버리고, 하나님의 창조능력을 땅에 묻어두는 것도 인간의 부족하고 연약한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를 누리도록 허락하셨지만, 인간은 오히려 굴종과 억압받음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어리석은 노예의 존재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하나님과 대화하는 영적인 존재가 되라고 하셨는데 인간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기도를 잃어버리고, 자기 혼자 불평하고 자신을 파괴하는 독백의 존재로 바뀌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두 가지의 모습이 순간순간 나타납니다. 하나님을 사모하고 따라가려고 하다가 내 안에 부딪히는 유혹과 탐심으로 내 스스로 무너지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이 세상 사람이면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인간의 이중적인 면을 이렇게 비꼬았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비극이다. 어떻게 하나님은 인간 속에 천사도 있게 만들고, 악마도 있게 만드셨는가? 이것은 하나님이 책임질 일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잘못 만들었다고 하나님을 비난하고, 하나님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 정말 그럴까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중적으로 만든 것이 하나님의 잘못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복되게 하기 위해서, 자유로운 존재가 되게 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창조에 덧입고 하나님과 더불어 대화하는 복된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여러분, 열 달 동안 고통 받으면서 낳은 자녀인데도 불구하고 자녀를 바르게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듭니까? 자녀는 로봇처럼 오라하면 오고 가라하면 가는, 단순하게 내 명령에 복종하는 존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어릴 때는 부모에게 복종하지만 자라면서 부모에게 질문도 하고, 부모의 잘못에 대해서 문제도 제기합니다. 내가 낳은 자녀지만, 얼마나 자녀를 키우는 것이 힘든 것인가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셨을 때 인간을 이중적으로 만드시면서 하나님께서 한편으로는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어떤 신학자는 이 고통을 “하나님의 모험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피조물로 만들었더니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 당신은 필요 없어! 내가 하나님이야!” 라며 자기의 존재를 교만하게 떠들 인간을 염두에 두시면서 인간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인간이 “나 하나님과 함께 있지 않겠소. 나는 내 마음대로, 내 욕심대로 살겠소. 나는 하나님 없이도 내 인생을 살 수 있소.” 하며 하나님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인간의 오만해질 가능성을 보시면서도 인간을 사랑으로 만드셨던 것이 하나님의 모험적 태도라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거기에 하나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대적할 위험수위의 자리까지도 하나님은 용인하셨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창세기의 말씀에서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 말씀에 하나님께서 마지막 날 인간을 만드신 후 너무나 기쁘셔서 “야～ 보기가 정말 좋구나!” 하시며 창조의 모든 역사를 종결지으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창조 후에 이렇게 기뻐하시며 좋아하신 인간이 사탄의 유혹을 받고 범죄 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을 거절하고 불순종하게 되어 하나님의 마음이 탄식과 고통 속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창세기 6장 5절을 보면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셨다.”
 
 부모님들이 자녀를 낳고 어느 날, “야, 내가 너를 왜 낳았냐?” 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을 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드시고, “내가 너에게 자유를, 마음껏 생각하는 창의적인 생각을 다 부여했는데, 어떻게 너희들이 나를 떠나서 사탄의 유혹 속에 이렇게 무너져 가느냐?” 하시며 탄식하십니다.
 
 여러분,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시고, 동시에 흙으로 만드셨다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한편으로는 갈등하게 만드신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 결단하면서, 방황 속에서, 올바른 것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마음속에 갈등이 있다고 너무 당황하지 마세요. 우리 속에 좀 문제가 생겼다고 두려워하지 마시고 그대로 인정하세요.
 ‘나는 갈등하는 존재다, 내 안에는 어려움이 있다, 내 안에는 문제가 있다.’
 독일의 괴테가 쓴 『파우스트』의 앞부분에 ‘천상의 서곡’이 나오는데, 이것은 욥기 1장을 패러디한 내용입니다. 여기에 ‘주님과 메피스토펠레스와의 대화’ 가 나오는데, 마치 욥기에서 하나님과 사탄의 대화와 같은 내용입니다. 욥기에서 사탄이 하나님께 욥을 시험하겠으니 허락해 달라고 하는 것처럼 여기서도 메피스토펠레스가 주님에게 파우스트를 유혹하도록 요청하고 허락을 받습니다. 그때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파우스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여러분, 파우스트의 메시지처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합니다. 인간은 인간인 것을 확인하는 한 방황하게 되어 있고, 갈등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올바른 것과 그른 것 사이에서 고통 받고 있는 존재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를 안 믿을 때에는 갈등도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면 갈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올바른 것과 그른 것이 무엇인지 더 확실하게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께 기도할 때마다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럴 때, 내 안에 갈등이 있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기 바랍니다. 공연한 우울증에 빠지지 말기 바랍니다.
 ‘왜 나만 이렇게 못났을까? 왜 나는 의지가 이렇게 약할까? 다른 사람은 고민 안하는 것 같은데 예수를 믿으면서 왜 내 안에 이런 갈등이 자꾸 생겨질까?’
 여러분, 어느 누구에게나 이런 갈등이 있고,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주님을 따라가면 따라갈수록 내 안에 있는 유혹의 끈이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을 우리가 보게 됩니다. 인간은 양자의 갈등 속에 있는 존재로 어떻게 보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고결하고 고상한 존재인데, 또 다르게 보면 탐욕과 육체적인 쾌락에 주저앉아서 어리석게 살아갑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될까요? 어떤 것이 내가 바꿔야 할 것인지, 어떤 것은 내가 받아들여야 될 것인지를 확실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영국 황실의 여객선인 브리태니커호가 어느 날 칠흑 같은 어두운 밤에 항해를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안개와 어둠 속에서 갑자기 정체불명의 불빛이 그 앞에 나타나더니 배를 향해서 가까이 다가오는 것입니다. 당황한 선장은 계속해서 스피커를 들고 소리칩니다. “야, 비켜라! 여기 위대한 영국황실의 브리태니커호가 가고 있다!” 그런데 불빛은 점점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장은 다시 외칩니다. “야, 미쳤는가? 어서 비켜라! 여기는 영국 황실 소속 브리태티커호다!” 그런데도 불빛은 점점 가까이 다가옵니다. 선장은 드디어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미쳤구나! 어서 비키지 못해! 어디라고 감히 이렇게!” 그렇게 소리쳤더니, 불빛 저쪽에서 대답이 이렇게 흘러나왔습니다. “미친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여기는 위대한 등대이시다.”
 섬의 등대를 향하여 “너 비켜라! 너 왜 안 비키냐? 내가 나가는데?” 라고 외친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을 살다보면 어떤 것은 바꿀 수 있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은 바꿀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그 모든 환경과 상황을 그대로 놔두면서 내가 바꿔져야 할 것이 있습니다. 등대는 어찌할 수 없이 고정된 것입니다. 누가 바꾸고 누가 방향을 틀어야 됩니까? 바로 브리태니커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브리태니커호의 선장처럼 다른 사람을 탓하고, 다른 사람이 바꿔지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때로는 환경과 여건을 탓합니다. “왜 우리 집은 가난한가? 왜 우리 집에는 돈이 없는가? 왜 나는 키가 작게 태어났는가? 왜 내 얼굴은 이렇게 생겼는가?” 바뀔 수 없는 것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것 때문에 아파하면서 정작 바꿔야 될 것을 바꾸지 못하고, 창의적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안에 갈등이 있다는 것을 그대로 인정하세요. 갈등 없는 사람 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갈등을 주신 것은 우리를 힘들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싶어 하십니다.
 “너는 피조물이지만, 네가 한번 창조적 역사를 이 땅 위에서 일으켜 봐라! 내가 네게 거룩함을 주고 싶다. 이 땅 위에서 거룩함을 일으켜봐라! 내가 너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었으니, 이 세상에서 사람들을 사랑해 봐라! 이 세상을 변화시켜 봐라! 이 세상에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보여줘 봐라!”
 
 놀랍게도 창조적 역사를 감당하는 사람들은 내 자신이 갈등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깊이 있게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라는 시카고의 학자가 『창의성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썼는데, 거기에서 창의성을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게 가진 사람들을 조사해 봤는데 그들이 가진 특징 중 하나가 갈등의 구조를 인정하면서 갈등의 구조를 극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조금 접근 방법은 다르지만, 이런 갈등입니다. 하나는 활력과 휴식을 적절하게 배합할 줄 아는 사람, 그 다음은 자유와 책임을 적절하게 배합하고 승화시킬 수 있는 사람, 상상력과 현실감을 동시에 포착할 수 있는 사람, 외향성과 내향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사람, 겸손하면서 자존심이 있는 사람, 개혁적이면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사람, 열정적인 주관성이 있으면서 객관성을 띈 사람, 즐거움을 즐길 수도 있으면서 고난과 역경을 감내할 수도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창의적인 사람이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상반된 성향을 동시에 자기 안에서 고통스럽게 끌어안아 양면성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창조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삶에서 고통스러운 것이 있습니까? 갈등하는 것이 있습니까? 괜찮습니다. 부딪혀 보세요. 가정에 갈등이 있습니까? 우리 공동체 속에 갈등이 있습니까? 너무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고, 갈라지게 되면 그것은 진정한 갈등의 승화가 아닙니다. 우리 안의 갈등을 역동적으로 종합하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여러분,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 분이지만 이 땅에 오셨습니다. 육체의 연약함과 한계를 지고 오셨습니다. 우리처럼 고통을 받으시고, 인간의 욕망도 갖고 계셨습니다. 우리처럼 상하면 아프십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것들을 끌어안고 이 땅에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갈등할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금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아니면, 사탄의 유혹 아래서 타락된 존재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여기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삶의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피해야 할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부정적인 비관주의입니다. ‘나는 그냥 흙으로 왔어, 나는 본래 욕심쟁이야, 나는 못난이야.’ 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존엄성을 다 잊어버리고 자기가 갖고 있는 흙으로의 존재만을 생각하면서 무능하게 자기의 삶을 파괴적으로 사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자기 개인을 파괴할 때 우울증에 걸리게 되고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고, 남을 파괴하게 될 때 분노하면서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복되게 주신 삶을 잘못 사용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은 천박한 낙관주의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한줌의 흙으로 돌아갈 것을 잊고 이 세상이 내 모든 것인 줄 알고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전부 내 것인 줄 알고 자랑하고 교만하며 남을 멸시하고 남의 연약함을 용서하지 않는 마음도 극복해야 합니다.
 
 저는 젊었을 때, ‘왜 내 안에 이런 이중적인 갈등이 끊어지질 않는가?’ 하는 의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하나님, 나는 선하고 싶은데 왜 내 안의 악이 자꾸만 나를 붙잡고 있습니까? 하나님, 나는 사랑하고 싶은데 왜 내 안에 미움이 자꾸만 생기는 것입니까? 하나님, 나는 말씀 앞에 순종하고 싶은데 왜 내 안에 욕심 때문에 불순종하고 있는 것입니까?”
 끊임없는 갈등 속에 오랫동안 고민하며 고통 받고, 이것 때문에 어떤 길을 가야 될 것인가 많은 물음을 가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을 깊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은 나를 비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한계성을 하나님께서 우습게 보시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고민과 방황을 내게 주신 것은 나로 하여금 하나님의 창조의 역사에, 하나님의 구원과 거룩함의 역사에 동참하게 하시기 위한 놀라운 초청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 앞에 새롭게 제 삶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갈등이 있습니까? 방황하십니까? 그대로 놔두세요. 하나님께 그냥 이야기하세요.
 “제 안에 이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통해서 제가 변화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놀라운 것을 이 땅 위에 창조적으로 만들어가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여러분, 우리의 몸은 언젠가는 한줌의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한 생명의 세계에, 하나님 나라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고민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고, 고민하면서 하나님을 닮아가고, 고민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영원한 세계를 향해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영으로 도와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넘어지게 했다가 다시 세워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서 이 땅에 창조의 역사를, 변화의 역사를, 생명의 역사를, 사랑의 역사를, 우리를 통해서 이룩하시기를 원하시고 계십니다.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리가 흙에서 생겨진,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가야 할 존재이지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게 하시고, 영원한 하나님과 대면하여 대화하고, 영적인 세계의 유혹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우리는 때로 육체 안에 있기 때문에 갈등하고 고민하고 방황할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 때문에 너무 좌절하고 스스로 낙망하지 않게 도와주옵소서. 주님의 영으로 기도하면서 말씀으로 다시 새롭게 변화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감사드리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