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짜 : 2004. 12. 26

제목 : 심판 날에 피할 길

본문 : 마태복음 11장 20~24절

말씀 : 김지철 목사

오늘은 2004년 12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을 하면 늘 우리 마음이 왠지 숙연해지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특히 인간은 시간이 제약된 존재입니다. 과학자들이 DNA 구조를 발견하고 인간 게놈(genome) 지도를 완성했다고 해서 인간이 이 땅에 오랫동안, 평생 혹은 영원히 사는 것은 아닙니다. 수명을 아무리 늘려 봐도 우리는 언젠가는 이 땅에서의 우리 인생을 끝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이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몇 가지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째는 실존적인 의미에 있어서의 마지막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실패했거나 시련을 겪거나 또는 어떤 고통 속에 있을 때, 우리 실존 자체가 절망을 경험하면서 인생의 마지막을 깨닫게 됩니다. 어떤 다른 시도도 할 수 없고 ‘아, 이제는 끝이구나! 더 이상 새로운 가능성이 없구나!’라고 느끼면서 스스로 절망해 버립니다. 이것은 자기 상실이고 자기 포기입니다. 그래서 덴마크의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을 절망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 정신의 마지막입니다. 포기하면서 슬퍼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도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모든 문을 닫아 버리는 것, 그것이 절망입니다.
또 하나의 마지막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적인 종말입니다. 우리가 2004년 12월 26일 오늘, 이렇게 예배드리는 시간은 우리에게 마지막 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결코 우리에게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일주일만 지나면 2004년이란 우리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지, 현실과는 상관없는 마지막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순간순간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점이 우리의 마지막 자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또 하나의 마지막이 있습니다. 그것은 죽음입니다. 누구든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우리의 존재가 어느 날 비존재가 되고, 어느 날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역사 속의 인물이 아니라 지나간 인물로 끝나 버리게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았던 것도 우리를 아는 사람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됩니다. 나아가 우리를 아는 그 사람도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우리라는 존재 자체를 영원히 잃어버릴 것 같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 옆에서 떠나갈 때에도 그렇습니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따뜻한 육체가 우리 옆에 없습니다. 우리는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존재라는 사실을 알기에 죽음 앞에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지막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인 마지막이 있습니다. 이것은 더 무서운 마지막입니다. 우리의 실존, 우리의 존재 전체가 벌거벗은 채로 살아 계신 하나님 앞에 서게 되는 최후의 심판대의 마지막입니다. 심판이란 누구라도 견디기 어려운 것입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시험 한 번 보는 것도 힘든 것입니다. 진학하는 시험이 될 때에는 더더구나 긴장하고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물며 살아 계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 인생 전체의 모든 목록을 갖고 주님 앞에 서게 될 때 그것은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두려움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니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가능성입니다. 그것은 생명과 구원의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오늘 읽은 성경 말씀은 예수님의 입에서 아주 놀라운 말씀이 나타나고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온유와 겸손이 예수님의 표상이라고 한다면, 오늘의 말씀은 저주의 말씀, 비난의 말씀, 질책의 말씀, 분노하시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이런 예수님을 생각할 때마다 ‘이 말씀은 좀 낯설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왜 하필이면 목사님께서 12월도 잘 가고 있는데, 마지막 주일에 하나님의 진노의 말씀 “화 있을진저!”라는 말씀을 하면서 우리에게 겁주고 있는 걸까?’ 혹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품성을 지닌 예수님의 거룩성 때문에 이 말씀을 하십니다. 종종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거룩한 분노, 거룩한 질책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사람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면 무조건적입니다. 무조건적인 용서입니다. “누구나 다 내게로 오라!” 모든 사람을 포용하시는 예수님의 보편적 사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사랑은 결코 방임적인 사랑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제 멋대로 하는 사람을 용납하시는 그런 사랑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이 초청 메시지를 거절하게 될 때는 예수님께서 그 거절하는 교만을 결코 용납하시지 아니합니다. 예수님이 인내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한 예수님의 모습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도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교만과 오만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몇 개의 도시가 나옵니다. 가버나움, 고라신, 벳새다입니다. 이 도시들은 갈릴리 호수의 북쪽에 위치한 도시들입니다. 이 도시에서 예수님은 가장 많이 하나님 나라의 말씀을 증거하셨습니다. 기적을 보여 주셨습니다. 능력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가장 많이 적대하고, 예수님의 말씀에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던 사람들이 바로 이 세 도시 지역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교만, 그들이 갖고 있는 허영이 얼마나 크던지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 음부에까지 낮아지리라!” 그들은 말씀을 들어도 변화가 없습니다. 교만해져서 말씀을 거부합니다. 모든 것을 자기 혼자 갖고 있다며 최고라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님의 인내를 시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 말씀에는 역설적인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이제 그만 내게로 오라! 이제 그만 좀 회개하라! 이제 좀 변화를 받아라! 이제 교만한 자리에서 내려와서 겸손히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라!” 예수님의 책망에는 예수님의 초청이 있고 예수님의 눈물어린 호소가 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이 말씀 속에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려는 것일까요?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 자신을 좀 돌아보아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지막 주일을 맞이하면서 2004년도를 어떻게 살았는가? 내 안에 무엇이 들어앉아서 나를 지배하고 있는가?”를 묻고 계십니다.
어느 인디언 노인이 자기 자신의 내면적 싸움을 이렇게 비유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내 안에는 큰 개 두 마리가 있습니다. 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아주 고약하고 못된 놈이고, 또 한 마리는 선하고 착한 개입니다. 그런데 이 못된 개가 선하고 착한 개에게 늘 싸움을 붙이고 못살게 굽니다.” 이 이야기를 듣던 어떤 사람이 물었습니다. “그러면 두 개 중에 어떤 개가 이깁니까?” 여러분! 어떤 개가 이기겠습니까? 못되고 심술궂은 개가 이기겠습니까? 아니면 선하고 착한 개가 이기겠습니까? 이 노인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먹이를 많이 주는 개가 이깁니다.”
여러분, 우리 안에도 이 두 개가 싸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여러분, 어디에다 먹이를 주십니까? 못된 개, 심술궂은 개, 자기 마음대로 하는 개에게 먹이를 주면 그 개가 승리합니다. 그러나 선하고 착한 개에게 먹이를 주면 그 개가 이기는 것입니다.
교만이란 무엇일까요? 자기의 못된 모습에 자꾸만 먹이를 갖다 주며 키우는 것이 교만입니다. 교만이란 자기 속의 못된 놈한테 자신을 맡겨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잘못한 것, 연약한 것을 도무지 모르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바로 교만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자신이 허물 많은 죄인이라는 의식은 아예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하나님 앞에서 전혀 변화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태도가 교만인 것입니다.
『톨스토이 단편집』에 「돌」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두 여인이 나이든 노 수사에게 찾아갑니다. 노 수사는 이 두 여인에게 참회의 고백을 하게 했습니다. 한 여인이 자기는 큰 죄를 지은 여인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또 한 여인은 “저는 그래도 도덕적으로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참회할 내용이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이 노 수사는 죄가 많다고 한 여인에게 바깥에 나가서 그녀가 들 만한 가장 큰 돌을 하나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나는 별로 죄를 지은 것이 없어서 참회할 것이 없다”고 한 여인에게는 바깥에 나가서 작은 돌들을 그녀가 들 수 있을 만큼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두 여인은 각자 돌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노 수사는 이제는 그 돌을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큰 돌을 갖고 왔던 여인은 자기가 어디서 그것을 들고 왔는지 금방 표시가 났기에 제자리에 쉽게 갖다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돌들을 들고 온 여인은 몇 개는 어디서 갖고 왔는지 알 수 있었지만, 나머지 돌들은 어디에서 가지고 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본 노 수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인간들의 죄가 이와 같은 것입니다. 큰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자기 인생을 통해 겸손하게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면서 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자기가 조금조금 지은 죄, 기억도 안 나는 죄를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가 잘난 줄 알고 교만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 잠언 28장 13절은 “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고 말씀합니다. 죄에 대해서 민감한 사람, 자기 죄를 뉘우치는 사람만이 은혜의 필요성을 마음속에 깨닫게 됩니다. “나는 별로 죄인이 아니야! 나는 내 인생을 그런대로 잘 살았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은혜를 주실 수 없습니다.
C. S. 루이스의 책 『스크루 테이프의 편지』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참 악마인 스크루 테이프가 자기의 조카인 웜 우드에게 인간을 넘어뜨릴 수 있는 간교한 유혹에 대해서 설명을 합니다. 그가 제시한 중요한 목표는 “큰 죄를 짓게 하지 마라! 사소한 죄를 반복해서 짓게 하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기억하라! 너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사람이 우리의 대적자인 하나님과 분리되도록 만드는 거란다. 죄들이 얼마만큼 사소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단다. 아무리 사소한 죄들이라도 그것들이 자꾸 쌓이면 사람은 빛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공허함 속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단다. 사람들을 지옥으로 보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아느냐? 서서히 죄를 짓게 만드는 거란다. 갑작스런 전환점도 없이, 획기적인 사건도 없이, 뚜렷한 길잡이도 없이, 완만한 경사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죄에 차곡차곡 들어가게 하는 것이란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의 죄가 기억이 잘 안 나십니까? 하나님 앞에 섰을 때 ‘그래도 하나님께서 나만한 사람을 선택하셨으니 괜찮지.’ 하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제가 이 시간 여러분에게 죄책감을 자꾸만 불러일으키는 것입니까? 멀쩡한 사람에게 병 주고 약 주는 것이 기독교입니까? 죄책감을 많이 가지라고 자꾸만 강요하고 나서,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이제는 용서받았다.”라고 말하는 것이 기독교입니까? 아닙니다! 여러분, 죄책감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영혼의 동물이라는 것, 인간이 양심의 동물이라는 올바른 표지판인 것입니다. 죄책감을 갖는다는 것은 마치 육체의 고통을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이 뜨거운 불에다가 손을 갖다 대는데 손이 고통을 알지 못하고 그대로 있다면 그것이 과연 좋은 손가락입니까? 그것이 과연 좋은 육체입니까? 여러분의 눈에 티끌이 들어오는데 멀쩡해 가지고 아프지도 않은 줄 알고 가만히 있으면 이 눈이 온전한 눈입니까? 따가워서 눈을 깜박거려야 그 눈이 온전한 눈이 아니겠습니까? 한센병 환자의 고통이 무엇입니까? 고통이라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여기지 않는 데에 그들의 고통이 있는 것입니다. 위험한 것을 만져도, 위험한 자리에 있어도, 몸이 상해도 아프지 않은 것, 그것은 행복이 아닙니다. 그 자체가 병에 걸린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어떨까요? 자기가 죄를 지었는데도 죄책감이 없는 것, 그게 행복한 것일까요? 세상의 심리학자들은 “기독교는 왜 자꾸만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느냐? 죄책감을 없이하면 인간이 행복해지는데….”라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 그렇다고 행복해질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고통스러운 육체적 통증이 인간의 육체에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정신적 영혼의 통증이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사람이 되는 첩경입니다. 죄책감이 있을 때, 그리고 내적인 아픔을 경험하게 될 때, 그 사람은 변화될 수 있고 성숙될 수 있고 하나님께서 쓰실 만한 믿음의 사람으로 설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 여러분 마음속에 죄책감과 죄의식이 생기면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아! 아직도 내 영혼이 건강하구나!’ 그런데 여러분, 나쁜 짓을 했는데도 죄의식과 죄책감이 안 생기면 그때는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때는 회복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여러분, 죄책감, 그리고 죄의식은 우리를 하나님을 향해서 나아가게 합니다. 필립 얀시는 『내 눈이 주의 영광을 보네』라는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죄책감이란 하나님께 책임을 져야 하는 도덕적 존재로서의 우리의 위치를 상기하게 한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혹 잘못된 죄책감에서는 벗어나야 합니다.
마르틴 루터는 초기 수사 시절에, 조금만 뭔가 잘못한 것 같으면 그냥 모든 것을 시시콜콜하게 자기 선배 수사에게 갖다 바쳤다고 합니다.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그렇게 고해성사를 하니까 선배 수사가 이제는 그만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루터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여보게! 하나님께서 자네에게 화나신 것이 아닐세. 가만히 보니까 자네가 하나님께 화를 내고 있구먼.”
여러분, 잘못된 죄책감은 언제나 버려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얼굴이 밝아야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가 죄책감을 갖고 회개하면서 하나님 앞에 나왔을 때 하나님께서 은혜로 우리 죄에 대한 용서를 허락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죄의식은 갖되 용서의 기쁨으로 감격스럽게 우리의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 믿음의 사람들의 모습인 것입니다. 우리의 신체가 통증을 통해서 다친 곳, 연약한 곳을 고쳐 달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우리가 죄책감을 갖고 고통 받고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 이 연약한 부분을 고쳐 주시옵소서.”라고 하는 외침, 그것은 영적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하나님의 역사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회개하면서 용서의 기쁨을 갖고 이 땅에서 사는 축복을 누려야 하는 것입니다. 은혜란 회개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회개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위대하고 큰 것인지 우리가 깨달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교회란 어떤 곳일까요? 의로운 사람이 모이는 곳일까요? 아닙니다! 의롭지 않다고 스스로 여기는 사람들이 주님 앞에 무릎 꿇는 공동체가 교회인 것입니다. 성자는 죄를 짓지 아니하는 그런 거룩한 사람일까요? 아닙니다. 자기가 죄인인 것을 고백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품성에 매일매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사람이 성자인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이 놀라운 은총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중에 천국에 가면 아마 세 번 놀라게 될 것이다. 첫째는, 저 사람은 꼭 천국에 갈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천국에 없어서 놀랄 것이고, 두 번째는 저 사람은 천국 근처에도 못 갈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천국에서 만나서 놀라게 되고, 세 번째는 ‘나 같은 죄인이 하나님께 회개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천국에 이르게 되었으니….’라고 생각하면서 놀랄 것이다.”라고 합니다. 이것은 정말 놀랍고도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공로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성품이 잘나서 가는 것 아닙니다. 우리의 연약한 모습을 주님 앞에 고백하면서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열매가 없는 무화과나무를 잘라 버려라!” 그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주님! 일 년만 참아 주세요. 제가 다시 심고 거름을 줄 것입니다. 일 년 후에는 이 사람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면서 하나님과 이웃 앞에 잘못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하시고,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받으며 우리에게 주어진 2005년을 또다시 살 수 있는 축복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희 같은 연약하고 완악한 사람들을 주님께서 친히 불러 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세워 주신 것 감사합니다. 저희의 마음이 무뎌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의 영혼의 생각이 늘 정결하게 하셔서, 죄에 대해서 민감하게 하시고 죄의식을 갖게 되면 주님 앞에 나와 용서 받게 하옵소서. 이 용서 받은 기쁨으로 저희의 인생을 감사하면서 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