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짜 : 2005. 03.13

제목 : 사랑의 집중력(성령의 열매Ⅰ)

본문 : 고린도전서 13장 4~7절

말씀 : 김지철 목사

오늘은 사랑에 대한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첫째 주에는 사랑은 동사이고, 그 동사는 현재형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둘째 주일에는 사랑이란 해야 할 것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을 배우는 연습을 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하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사랑이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려면 우리의 정신력도 들어가야 되고, 우리의 손도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때로는 순간적인 집중력도 필요하고, 그 집중력이 계속될 수 있는 에너지도 필요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깊은 배려가 요청된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사랑은 사실 우리 안에 쉽게 나타나지를 않습니다. 왜냐 하면 인간은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경쟁심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껏 사랑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본래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성품을 가진 사람은 복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누구나 사람을 만나는 일에 두려움이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낯선 사람이 손을 붙잡고 “함께 가자.”고 하면 갑자기 두려움을 느끼는 그런 겁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이것을 전문용어로는 ‘제노포비아(Xenophobia)’라는 말을 씁니다. 외래인 기피증, 외래인 공포증, 타인을 만나면 두려워지는 마음입니다.
여러분! 타인이란 우리와 무슨 관계일까요? 철학자였던 사르트르는 이러한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면서 “타인이란 곧 지옥이다.”라고 아주 암울한 명제를 제시합니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실천하도록 선고받은 존재인데, 다른 사람의 자유의지가 나의 자유와 나의 자아실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그런 말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타인을 만나면 대체적으로 공격적이게 되고, 파괴적이 된다고 하는 인간의 부정적인 인간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을 우리가 염두에 두면 인간이 얼마나 공격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본래 이 형제는 사랑해야 할 존재들입니다. 서로 모든 것을 나눠야 할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시기와 증오로 그 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봅니다. 동생 아벨은 형 가인에게 있어서 일종의 지옥이었습니다. 그것은 없애버려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이 동생이 있음으로써 자기가 누려야 할 모든 것이 박탈당하는 것처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인은 자기가 살기 위해 동생을 쳐 죽이게 됩니다. 그는 동생만 없어지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심리적인 위로와 만족감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동생을 죽이고 난 다음에 그가 경험한 것은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자기 안의 지옥이라는 참담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만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거부할 거야. 다른 사람이 나를 먼저 공격할 거야. 그들은 어느 순간 나를 포기하게 될 거야.’ 그러면서 ‘먼저 내가 공격하고, 내가 거부해 버리면 되는 거야. 내가 포기해 버리면 되지.’라고 생각합니다. 소극적인 사람은 아예 다른 사람들과 만날 때 자기 마음의 문을 꽉 닫아 둡니다. ‘내 영역 안에는 어느 누구도 들어올 수 없어!’ 하고 선언해 버립니다. 그때 모든 인간관계는 단절됩니다. 함께 관심을 갖고 모든 것을 나눠야 된다고 하는 모든 사랑의 내용들은 다 사라지게 됩니다. 사랑의 목마름은 있으나 구체적인 사랑을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이것이 모든 세상 사람들의 인간관계에 나타나는 아픔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어떠할까요? 우리들은 그 반대로 나갑니다. 타인은 지옥이 아니라 천국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실현하기를 원하는 것이 믿음의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우리는 타인이 바로 천국의 한 형제요 자매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쌓여 있던 그 높은 담을 헐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친히 십자가에 돌아가심으로 “너희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존재란다. 너희는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사랑받고 사랑하고 함께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어야 할 존재란다.”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도 가르쳐 줍니다. 그러므로 신앙 안에서 타인은 결코 지옥이 아닙니다. 타인은 천국입니다. 나도 소중하고 내 이웃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값진 존재임을 가르쳐 주는 것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머리로는 잘 압니다. 그런데 우리의 몸으로 표현되기까지 너무나 멀다는 사실을 우리가 고백하게 됩니다. 사랑이란 그런 점에서 배워 나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훈련받아야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사랑이란 우리 인간관계 속에서 어떻게, 무엇으로 표현이 될까요? 말로 표현되는 것이 아주 쉬운 것이면서 동시에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말을 할 때 사랑이 표현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그 사랑이 표현됩니다. 사랑이 힘을 발휘할 때는 바로 이 말 한마디를 할 때, 말 한마디를 들을 때입니다. 그것 때문에 사람이 살아나고 그것 때문에 사람이 새로운 용기를 얻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말은 사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잔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때의 말 한마디는 사람을 살리고,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사람으로 하여금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한 병사가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제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신체장애로 다리를 절게 되었지만, 다행히 그가 즐기던 수영을 할 수는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랑하는 아내와 해수욕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수영을 하고 난 후에 그는 모래밭에 누워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잠시 후 그는 어떤 소리에 잠을 깨게 되었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그의 상처 난 발을 보면서 수군대는 소리였습니다. 갑자기 그의 마음속에 수치심이 생겨났습니다. 그 다음 주에 아내가 “여보! 우리 오늘도 해수욕장에 수영하러 가요.”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는 다시는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는 그때의 일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바로 그때 아내는 내가 한평생 잊을 수 없는 말을 내게 해 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기쁜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해수욕장에 갔습니다. 아내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당신 다리의 상처는 당신의 용기를 증명해 주는 표시예요. 당신은 훌륭한 행동을 한 결과로 그것을 얻었으니 결코 숨길 필요가 없어요. 어떻게 해서 그것을 얻었는지 생각하신다면 언제나 정정당당하게 남들에게 보일 수 있는 거예요. 다시 가서 수영을 하세요.’” 아내가 자기를 사랑으로 감싸는 말 한마디를 해 주며 그를 위로해 주었을 때, 그 순간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열등감을 타파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여러분, 아내가 해 준 이 사랑의 한마디는 어쩌다가 나온 것이 아닙니다. 늘 남편의 연약함, 남편의 아픔에 깊이 사랑으로 동참하고 있었기에 이런 말이 나온 것입니다. 남편을 늘 사랑으로 지켜보고 있었기에 남편을 다시 살려 주는 말이 나왔다는 말입니다.
잠언 25장 11절에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 또 잠언 15장 23절에는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사람을 살리는 말과는 또 다른 정반대의 말을 경험하면서 아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가장의 가슴 아픈 독백입니다. “저는 가족을 위해서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몸도 안 돌보고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아이들이 제게 와서 이렇게 대들면서 말했습니다. ‘아빠! 아빠가 우리를 위해서 해 준 게 뭐가 있어요?’ 덩달아 제 아내도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해!’ 저는 이 말을 들으면서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욱하는 성격에 한바탕 싸움을 하고 이혼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제 잘못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집에 들어가서 아이들에게 해 준 말이라고는 오직 한 가지였습니다. ‘야! 공부나 잘해!’ 그리고 제 아내에게 해 준 말은 ‘밥 줘! 나 피곤해! 당신이 알아서 해!’ 이 세 가지 말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이 가장은 그 동안 자기 자녀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무엇 때문에 아파하는지 그 아내의 말을, 아내의 심정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적절한 말을 하기 위해서는 자녀와 아내가 무엇 때문에 목말라하는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삶의 아픔에 자기 삶 전체로, 사랑의 현존으로 참여해 본 적이 없었다는 그런 사실입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누구나 다 자기 말을 듣는 사람을 그렇게 만나고 싶어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말을 들어 달라고 소리소리 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돈을 내고서까지라도 정신과 의사의 말을 듣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 보면 사람들은 혼자서 열심히 말을 합니다. 그러면 정신과 의사는 “아! 그렇군요. 참 안됐습니다.”라고 호응해 줍니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열심히 말을 다 하고 나서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선생님! 참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돈을 내고 간답니다.
여러분, 아내의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남편의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나의 말을 들어 달라고 했을 때, 당신은 나에게 조언을 주기 시작했고, 당신은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나의 말을 들어 달라고 했을 때, 당신은 내가 그런 식으로 느껴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나에게 말하기 시작했고, 당신은 내 감정을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나의 말을 들어 달라고 했을 때, 당신은 내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무엇인가를 하려고 했고, 당신은 또 나를 실망시켰습니다. 좀 들어 주세요! 내가 원하는 것은 단지 내 말을 들어 주는 것입니다. 무엇을 말하거나 해 주려고 하지 말고 단지 들어 주세요. 충고는 값싼 것입니다. 좋은 말은 너무나 많습니다. 나도 혼자서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무기력하지 않습니다. 아마 낙담할 수는 있겠지만 무기력하지는 않습니다. 당신이 나 혼자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해 줄 때 그것은 단지 나의 두려움과 나약함을 배가시킬 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비이성적인 것일지라도 당신이 내가 느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줄 때, 나는 더 이상 내가 옳다고 당신을 설득하려 할 필요가 없어지고, 나는 나의 비이성적인 면을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답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분명합니다. 나는 조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기도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말없이 들어 주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저 들어 주세요! 그리고 말을 하고 싶거든 당신 차례가 올 때까지 좀 기다리세요. 그러면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것입니다.”
여러분, 사람들은 들어 주기를 원합니다. 여러분,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들어 주는 것입니다. 집중력을 갖고, 지금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그 사람의 처지에 함께 현존하는 것입니다. 듣는 마음으로 현존할 때 ‘이 사람이 나를 이해하고 있구나! 나의 감정을 들어 주고 있구나! 내게 관심을 표명하고 있구나!’ 그렇게 알면서 그 사랑의 고마움을 함께 나누게 되는 것입니다.
『제2의 순수』를 쓴 존 B. 아이조(John B. Izzo)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에 신학대학원에 다니면서 인턴 훈련의 일환으로 양로원에 가서 노인들과 함께 지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노인의 인생 이야기에 대해 귀를 기울이면서 듣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자 그 노인은 너무나 감격스럽게 이 젊은 청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여보게, 젊은이! 내가 자네에게 정말로 고맙게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아는가? 자네는 나를 찾아온 사람 중에 유일하게 내가 이야기하는 동안 시계를 보지 않았던 사람일세.”
여러분, 예배드리면서 시계 보고 계십니까? 혹시 ‘우리 목사님, 지금쯤 끝날 시간인데 아직도 안 끝나시네?’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여러분, 우리 교회는 시작을 아주 칼같이 하는 그런 교회입니다. 끝날 때 때로는 2분, 3분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끝날 시간이 다가오면 벌써 들썩들썩하는 분들이 가끔은 보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사랑이란 뭘까요?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입니다. 예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말씀하시옵소서.”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노인의 칭찬하는 말을 듣자 그는 갑자기 부끄러워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실 그날 아침 자기 시계가 고장이 나서 시계를 안 차고 온 것입니다. 그래서 시계를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시계를 안 차고 와서 이 노인에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그 동안, 노인의 마음이 녹아졌던 것입니다. ‘내가 온전히 관심을 받고 있구나! 아, 이 청년이 내 이야기를 듣고 있구나! 나를 귀하게 인정하고 있구나!’ 하고 사랑을 느끼면서 노인의 마음에 기쁨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러한 일을 겪은 후 몇 년 동안, 이 사람은 사람을 만나러 갈 때는 아예 시계를 차지 않고 갔다는 그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우리의 주위가 산만하지 않을 때, 우리가 완전히 상대방과 함께 현존해 있을 때, 사람들은 우리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타인들과 그 시간에 완전히 함께 현존해 있을 때, 그들과의 상호교류는 더 깊고, 더 완전하고,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사랑이란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사랑이란 그의 처지에 함께 관심 가지며 그 현존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 현존에 충성스럽게 참여할 때, 상대방이 자기가 사랑받는 존재이며, 소중한 존재이며, 사랑을 나누어야 할 존재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이 사람을 만나는 순간,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누군가가 말을 할 때 그 언어에, 그 태도에, 그의 모습에 사랑의 집중력을 갖고 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 그의 모습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십니까? 그냥 지나가듯이 대하십니까? 그냥 돌멩이 보듯이 대하십니까? 아니면 그 짧은 순간만이라도 마음을 다해 대하고 있습니까?
테레사 수녀를 만났던 어떤 사람의 고백입니다. “그분에게서 발견한 놀라운 점은, 그분 앞에 있을 때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상대방에게 완전한 관심을 쏟습니다. 그분은 거의 말을 하지 않지만 상대방에게 완전히 몰입이 되어 있어서 그분의 개인적인 힘이 상대방을 사로잡습니다.”
저는 이 글을 보면서 저 자신을 참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아직도 고치고 바꿔야 할 것이 많다고 회개하는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 상대방에 현존하는 그 사랑의 능력, 그 사랑의 집중력을 갖고 그의 삶에 동참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왜 그것이 진정으로 가능할까요? 그의 마음속에 ‘리스닝 하트(listening heart)’ 즉 ‘듣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듣는 마음이 있어야 이렇게 사랑의 집중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의 영어를 Love라고 한다는 것을 압니다. Love의 첫 자가 ‘L’입니다. 이 L은 무엇의 약자일까요? ‘리스닝 하트(listening heart)’입니다. 듣는 마음, 그것이 사랑의 시작입니다. 바로 이 사랑의 시작으로 인해 우리는 온전한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누가 이 사랑을 시작했을까요? 하나님께서 이 사랑을 시작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랑의 집중력을 갖고, 이 세상에 오직 나만 혼자 있는 것처럼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버리셔서 나를 사랑하시고, 나의 죄를 용서하시고,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세우시고, 내 이름을 부르시면서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고 사랑하는 딸”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이 사랑의 집중력을 통해서 오늘도 초대 받고 이 시간 이 자리에 나온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이제는 이 사랑을 가지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 사랑의 집중력을 표현해야 합니다. 때로는 긴 시간이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나는 순간만큼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이 사랑의 집중력을 표현할 때, 사랑의 새로운 역사가 꽃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요새 일진회라고 하는 아이들의 폭력 조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지금 우리 부모님들이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교육의 문제가 무엇일까요? “너희들은 들어라! 너희들의 문제는 너희들이 알아서 해결해라! 나는 가르칠 것만 가르치면 된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연약함, 저들의 고통 속에 사랑의 집중력을 갖고 현존하지 않는, 듣는 마음이 없는 우리의 교육이 이 엄청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교회도 듣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듣는 마음을 갖고 우리 자신을 이야기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새벽에 나오는 분들을 보면 아침마다 하나님께 이야기합니다. “하나님, 저를 좀 들어 주세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듣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다 들어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 약속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사랑의 하나님이신 것을 고백하게 됩니다. 여러분, 놀라운 이 하나님의 사랑을 가지고 우리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들으면서 사랑하기를 배우기를 바랍니다.
이때에 바울의 말씀이 들려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7)
우리는 사랑에로의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희가 사랑을 몰랐을 때, 하나님께서 친히 저희에게 사랑을 보여 주시고, 하나님께서 저희를 그렇게 사랑하시면서 듣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이신 것을 알게 해 주신 하나님! 이젠 그 사랑을 가지고 제 옆의 사랑해야 할 사람을 정말로 사랑의 집중력을 갖고 듣는 마음으로 사랑하게 해 주옵소서. 저희 가족이, 제가 있는 곳이 계속 사랑의 역사로 변화되는 놀라운 은총을 경험하게 해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