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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상영되는 많은 영화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두 편이 있습니다. 하나는 ‘친절한 금자씨’ 라는 영화이고, 또 하나는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영화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모두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심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친절한 금자씨’ 라는 영화는 자기가 당한 아픔에 대해서 보복하는 복수 심리에 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인간이 어떤 방법으로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 잔인하게 복수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던 복수를 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됨으로 인해 마음이 평안하지 않습니다.
‘웰컴 투 동막골’ 이라는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에 낙오된 인민군과 국군이 오지의 마을인 동막골에서 만나게 된 후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당연히 복수하고 적대해야 할 사람인 국군과 인민군이 용서와 화해의 기쁨을 맛보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끊임없이 맺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끊임없이 나타나는 두 가지 욕망이 있습니다. 하나는 나에게 잘못하고 상처를 준 사람을 향하여 복수의 칼을 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 하나의 마음은 그런 사람을 용서하고 화해하며 끌어안고 함께 눈물을 흘리고 싶은 화해의 마음입니다. 이 두 가지 마음이 늘 우리 안에 함께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웰컴 투 동막골’ 은 남북대립의 아픔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남북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이라는 배경 때문에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었지만 적절하게 배치된 판타지가 많아서 나이 드신 분들이 보면 ‘이게 영화인지? 아니면 만화인지? 모르겠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러나 그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살벌한 전쟁조차도 무너뜨릴 수 없는 인간 본연의 따뜻한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우리의 삶이 왜곡되어져 있지만 그 마음속 깊은 곳에는 누구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사랑으로 만나면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하지 않은 순진무구한 동막골 사람들을 통해서 화해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특별히 영화 속에 아주 순수한 소녀가 나옵니다. 뱀을 봐도 두려움이 없고 총을 봐도 두려움이 없고 수류탄을 봐도 두려움이 없는 소녀입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세상에서 넘쳐나는 적대감과 미움의 치열함을 모르는 그 소녀가 ‘미친 소녀’ 로 나옵니다. 이것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엄청난 아이러니라고 생각됩니다. 커다란 적대감, 미움, 갈등이 넘쳐나는 광기의 시대에 이 광기를 넘어 설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미쳐야 순순해지고 미쳐야 이런 다툼과 적대감을 극복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온전한 정신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이 당면하고 있는 갈등의 상황, 적대의 상황이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불화하고 갈등하는 것은 본성적이기에 누구에게나 쉽습니다. 남을 미워하고 다투는 것은 우리의 심리적인 상태이기도 하고 우리의 가정과 사회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모든 곳에는 적대감과 갈등, 다툼이 있습니다. 때로는 평생 사랑을 약속한 아내와 남편도 서로 다툽니다. 부모와 자식도 이념이나 가치관의 차이로, 세대차이로 갈등하기도 합니다. 지역적인 갈등도 있습니다. 남과 북이, 영남과 호남이, 수도권과 지방 사람들이 서로 나뉘어서 갈등할 때도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한국전쟁도 남과 북이 이념적인 대립으로 경험했던 뼈아프고 고통스러운 역사였습니다. 세계의 역사를 돌아봐도 그렇습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종족간의, 종교 간의 갈등으로 반목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용서와 화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교회조차도 이런 갈등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성도끼리 평생 적대하면서 만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신교도 교파별로, 교단별로 갈라져 있습니다. 많은 교파들이 때로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서로 적대하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적대감이 있으면 있을수록 우리 마음속에 생겨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용서에 대한 마음입니다. 화해하는 마음입니다.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화해와 용서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아픈 현실입니다.
본문에서 야곱은 상속권을 얻기 위해서 속였던 형, 자기가 고향 땅을 떠나올 때 분노에 가득 찼던 형, 자기를 죽이겠다고 펄펄 날뛰던 그 형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형의 분노를 피해 집을 떠나온 지 무려 20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야곱의 마음속에는 분노에 찬 형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다시 고향땅을 밟게 되는 순간 분노에 찬 형이 자기를 죽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와 같은 걱정과 근심 속에서 고향땅을 밟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재물들과 가족들, 사랑하는 라헬까지도 얍복강을 건너보내고, 야곱은 얍복강 나루터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과 밤새도록 씨름하게 됩니다. 이 씨름은 야곱에게는 철야기도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씨름하며 기도하다가 자기와 씨름하는 그분이 바로 하나님의 사자인 것을 깨닫게 되면서 그는 하나님께 매달립니다.
이때 야곱이 구한 것은 건강이나 재물, 명예가 아니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 앞에 구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의 평안이었습니다. 천사와 씨름하던 야곱이 깨달은 것은 “내가 하나님의 사람이구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선 자의식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나를 지켜보시고 계셨구나! 그리고 앞으로 나의 미래도 명확하지 않지만 내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게 되면 하나님께서 내 인생을 잘 인도해주시겠구나!’
야곱은 이와 같은 믿음과 용기로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탁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얍복강 나루터에서 야곱이 받은 은혜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 이라고 바꾸어 주시게 됩니다.
창세기 32장에서 보여 지는 야곱의 모습과 33장에서 보여 지는 야곱의 모습은 그런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지만 야곱은 아직도 겁이 났습니다. 아직도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에서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 걱정하면서 조심스럽게 자기의 아내와 자식들을 일진, 이진, 삼진으로 만들었습니다. 일진은 두 여종과 그들에게서 난 자식들을 세우고, 이진에는 레아와 그의 자녀들을, 그리고 삼진에는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헬과 요셉을 맨 뒤에 세웠습니다.
어떤 사람은 ‘야곱이 왜 이렇게 자신의 가족들을 나누어 세웠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여전히 야곱이 비겁했고, 온전히 하나님께 자신의 일을 맡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약에 자신이 어려움을 당하면 그래도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은 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나타납니다. 32장까지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행렬에서의 야곱은 맨 뒤에 섰습니다. 그는 도망자였고, 겁쟁이였습니다. 또한 비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기의 종들이 다 상해도 자기의 아내와 자녀들이 다 무너져도 자기만 홀로 살 것을 기대했던 겁쟁이였습니다. 그런데 얍복강 가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나서는 그의 마음이 바뀌어졌습니다.
‘이제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 형에게 좋지 않은 일을 당해도 내가 당해야 된다. 어려움이 있어도 내게 어려움이 있어야 된다. 맞아도, 문제가 생겨도 내가 먼저 당해야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이제는 행렬의 맨 앞에 서게 됩니다.
그래서 3절에 이렇게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자기는 그들 앞에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이것이 은혜를 받은 자의 변화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담대하면서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용서하고 화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본문을 보면 야곱은 형 에서를 만나면서 몇 가지 자신의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첫째, 그의 말이 바뀌어졌습니다. 둘째, 그의 태도와 행동이 바뀌어졌습니다. 그는 제일 먼저 에서 앞에 나아가서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혀 절했습니다. 일곱 번이란 온전한 숫자입니다. 일곱 번 굽혀 형에게 절했다는 것은 ‘내가 형에게 온전히 존경을 표합니다.’ 라는 뜻이고 ‘이제는 형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원합니다.’ 라는 표시였습니다. 그러면서 자기의 형 에서에게 모든 존경과 사랑을 표현합니다. 야곱은 자기 자신을 종으로 표현하고, 에서를 주인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형의 얼굴을 보았더니 내가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과 같습니다.’ 라고 형을 높이면서 ‘형님도 나를 본 것을 기뻐하시고 나도 형님을 뵌 것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라며 화해의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화해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쉽지 않습니다. 이십 년 동안 화해를 기다렸던 야곱은 이 짧은 순간 한꺼번에 화해의 역사를 경험하지만, 이전까지 야곱의 마음은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에서에게 자신의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이제는 하나님께만 맡긴 후 에서를 만나게 되었을 때, 놀랍게도 에서는 이미 변해있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에 아주 특별하게 나타납니다.
에서는 자기에게 다가오는 야곱을 향해서 막 달려갑니다. 본문에 보면 야곱도 앞으로 나아가고 에서도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이렇게 화해와 용서는 늘 일방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서로 서로를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다가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의 주도권이 필요합니다. 누군가가 먼저 시작해야 됩니다. 누군가가 먼저 화해와 용서를 베풀어야 됩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께 죄를 범하고 나서 우리 인간들이 먼저 하나님께 나아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먼저 용서를 베푸시고 먼저 화해를 베푸시고 먼저 아들을 십자가에 달리게 하시고 우리 인간들을 먼저 용서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신 뜻은 하나님의 용서와 화해를 경험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서 화해의 역사가 온 땅에 퍼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에서의 모습은 마치 하나님의 모습과 아주 비슷합니다.
4절에 보면 에서의 태도에서 ‘동사’ 가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달려와서’, ‘안고’, ‘입맞추고’, ‘우니라’ 이 네 가지의 동사가 나옵니다. 에서가 야곱을 보면서 막 달려갑니다. 그리고 야곱을 보면서 목을 껴안습니다. 야곱에게 입맞춤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울고 있습니다.
야곱과 에서의 감격적인 이 모습은 어디에선가 낯익은 모습 아닙니까?
이 모습은 누가복음 15장에 탕자를 맞이하는 아버지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탕자는 아버지에게 받은 돈을 다 방탕하면서 써버린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다 져버리고 세상의 모든 쾌락을 즐기면서 가지고 나갔던 모든 재산을 다 탕진해 버린 후 집으로 돌아오는 탕자를 보자 아버지는 아직도 거리가 먼데도 일어나서 막 달려갑니다. 그래서 누가복음 15장 20절에 이렇게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라.”
이렇게 탕자를 향해 달려간 아버지는 기다리던 아들을 껴안고 “너는 내 아들이라.” 고 외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떻게 용서와 화해가 가능할까요?
용서와 화해는 분명히 인간의 언어와 인간의 사건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건이고 하나님의 언어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오늘 본문에 보면 야곱이 5절, 8절, 10절, 11절, 15절에 반복해서 똑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은혜’라는 단어입니다.
‘내가 형의 은혜를 받기를 원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내가 형이 받은 그 은혜를 통해서 내가 기쁨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불쌍히 여기는 태도, 그것을 하나님과 에서 앞에서 얻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용서 할 수 있는 비결은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때만 우리는 용서를 베풀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복한 사람들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됩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음으로 에서에게 나아갔습니다. 에서도 똑같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음으로 야곱에게 은혜를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점에 있어서 은혜란 아주 놀라운 것입니다. 야곱도 은혜를 깨달아 경험했고 에서도 하나님이 자기 인생에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깨달았기 때문에 에서와 야곱이 함께 껴안고 울게 되는 감격적인 모습이 바로 오늘 본문에 나타나는 사건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마음속에 미워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여러분,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사랑하셨는가? 내게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가를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난 주간에 4박 5일 동안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원로 목사님이신 곽선희 목사님께서 애쓰시고 또 여러 성도님들이 베풀어주신 귀한 사랑과 정성을 북녘에 사는 사람들도 알고 감사했습니다. 그런 사랑과 협조 때문에 저 자신도 이번 기회에 북녘 땅을 밟을 수가 있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 나눔’ 을 이끌고 있는 홍정길 목사님과 그 외 몇 분들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북녘 땅을 밞으면서 하늘도 같고 땅도 같고 풀도 같고 나무도 같고 사람도 똑같은데 어찌해서 60년 동안 서로 헤어져 살고 있었는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수많은 감회를 느낄 수밖에 없었고 또한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밞고 있는 이 땅에 복을 내려주옵소서. 이 백성들에게도 복음의 복, 구원의 복, 경제적인 복 그리고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복, 인권이 살아나는 복, 무엇보다 평화로 통일되는 복을 내려주옵소서.”
북녘을 떠나온 남녘에 새롭게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실향민들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고복수 씨가 ‘타향살이’ 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나 십여 년에 청춘만 늙고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창문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타향이라 정이 들면 내 고향되는 것을
가도 그만 와도 그만 언제나 타향
그냥 땅만 밞아보아도 이렇게 좋은데, 사랑하는 사람들 얼굴만 보아도 좋은 이 땅에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헤어져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평양을 방문한 후 평양에서 80Km 남녘으로 떨어진 황해도 봉산까지 내려가서 북한의 집단 농장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대로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 2시간이면 서울에 올 수 있는 길을 육십 년이 지난 후에 올 수 있었다는 아픔에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북녘의 백성들과 그리스도인들과 더 마음을 터놓고 기도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너무 주어진 시간과 여건이 부족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야곱은 에서를 이십 년이 되어서 만났는데 육십 년이 되어도 아직도 마음껏 만날 수가 없는 이 민족의 아픔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만나면 그렇게 소중한 사람인데 야곱과 에서처럼 서로 껴안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인데, 집단과 집단으로 만나게 되면 사상과 이념이 부딪히게 됩니다. 그리하여 높은 장벽을 쌓아 놓은 것처럼 벽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이와 같은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어떻게 야곱과 에서처럼 서로 만나고 화해할 수가 있을까요?
이것은 야곱과 에서의 경우처럼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인간의 생각으로 보면 갈등할 수밖에 없고 적대할 수밖에 없는 많은 문제를 가진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과 용서, 용납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 남과 북의 아픈 장벽을 넘어서는 길입니다.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왕이십니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밖에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든 이데올로기일 뿐입니다.
북한을 방문했던 짧은 시간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를 생각하는 마음 아픈 시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그 사람만 생각하면 마음에 미움이 솟아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이 미움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길은 없습니다. 기도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함께 만나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다가도 싸우고 풀어야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먼저 그 사람과 화해하고 와서 예배를 드리라고 우리들에게 가르치십니다.
북녘의 백성들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그들의 생존권을 위한 도움과 나눔을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으로서 사랑을 가지고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마음과 마음을 터놓는 만남을 어느 경로를 통해서든 더 자주 가져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70년 동안 바벨론의 포로로 가두어 두셨는데 이 땅에 남과 북도 70년을 채우시려고 하시는가? 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지금도 기도하는 사람들, 믿음의 사람들,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소망을 가져볼 때, 하나님께서 이 땅에 육십 년 동안 적대감으로 서로 미워하던 이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으로, 하나님의 시간대로 이 땅에 화해의 역사를 베풀어주실 것이라는 기대와 기도를 하게 됩니다.
여러분! 야곱과 에서처럼 너무 오래 떨어져있지 마시고 사랑하는 가족 중에 서로 마음이 멀어져있던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 나누고 사랑하고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내가 이만큼 여기까지 온 것을 기뻐하시면서 우리의 사랑과 존경과 우리의 은혜를 나눌 수 있는 하나님의 귀한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기도 -
하나님, 우린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용서하셨는데 우리는 용서가 더딘 사람들입니다. 주님! 먼저 화해하는 자가 되게 하시고 용서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북녘에 땅에 하나님의 복음의 역사가 다시금 일어나게 하시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믿음의 사람들이 더욱더 생겨지게 하셔서 남과 북이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로 평화 통일되는 것이 이 민족의 미래가 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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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5. 09.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