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05. 03.27
   제목 : 따뜻한 마음
   본문 : 누가복음 24장 30~35절
   말씀 : 김지철 목사

 인간의 상상력이란 대단한 것이고 또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인간의 상상력도 현실에 부딪치게 되면 그냥 맥없이 사라져 버리는 또 하나의 신기루와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유명해지고, 그러면서 또한 교만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 그러면서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 자기의 옛 모습, 무명 시대의 모습을 망각하고 있다는 꾸중이기도 합니다. 자기의 옛 모습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것, 반성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뒤바꿔 놓으면, 사실은 더 어려운 것입니다. 개구리를 한번도 보지 못한 올챙이가 물속에 있으면서 어느 날, ‘내가 자라나면 네 발 달린 개구리가 되어서 땅에서도 펄쩍펄쩍 뛸 수 있다.’고 상상한다고 합시다. 여러분, 올챙이가 그런 개구리를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헨리 나우웬이, 이란성 쌍둥이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여동생이 자궁 속에서 오빠에게 얘기합니다. “오빠! 난 말이지, 태어난 후에도 새로운 삶이 있다고 믿어!” 그랬더니 오빠는 격렬하게 반대를 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아! 여기 이곳이 전부라니까! 여긴 어두워도 따뜻하잖아. 또 우리를 먹여 주고 살려 주는 탯줄만 잘 붙들고 있으면 다른 일 같은 건 할 필요가 없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여동생도 굽히지를 않습니다. “이 캄캄한 곳보다는 분명히 더 좋은 곳이 있을 거야! 어디 다른 곳 말이야! 마음껏 움직일 수 있고, 환한 빛이 비추는 그런 곳이 반드시 있을 거야!” 그렇지만 여동생은 오빠를 설득할 수가 없습니다. 여동생이 다시 말합니다. “말해 줄 게 있어. 오빠는 안 믿겠지만 말이야, 난 엄마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 쌍둥이 오빠는 화가 무척 났습니다. “엄마라고?” 그러면서 소리를 꽥 질렀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난 엄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어떤 놈이 그런 엉뚱한 생각을 자꾸 네게 불어넣는 거야? 내가 말했잖아. 여기가 전부라니까! 왜 늘 이상과 환상을 꿈꾸는 거야! 여기도 알고 보면 그렇게 나쁜 곳이 아니잖니? 우리에게 필요한 게 다 있다고. 여기에 좀 만족해 보라고!”
 
 이렇게 이야기가 끝납니다.
 여러분, 이렇게 사는 사람이 다시 부활한다는 것을 우리가 상상할 수가 있습니까? 우리의 인생이 끝나면 하나님께서 또 놀라운 세계를 우리에게 약속해 주셨다고 하는 것을 여러분은 상상할 수가 있습니까? 여러분은 오빠에 해당됩니까? 아니면 여동생에 해당됩니까? ‘그런대로 한세상 살 수 있지…. 여기서 그래도 충분히 먹고 마실 것이 있지 않은가! 여기서 잘 살다가 그냥 잘 끝내자!’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저 미래의 큰 세계를 꿈꾸면서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그 뜻을 순종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누구에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노력도 필요합니다. 힘도 필요합니다. 용기도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마음속에 꿈꾸고 있다는 것은 더욱 더 그러합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너 정신 나간 사람 아니냐? 너 현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상주의자 아니야?”라고 조롱당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요사이는 그런 조롱이 적어졌지만, 초대 교회 때에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수없이 조롱을 받고 핍박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네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예수를 열심히 믿으려고 하느냐? 네 목숨까지도 다 내놓으면서 무엇이 도대체 너로 하여금 그렇게 이끌어가고 있느냐? 지금 세계로 끝나는 것이지, 어디 미래의 세계가 있느냐? 예수를 믿으면 영원한 세계를 맛볼 수 있다고 어떻게 네가 얘기하느냐?” 그렇게 많은 조롱과 핍박을 받으면서 이 땅에 태어난 종교가 바로 기독교 신앙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두 제자도 그러했습니다. 한 명은 무명 제자였습니다. 다른 한 명은 글로바라고 하는 제자였습니다. 그들은 열두 제자에 속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예수님을 잘 따라다니고 친근하게 예수님께 순종한 제자였던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그분께 쏟았습니다. 그분만이 메시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분으로 인하여 참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예수님이 로마 군인에게 잡히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그리고 허무하게 무덤 속에 장사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예루살렘에 더 큰 기대를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고향인 엠마오로나 내려가자!” 두 사람이 예루살렘 서쪽에서 약 12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약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엠마오로 낙향하고 있었던 그 사건이 오늘 본문의 배경입니다.
 그들이 예수님과 함께 있었을 땐 참 좋았습니다. 능력 많으신 예수님을 통해서 새로운 메시아 왕국이 임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나도 저 나라에 참여하면 무언가 얻을 수 있다. 천지개벽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그들은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에게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든 상황이 반전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무력하게 십자가에 달리신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들의 마음과 같았으면 허탈감에 빠졌을 것입니다. 아마 배신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린 그분이 그렇게 악한 분이 아니었는데, 공연하게 십자가에 달렸구나!’ 하는 탄식도 있었을 것입니다. 로마 군인에게 채찍질당하고 침 뱉음을 당하고 수난 받을 때에 그들은 제자로서 앞에 나오지 못했다는 부끄러움도 갖고 있었습니다. ‘나는 멀찍이서 구경만 하고 있지 않았던가?’ 자기 스승을 배반한 그런 슬픔에 가슴을 후벼내고 있었던 그런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가복음 24장 13절부터 35절까지 계속되는 이 말씀 속에서 제자들의 모습이 이렇게 표현됩니다. “그들의 얼굴에 슬픈 빛을 띠었다.” 사흘 만에 부활하신다는 주님의 약속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특별히 여인들이 예수님의 빈 무덤을 보았다는 소식도 그들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가?’ 이미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렸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기대를 접고 낙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다시 예루살렘에는 안 갈 거야! 적대자들이 들끓는 곳, 메시아 왕국의 중심이 되리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선지자를 가차 없이 죽여 버린 곳, 예루살렘은 우리가 살 곳이 아니야! 예루살렘의 민중들도 예수님이 들어오실 때 ‘호산나!’ 하고 찬양했지만, 그랬던 그들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십자가에 못 박아라!’고 고함을 지르지 않았던가?”
 그들의 머릿속에는 예수님이 하셨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성전 마당에서 환전을 하며 비둘기와 양을 파는 상인들의 의자와 상을 뒤엎었을 때, 그들은 ‘이제 새로운 메시아의 나라가 도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을 보시면서 “어찌하여 내 하나님의 집을,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고 있느냐?”며 분노하시는 그 모습을 보았을 때,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제 승리의 날이 가까이 왔구나! 이제는 예수님이 새 왕국과 새로운 역사를 이룩해 주실 것이구나! 공명정대한 시대가 새롭게 이 땅에 임하겠구나!’ 하는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다 뒤바뀌었다는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붉은 피를 토하며 그렇게 돌아가실 때, 이들은 마지막 기대를 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하나님께서 그냥 죽도록 내버려 두실 수는 없을 거야! 예수님이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능력을 행하실 거야! 하나님께서도 그 시간에 참여하실 거야!’ 그래서 열두 시가 되어서 낮이 캄캄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진노하시고 심판하신다고 하는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비명 지르시면서 돌아가시는 그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기다렸던 자유, 그들이 기다렸던 해방, 그들이 기다렸던 새로운 미래의 역사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슬픔, 모든 것이 일장춘몽이요, 환상이었다고 하는 슬픔이 이 두 제자들의 가슴을 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렇게 슬픔 속에서 대화하고 있을 때, 예수님이 그들 가까이 다가오신 것이 오늘의 말씀입니다.
 이 앞뒤 문맥을 보면, 예수님이 계속해서 이 제자들의 뒤를 따라오신 것같이 보입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예수님이 가까이 계시는지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아마 옆에까지 오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 예수님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소?”라고 질문을 하셨는데도, 이들은 예수님을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절망에 빠져 마음 문을 꽉 닫아 놓고 있었습니다. 슬픈 마음에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을 부활시키신 능력과 은총을 깨달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가까이 있어도 안 보일 때가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신앙의 신비는 그렇습니다. 수없이 말씀을 들어도 안 느껴지고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도 떠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을, 그리고 주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어 놓게 되면 변하게 됩니다. 거기에서 살아 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살아 계신 예수님이 내 앞에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봐야 될 제자들이 보지 못할 때, 예수님은 제자들을 보시면서 이렇게 꾸중하십니다.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왜 마음에 믿지 않느냐? 왜 마음을 열어 놓지 않느냐? 내가 네 옆에 있는데 왜 실망만으로 네가 스스로 닫아 놓고 있느냐?”
 예수를 믿는다면서 살아 계신 하나님의 능력과 은총에 마음을 열어 놓지 아니하면,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절망에 빠져 어두움과 슬픈 빛만 띠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주님께서 다가오시면서 말씀하십니다. 모세와 모든 선지자들의 글로 시작하여 성경에 쓴 바 당신에 관한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십니다. 예수님은 참 사랑의 예수님이십니다. 한편으로는 꾸중하시고는 염려가 되어서 “얘들아! 아직도 못 깨닫느냐?” 하시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십니다.
 여기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정말로 깊이 믿기 원하고, 뜨겁게 믿기 원하면 말씀을 읽고 들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당신의 말씀을 하실 때에도 구약을 인용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을 위해 구약도 읽어야 되고 신약도 읽어야 됩니다. 여러분, ‘나는 신약이 좋으니까 신약만 읽겠다. 나는 구약이 좋으니까 구약만 읽겠다.’라고 하면 온전한 신앙에 들어서지 못하게 됩니다. 구약만 읽으면 예수 그리스도를 못 발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금도 열심히 구약을 읽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를 깨닫지 못합니다. 여러분, 또 신약만 읽으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왜 이 땅에 오셔야 되는지, 왜 십자가에 못 박히셔야 되는지, 그분이 왜 하나님의 아들이신지를 바르게 깨달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에 관해서 자세하게 성경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성경을 읽고 성경공부를 하면서 살아 계신 예수님,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만나야 되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재미있게 들리는 말씀을 먼저 증거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과 엠마오에 들어가서 식탁을 함께 나누면서, 떡을 떼면서 보이는 말씀인 성찬을 함께 나누십니다. 듣는 말씀과 보이는 말씀을 함께 하게 되었을 때, 갑자기 이들의 눈이 뜨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실 때, 자기들 가슴이 뜨겁던 그 기억을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들이 서로 말하되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 주실 때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말씀을 들을 때에 뜨거워진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말씀을 생각하고 묵상하고 말씀을 사랑할 때에 우리의 영혼이 뜨거워지고 우리의 마음이 뜨거워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때 사명을 깨닫고,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바르게 깨달으면서 놀랍게도 그들은 벌떡 일어났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일어나 예루살렘에 돌아갔다.” 주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바로 “예루살렘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적대자도 있습니다. 악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습니다. 환난도 있습니다. 그러나 “네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면 도피하는 삶이 아니다. 도망가는 삶이 아니다. 슬피 울면서 절망하면서 떨어져 가는 삶이 아니라, 네가 살고 있는 그 치열한 삶의 현장에 들어가는 것이 믿음의 삶이고, 부활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다.”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다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복음의 역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숨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잠시 기도하기 위해서 조용한 곳을 찾기는 하지만, 이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현주 목사라는 분이 『예수와 만난 사람들』이라고 하는 글을 쓰면서, 이 본문에 대해 묵상한 글이 있는데 그 글은 이렇게 끝맺고 있습니다.
 
 달려가면서 우리는 별들만 총총한 하늘에 대고, 거기 충만한 어둠에 대고 소리를 질러댔다. “죽여 봐라! 이놈들아! 우리는 안 죽는다. 이놈들아! 아무리 아무리 죽여 보아라. 그래도, 그래도 자꾸만 살아난다. 우리는 죽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
 
 아마 예루살렘의 적대자들을 향한 소리침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여야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적대자에 대한 분노와 이를 악문 결단적인 자기 결심만이라고 하면 별로 큰 가치는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새로운 주님을 만나 용기와 담대함과 긍정적인 삶의 표현이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 함께 들어간 자기 선언이어야 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놀랍게도 실패한 사람, 낙담한 사람, 좌절한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십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슬퍼하는 두 제자를 친히 만나시고 “부활의 능력을 덧입어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새로운 용기와 사명을 주십니다. 뜨거운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되면 주님께서 내 마음을 뜨겁게 달구시게 됩니다.
 인생에 또 하나의 법칙이 있습니다. 사랑하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말씀을 사랑하면 말씀 속에 나타나는 예수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예수님을 사랑하면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님의 뜻을 사랑하면 주님께서 내게 말씀으로 능력 주시는 것을 경험하면서 순종할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 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친히 만나지 못하게 되면, 마치 예수님을 추억 속에만 간직하고 엠마오로 낙향하는 사람들처럼 슬픈 얼굴을 갖게 됩니다. 낙망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믿어도 좌절하게 됩니다. 이것은 영적인 퇴보입니다. 무의미한 옛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꿈과 환상을 가져도 금방 무너져 버립니다. 금방 실패의 자책 때문에 더 이상 새롭게 변화되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하나님의 사람들은 마음이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외치고 싶은 말이 생깁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슴에 품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앞에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계시 받은 마음입니다. 성령에 붙잡힘을 받은 마음이 됩니다.
 종교개혁자 존 칼빈은 “불타는 신념들이 교제하는 곳이 바로 기회”라고 말씀합니다.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 모인 곳,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꿈꾸면서, 가장 치열한 삶의 현장에 서슴없이 담대하게 뛰어드는 사람이 바로 믿음의 사람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부활이란 생명력입니다. 부활하셨다는 이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시지 않았다는 확신이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하나님의 근거입니다.
 여러분! 이 부활주일에 우리가 이렇게 예배드리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는 메시지를 듣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금도 사랑하시고 우리가 갖고 있는 염려와 근심과 좌절과 슬픈 얼굴을 다시 뒤바꾸기를 원하신다는 하나님의 사랑의 증거입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엄청난 실패로 좌절을 맛보았어도 다시 시작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슬픔이 우리 영혼을 지배한 그 순간이 있었어도, 그리스도를 통해서 다시 기쁨을 창출해 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절망이 우리 가슴을 아리게 했어도 다시금 주님을 향한 소망을 마음속에 불태우는 사람들입니다. 죄와 허물 때문에 저 깊고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어도, 오늘 새롭게 뜨는 태양을 다시 바라보면서 “하나님, 제게 주신 이 생명을 부활의 생명으로 살게 하옵소서!”라고 주님께 기도하면서 나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부활의 은총을 받고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고통 받고 좌절하고 낙망할 때, 바로 우리 옆에 계시면서 눈을 뜨기를 원하십니다. 다시 말씀을 읽으세요. 다시 말씀을 들으세요. 다시 기도하세요. 우리 옆에 계신 예수님을 다시 우리의 마음으로 모셔 들이세요. 주의 성령의 능력을 다시 한 번 경험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 땅에 나아가십시오. 사실 이 땅은 치열한 곳입니다. 교회에서 한 발자국만 나가면 적이 있습니다. 위험이 있습니다. 환난이 있습니다. 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벌떡 일어나서 엠마오 마을을 떠나서 예루살렘을 향해 갔던 제자들처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순간, 다시 문제가 많은 삶의 현장에서 부활의 능력을 갖고, 성령의 역사를 갖고 하나님의 일들을 감당하는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희들이 죽을 수밖에 없고 감히 이 땅에 살 수 있는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지만, 주님께서 저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의 능력으로 저희를 찾아오셔서 위로해 주시고 새로운 성령과 사랑의 능력을 베푸시는 것을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홀로 너무 오랫동안 실망하고 낙담하고 좌절하지 않게 하시고, 말씀을 통해서 다시 일어나게 하시고 부활의 능력을 통해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저희에게 맡겨진 삶을 승리하면서 사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