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짜 : 2005. 04.10

제목 : 화평하게 하는 사람(성령의 열매 Ⅲ)

본문 : 마태복음 5장 9절

말씀 : 김지철 목사

약 800년 전에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가 했다고 하는 기도문을 많은 분들이 수없이 들어 오셨을 겁니다. 이 기도문은 읽을 때마다 늘 우리 마음에 감동을 줍니다.

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 기도문을 읽다 보면 ‘인생을 사는 두 가지 법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로 평화를 심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하나는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로 문제 거리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평화를 심어 주는 사람은 사랑과 용서와 믿음과 소망과 광명과 기쁨을 창출해 내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문제 거리를 만드는 사람은 미움과 다툼과 의혹과 절망과 어두움과 슬픔을 심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피스메이커이고 어떤 사람이 트러블메이커일까요? 누군가가 딱 고정되어 있는 것일까요? 결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나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면 내 안에 이 두 가지 요소가 동시에 상존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어떤 면으로 내 삶을 키워 나갈 것인가에 따라서 내가 평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의혹과 문제 거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런 기도문보다 더 강력하게 로마서 12장에서 말씀을 합니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4-15)
여러분, 어떻습니까? 우리의 성품과 잘 어울리고 있습니까? 어느 것이 좀 더 쉬울까요? 즐거운 자와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 더 쉬울까요? 아니면 우는 자와 함께 우는 것이 더 쉬울까요? 누군가가 고통 받고 연약한 그 사람의 현장에 찾아가는 것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누가 잘되고 있다. 누가 부자가 되고 있다. 누가 더 풍요해지고 있다.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면 그것을 같이 가서 축하해 주고 기뻐하는 것도 결코 쉬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두 가지가 다 쉽지 않습니다만, 마음으로 보면 즐거운 자와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 그런 마음이 우리 마음속에 다 들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출세하고, 누군가가 명예 얻고, 누군가가 부를 축적한 것을 보게 되면 괜히 화가 나고 질투가 나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또 반면에 마음으로 보면 어렵지만, 실질적인 삶에서도 어려운 것은 고통 받는 사람의 그 현장에 함께 참여하고 함께 우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마음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내 손이 움직여야 합니다. 내 발이 움직여야 됩니다. 모든 것이 그 연약한 자의 자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우는 자와 함께 울고, 웃는 자와 함께 웃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일까요? 이런 자리에 들어간 사람은 분명히 영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일 것입니다. 영적으로 자존감이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넉넉하게 다른 사람들을 포용할 만큼 평안이 그 마음에 가득 차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만큼의 마음의 평안이 없는 것이 우리 모두의 현실입니다. 이웃과 더불어 산다는 것 자체가 도무지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는 이웃과 옆에 함께 있다는 것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너무나 많이 합니다. 우리는 때로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외로움을 갖게 됩니다. 고독해집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있지만 서로가 외롭다고 하고 서로가 혼자라고 합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보면, 하루에 몇 번씩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면서 어린 왕자가 슬픔을 달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어린 왕자는 “나는 외롭다!” 하고 소리를 칩니다. 그랬더니 메아리쳐서 “나는 외롭다! 나는 외롭다! 나는 외롭다!”라고 하는 소리가 반복해서 들려오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에 대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외로움을 느껴 본 적이 있습니까? 언제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습니까? ‘누군가에 의해서 내가 거부를 당하고 있다. 나의 마음을 이해할 사람이 도무지 없구나! 나는 소외되고 때로는 따돌림을 받고 있다.’고 하는 그 느낌 때문에 자기 마음속에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그 자체가 공허감으로 다가오는 것을 우리가 보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에 두 가지 마음을 가지면서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내가 정을 주면 저 사람이 내게 손해를 끼칠까 봐, 내가 사랑을 주면 이 사랑에 대해서 배반할까 봐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이 들면 들수록 사람 자체를 만나는 것을 한편으로는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또 다른 마음이 있습니다. ‘친밀감이 있는 사람을 좀 교제했으면 좋겠다. 더 깊이 인간관계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더 강렬한 욕구를 갖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두 가지 반응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먼저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될 때, 그런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거절하게 됩니다. 인간관계에 무관심해지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고통 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갖고 있었던 이 모든 것들을 빼앗길까 봐, 사랑도 정성도 다 잃어버릴까 봐 배반당할까 봐 사람에 대해서 관심을 쏟아 붓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어디에 관심을 쏟게 될까요? 다른 것, 사람이 아닌 짐승, 사람이 아닌 물건에다 관심을 쏟고 공허감을 채우고자 합니다. 여러분, 우리 여성들은 쇼핑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쇼핑을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매일매일 쇼핑을 안 하면 불안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루라도 뭔가를 사오지 않으면 걱정이 되는 쇼핑 중독증에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은 허무함, 공허감, 혹은 외로움에 대한 보상적 심리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 남자 분들, 술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루라도 못 먹으면 살 수 없는 분들, 불안해하는 분들, 우울해지는 분들, 기분이 안 나는 분들, 그래서 술과 더불어 살면서 알코올중독에 걸리게 되는 사람들도 사실은 외로운 사람들입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공허감을 메우기 위해서 애를 쓰지만 그것을 메울 수가 없어서 때로는 술로 그 공허감을 달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은 좋지만 음식중독증에 걸리면 폭식을 하게 됩니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픕니다. 어떤 사람은 거식증에 걸려서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자기 관심의 주된 것이 먹는 것이 되면 분명히 그 사람도 외로움에 시달리는 사람입니다. 마음에 평안이 없는 사람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런 공허함을 육체적인 쾌락으로, 외면적인 쾌락을 위해서 모든 것들은 쏟아 붓게 되고 이것이 지속되면 모두 다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외로움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려고 이런 외적이고 육체적인 중독증에 빠져서 자기의 영혼의 기쁨을 잃어버린 사람을 조지 오웰은 말벌을 통해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글이 있습니다. 이걸 읽어 보면 조금 잔인합니다.
“나는 말벌로 다소 잔인한 장난을 친 적이 있다. 나는 내 접시에서 잼을 빨고 있는 그 말벌이라고 하는 놈을 반으로 잘라 버렸다. 그런데 그놈은 개의치 않고 계속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그 식도에서 가느다란 잼 줄기가 빠져나왔다. 그놈은 드디어 날아가려다가 비로소 자신에게 벌어진 끔찍한 일을 깨달았다. 비슷한 상황이 현대인에게도 벌어지고 있다. 잘려 나간 것은 바로 현대인들의 영혼이다.” 그렇게 지적해 주고 있습니다. 뭔가 마음에 평안이 없어서, 자존감을 잃어버리고 있어서 세상의 쾌락과 물질에 자기의 전 삶을 쏟아 부으면서 정신없이 그 속에서 달려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아주 비판적으로 그려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을 거부하고 세상적인 쾌락에 자기의 삶을 다 쏟아 넣든지 아니면 그 반대로 친밀감을 너무나 원하기 때문에 반대의 모습으로 인간관계에 집착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과잉으로 의존합니다. 다른 사람은 곧 부모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녀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애인과 남편과 아내일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남에게 의존함으로 자기의 개인적인 안전판을 삼으려고 하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대인중독증에 빠지고 대인집착증에 빠지게 됩니다. 심적으로 의존하게 됩니다.
여러분, 대인중독증에 빠졌는지 알아보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스스로 어떻게 대답하는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이들로부터 인정받는가에 따라서 나 자신을 평가한다. 나의 자존감으로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인정하는 것에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나 자신의 의견과 기호보다 상대방의 생각과 취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까운 관계를 맺지 아니하면 불안하고 공허하다. 나 자신을 위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므로 직장생활이나 가정생활이나 건강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은 어떤 면으로 가면 강도가 더 높아지게 되는데 폭력을 당하고 학대를 당하면서도 꾹 참고 ‘다음번에는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느 여인의 고백입니다. “그런 정도는 참을 수가 있어요. 더 심한 경우도 많잖아요?” 이것은 폭력을 당하고 학대를 당하는 한 여인에게 “왜 그 사람과 계속 살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되돌아온 대답입니다. 여기서 더 심한 경우는 무엇일까요? 그냥 홀로 남게 되는 아픔입니다.
여러분,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혼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자기를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폭력을 쓰는 남편인 경우에 있어서는 그것을 용납하면 안 됩니다. 어느 경우에도 그것을 용납하면 반복이 됩니다. 진정으로 아내의 인격을 존중할 줄 아는, 남편 스스로 자존감을 가질 줄 아는 그런 관계에 들어가지 않고 모든 것을 덮어 버리는 의존감은 둘 다 망가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젊은 청춘 남녀들이 연애할 때도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애인이 떠날까 봐 안절부절 못 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애인과의 이별을 너무나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애인 앞에서 약간의 실수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조바심을 냅니다. 그리고 애인을 향해서 결코 “아니오.”를 못 합니다. 여러분! 그러면 상대방이 ‘이 사람이 나를 참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할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상대방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집착하고 있구나!’라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올바른 인격적 관계가 다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과잉의존 상태, 그것은 내 안에도 평화가 없는 것이고, 다른 인간관계에도 평화가 깨지는 것입니다. 유약한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과잉으로 의존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자녀에게 모든 것을 걸지 말기 바랍니다. 자녀를 독자적으로 키우는 것이 부모님의 역할이지, 자녀에게 모든 것을 의뢰하지 말기 바랍니다. 여러분! 아내에게 모든 것 의뢰하지 말기 바랍니다.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의뢰하지 말기 바랍니다. 아내는 아내답게, 남편은 남편답게 상호인격적인 존중 안에서 관계를 맺어야 서로가 마음이 평안하고 그 관계가 평화의 관계로 계속 발전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애인이 잘못된 것을 요구할 때에 “아니오.”를 할 줄 알아야 되는 것입니다. 도망갈까 봐 걱정된다면 그런 남자, 그런 여자는 가도 괜찮은 것입니다. 인격적 자존감을 갖고 사귈 줄 알아야 서로가 갖고 있는 관계 속에서 올바른 관계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이런 관계가 없으면, 이런 마음의 평화가 없고 자존감이 없으면 인간은 수치감을 느낍니다. 때로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만한 가치가 없어요. 나는 혼자 사느니 차라리 죽겠어요.’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레즈/레슬리 패럿이라는 부부가 쓴 『다섯 가지 친밀한 관계-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책에서 이렇게 인간관계를 표현합니다.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시도해 보았자 그 대인 관계는 자신의 자아를 결코 완성할 수가 없다.”
온전한 자아상을 확립하지 못하고 인간관계에 임하게 될 경우, 잘해 봐야 일시적이며 혼란한 정서적 교류밖에는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자존감,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평화, 하나님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이 평화가 나타날 때에만 진정한 올바른 인간관계의 평화를 누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앤서니 스토르라고 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합니다. “누군가 곁에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인간관계의 첫발을 내딛을 수가 있다.”
여러분! 그런 것입니다. 마음에 평안이 있는 사람은 자존감이 있는 것이고,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상대방의 자존감도 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격과 인격으로 만나는 인간관계가 바르게 설정된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평안, 이런 자존감, 이것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요? 사람을 통해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물질을 통해서 오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평화 그 자체이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내 마음속에 계실 때에 참다운 평화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샬롬, 이런 평화를 가지려면 우리에게는 때로 용기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자기와의 갈등도 부딪쳐 나가야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가 없는 이유는 자기 자신 안에 용기가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기 자신의 문제, 자신의 약점, 자신의 죄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 앞에 그대로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 마음속에 평화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갈등을 단순히 피하는 데에 평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만으로 평화가 생겨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진솔하게 내보일 때 평화가 있습니다.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자기 자신을 보이기를 꺼려합니다. 자기 안에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부모님에게까지 보일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아내와 남편에게도 보일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친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자기의 연약하고 부끄러운 점들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친구에게 보여 주면 자기를 무시하고 조롱할까 봐서 우리 모든 사람들은 얼굴에 가면을 쓰는 것입니다. “너희에게 거부당하기 전에 나는 먼저 내 보호막을 내 얼굴과 내 마음에다 씌워 놓겠다.” 그렇게 선언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것이 왜 복음일까요? 왜 평화의 소식일까요? 세상 사람들에게 내 연약하고 추하고 부끄러운 것을 말하면 그들은 나를 조롱하고 거부하지만, 내가 부모에게도 하지 못할 말을 우리 하나님 앞에 내놓으면 우리 하나님께서는 나를 받으시고 나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내가 애통하는 것, 내가 갖고 있는 문제, 내가 갖고 있는 답답한 것, 내가 갖고 있는 상처, 그것을 하나님 앞에 내놓으면 하나님은 기쁘게 나를 용납하시며 나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왜 가능할까요? 우리 예수님, 그분도 이 땅에 오셔서 가장 수치스러운 것을 다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벌거벗겨지셨습니다. 십자가에 참혹하게 달리셔서 가장 부끄럽게 이 땅에서 비천한 모습으로 돌아가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비천하냐? 나보다 더 비천하냐? 네가 상처를 받았느냐? 나보다 더 상처를 받았느냐? 네가 괴로우냐? 네가 고독하냐? 나보다 더 외롭고 나보다 더 고독한 것을 경험했느냐? 그 모든 것들을 내게 다 갖다 놓고 기도하고 맡기고 그래서 내가 네게 주는 참된 평화를 누리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당신을 위하여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에 그러므로 우리가 당신 안에 안식을 얻을 때까지 내 안에 평화가 없었나이다.”라고 어거스틴은 고백합니다.
여러분! 예수님만이 평안입니다. 다른 데서 평안을 찾지 말기 바랍니다. 세상적인 쾌락에서 평안을 찾지 말기 바랍니다. 사람에게서 평안을 찾지 말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평안을 가질 때에만 다른 사람들에게 평화를 심어 줄 수 있게 됩니다.
‘샬롬’이란 전쟁이 없다는 뜻도 아니고, 불화가 없다는 뜻도 아니고, 갈등이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문제를 대면하는 용기를 갖고 있다는 뜻이고,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과 더불어 그 안에서 참된 평화를 누리겠다는 뜻이 샬롬입니다. 샬롬은 하나님의 꿈이고 하나님의 비전입니다. 이 땅에 난무하는 근심과 걱정과 미움과 적대심과 분노와 폭력을 깨뜨리는 하나님의 비전이고 하나님의 꿈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만드셨을 때, 제7일에 쉼을 주셨습니다. 안식을 주셨습니다. 샬롬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샬롬을 향해서 가는 것이 이 세상의 목표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탄생하실 때, 천군천사가 화답하여 이르기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날 새 하늘과 새 땅이 우리에게 임할 때, 온전한 평화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평화가 없습니까? 어쩌면 용기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에게 평화가 없습니까? 때로는 사람들을 무시하기 때문에, 때로는 사람들에게 너무 집착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평화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 앞에 우리가 나아와서 내게 평화 없음을 고하기 바랍니다. “주님, 주님의 평화, 생수의 강처럼 넘치는 평화로 저를 붙들어 주시고, 저를 통해서 하나님의 평화의 역사가 저희 가정과 저희 캠퍼스와 저희 직장과 이 사회 속에 넘칠 수 있도록 주님 은총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하며 나가기를 바랍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희가 하나님의 평화를 입으로는 알지만 마음속으로 깨닫지 못하고 살 때가 많았습니다. 주님, 평화의 주님이신 주님께 나아와 참된 평화를 갖게 하시고, 저희가 그 동안 사람에게 너무나 의존하고 물질에 너무 의존하며 명예에 의존했던 저희의 잘못된 신앙을 벗어버리게 하시고, 참된 평화를 누리며 주님의 평화의 역사를 다시금 써나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