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짜 : 2004. 12. 12

제목 :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본문 : 요한복음 4장 5 ~ 14절

말씀 : 김지철 목사

어느 의과대학 교수가 의대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한 부부가 있는데 남편은 매독에 걸려 있고 아내는 심한 폐결핵에 걸려 있다. 이 가정에는 자녀가 넷이나 되는데 첫째 아이는 장님이고, 둘째 아이는 몸이 허약해서 일찍 죽었고, 셋째 아이는 장님에다가 벙어리이고, 넷째 아이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 결핵환자인데 앞으로 얼마 더 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는 현재 새롭게 다섯 번째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에 그 어머니는 어떤 결정을 해야 될 것인가?”
그랬더니 대뜸 한 학생이 소리쳤습니다. “그러면 낙태 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듣자 교수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한다? 그럼 자네는 방금 베토벤을 죽였다네.”
베토벤의 삶 자체는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가난했고, 실연도 당했고, 병고에 시달렸던 베토벤은 스물여덟 살 때 청각이 마비되면서 자살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쓴 유서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내가 죽음을 생각했을 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나를 붙들어주었다. 문득 하나님께서 내게 명령하신 일을 다 끝내기 전에는 이 세상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 손을 통해 태어나야 할 음악들, 그것을 생각하면 나는 지금 내 비참한 삶을 견뎌낼 수 있다. 나는 하루하루 내 마음의 인내를 새로 쓰고 있다. 나의 예술 열정이 활활 타오르기 전에 죽음이 닥쳐온다면, 나의 운명이 아무리 무자비할지라도 나는 맞서 싸울 것이다. 언제든지 나는 용감하게 그를 맞이하리라.” 어떻게 보면 유서 같지 않고 새롭게 삶을 살기로 한 결단문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베토벤처럼 자기 인생의 한계와 비애를 느꼈던 사람이 우리 주위에 한두 사람이 아닙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읽어 드린 이 말씀에도 고통 받는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이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와 요한복음 3장에 나오는 니고데모의 이야기는 아주 대비가 잘 되는 본문입니다. 요한복음 3장에 나오는 니고데모는 남자입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여인은 여자입니다. 니고데모는 명백한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여인은 이름도 없습니다. 니고데모는 밤에 몰래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여인은 대낮에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니고데모는 종교적으로 흠이 없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던, 당시의 종교적?정치적 지도자였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여인은 어느 누구도 돌보지 않는 비천하고 조롱받는 여인이었고, 종교적으로도 피해를 당하고 있던 여인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이 사마리아 여인에게는 자랑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녀의 이마에는 명백한 낙인이 찍혀 있었습니다. 어떤 낙인이 찍혀 있었을까요? “너는 사마리아인이다. 너는 유대인과는 전혀 다른 혼혈족이다. 종교적으로 우상을 섬겼던 사마리아 백성들이다.” 주전 700여 년 전, 이스라엘이 앗수르(앗시리아)에게 패망하면서 앗수르 사람들이 사마리아 지역을 점령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마리아 지역의 유대인들의 종족적인 순수성이 파괴당하게 되고, 종교적인 의미에 있어서 하나님을 섬기는 여호와 신앙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보기만 하면 마치 개를 보는 것처럼, 마치 돼지를 보는 것처럼 멸시했고, 인간 취급을 도무지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면서부터 사마리아인이었던 이 여자는 세상 사람들에게, 더욱이 유대인들에게 멸시를 받았던 비천한 존재였던 것입니다.
또 하나, 이 사마리아 여인이 갖고 있었던 팻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50년, 100년 전만 해도 여자가 갖고 있는 위치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2,000년 전에 여자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었겠습니까? 바리새인들이 기도할 때마다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나는 이방인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합니다. 나는 죄인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합니다. 나는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합니다.” 여자로 태어난다는 것이 죄였습니다. 여자로 산다는 것이 죄인의 삶이었습니다. 여자로 산다는 것은 남자들에게 조롱받는 삶을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자는 가정의 족보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사람을 셀 때에 여자는 숫자에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남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 목록 중의 하나가 여자들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인이 갖고 있었던 당시의 아픔이란 굉장히 크고도 힘겨운 것이었습니다.
길가에서 여자가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유대인의 아버지가 길을 가다가 딸아이를 만나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던 시대가 바로 당시의 시대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대에서 버림받은 여자, 고통 받고 있는 그 여자에게 예수님은 아주 파격적으로 다가가십니다. 사회적 관습과 질서를 깨뜨리는 그런 행위를 예수님은 보여 주십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가볍게 이 질서를 깨뜨리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인이 불쌍하기 때문에, 세상의 질서보다 여인의 가슴에 맺힌 한이 너무나 큰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예수님은 이 여인이 갖고 있는 타는 목마름을 눈여겨보시면서 이 여인에게 새로운 삶을 보여 주시려고 다가오십니다.
오늘 본문에 의하면, 예수님을 만난 시간이 제6시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해뜨는 때부터 시간이 시작되어 그것을 해질 때까지 열둘로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계산하여 제6시면 바로 정오, 한낮이었던 것입니다. 사막 지대에서의 정오란, 뙤약볕이 내리쬐는 숨이 콱콱 막히는 열기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열두 시가 되면 바깥에 나오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집에 있는 이 시간에 이 사마리아 여인은 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여인은 버려진 여인이었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여인이었습니다. 친구도 없는 여인이었습니다. 외로운 여인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행실이 부정하다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던 여인이었습니다. 어쩌면 몸을 파는 창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삶의 곤고함에 찌든 여인이 바로 이 사마리아 여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이 여인을 만나시고 접근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성경에 보면 많은 유대인들이 사마리아를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지름길인데도 불구하고, 개와 돼지 같은 그런 사마리아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 우회도로를 거쳐서 예루살렘에서 갈릴리까지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은 일부러 이 사마리아라는 길을 통과해야겠다고 마음먹으시고 길을 가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마리아인들에게도 하나님의 복음을 증거하시고 싶다는 예수님의 열망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좋은 사람들에게만 전도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만 전도하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보여 주신 삶의 태도는, 오히려 세상 사람들은 미워하고, 세상 사람들은 조롱하고, 세상 사람들은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그런 사람들도 포용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들도 하나님의 사람들로 세움 받기를 예수님은 참으로 소원하셨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자들이 먹을 것을 사러 간 사이에 예수님은 홀로 피곤하여 우물곁에 앉아 계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물을 길러 온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여인은 우연히 이 우물가를 찾아온 것이지만, 그 우연이 이 여인에게 운명을 바꾸는 놀라운 필연을 낳았습니다. 우리 주님은 이 여인의 우연을 하나님께서 간섭하시고, 도우시고, 마음속에 기쁨과 감사를 주시는 새로운 삶의 기회로 바꿔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물가로 다가온 그 여인과 대화를 나누십니다. “내게 물을 줄 수 있겠소?” 정중한 말씀이었습니다. 따뜻한 말투였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그런 말이었습니다. 이 여인은 여태까지 남자에게 이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 자신은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나를 이용하려고만 했지 나에게 진정으로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은 없었다.’고 자기 삶을 되돌아봅니다.
“물 좀 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이 여인에게 두 가지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나는 놀라움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의아심입니다. ‘어떻게 유대인인 남자가 내게 이런 요청을 할 수 있을까?’ 그녀는 깜짝 놀랍니다.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은 상종을 안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나에게 이야기를 합니까?”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나를 개나 돼지처럼 취급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동안 수없이 받았던 차별, 수없이 받았던 경멸의 눈초리가 예수님에게도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여인은 묻고 있습니다. 이 여인은 늘 닫힌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자기 모습을 보여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여인은 유대인들에게만 상처 난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남자들에게 상처를 받고 있었습니다. 남자들을 불신합니다. 남자들은 다 탐욕의 동물처럼 생각됩니다. 남자들은 다 정욕의 노예들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한 인간을 접근하는 법은 참 놀라운 것입니다. 예수님도 목마릅니다. 예수님이 “목마르다.”고 하신 말씀이 요한복음 19장 28절에도 나옵니다. “내가 목마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면서 하신 말씀도 “목마르다.”고 하신 말씀입니다. 육체적으로 목이 마르고, 그래서 도움을 청하는 예수님에 대해서 여인은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런 대화 속에서 예수님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요 4:10)
이 여인이 갖고 있었던 최대의 관심은 물이었습니다. ‘매일매일 대낮에, 아무도 없을 때에 이렇게 혼자 물 길러 오는 것, 이제 그만 두었으면 좋겠는데…. 이것 때문에 얼마나 내 인생이 지쳐 왔는가?’ 극도의 소외감 속에 있던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겠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들려왔을 때, 이 여인의 귀가 틔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수님은 이 여인이 갖고 있는 눈높이로 함께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나도 목마르다. 너도 목말라하며 여태까지 살아오고 있지 않느냐? 나도 너의 심정을 안다. 그러나 네가 목마른 것은 육체의 목마름 때문이 아니라 영혼이 목마름 때문이다. 네 정신의 목마름이다. 아무리 물을 먹고 또 먹어도 그 영혼에 평안이 없는 목마름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주님은 다가오고 계십니다.
우리 몸의 60～70%가 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물의 1～2%가 부족하게 되면 사람들은 갈증을 느끼면서 목마름을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 5%가 부족하면 인간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10%가 부족하면 생명이 위독하게 된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정말로 물이 귀한 사막지대입니다. 우리나라는 물이 너무나 풍성해서 물이 귀한 줄을 모릅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한번 가 보시면 물이 바로 생명임을 알게 되실 겁니다. 4월이 지나서 5월부터 건기가 되어서 한 6개월 이상, 10월이 될 때까지 물이, 비가 쏟아지지 않습니다. 한 방울의 비도 쏟아지지 않는 이 건기 속에서 물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생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이 없으면 모든 초목이 타들어 갑니다.
여러분, 시편 1편에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복 받은 나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물이라는 것은 곧 생명이다. 물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고, 물이 없는 곳에 죽음의 자리가 있다.’ 그런데 예수님은 바로 이러한 물로 사마리아 여인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여인은 깜짝 놀라면서 마음에 기쁨을 갖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여 그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요 4:15) 예수님의 말씀에 많은 관심을 갖고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때 예수님은 이 여인이 영적인 부분에서, 그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한마디 하십니다. “네 남편을 불러 오라.” 이것은 이 여인에게 또 한 번의 충격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건 사실만으로도 충격이었는데, 한걸음 더 나아가서 좀 관심을 갖고 생수를 얻으려고 하니까 “너의 남편을 불러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여인의 마음속에 맺혀 있던 상처를 예수님이 건드리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감추고 싶었던 내면,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던 그런 상처와 아픔을 예수님이 직접 건드리시면서, 이 여인이 영혼에 목말라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사마리아 여인은 아마 영혼이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인은 그냥 담백하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남편이 없습니다.” 아마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좀 쉬운 말로 해 주세요. 그냥 편한 말로만 해 주시면 안 됩니까? 제가 갖고 있는 상처 좀 건드리지 좀 말아 주세요. 제가 갖고 있는 죄악 좀 말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갖고 있는 문제는 제가 처리할 테니까 조금 위로해 주시고, 제게 물 좀 주시고 그냥 가 주세요.’
여러분, 심각한 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사실은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교회에 가면 그냥 즐거운 말씀 한마디 듣고 그냥 가게 해 주세요. 뭐, 심각하게 죄 문제 이야기하지 마세요. 상처 받은 것, 한 맺힌 것 이야기하지 말고 그냥 제가 갖고 있는 여태까지의 어두움, 잠깐 잊고 잠시 즐기다가 가게 해 주세요.’ 그런 마음으로 예수님 앞에 이 대답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더 깊숙이 여인의 상처를 파고듭니다. 곪아 있는 곳에 메스를 대고 터트리고 싶어하십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남편이 없다 하는 말이 옳도다 너에게 남편 다섯이 있었고 지금 있는 자도 네 남편이 아니니 네 말이 참되도다”
여러분, 이 여자는 어떤 여자였을까요? 남편을 다섯이나 갈아 치운 여자, 새로운 남자와 연애하고 있는 정욕이 가득 찬 그런 여자였을까요? 아닙니다. 당시에 이혼이라고 하는 것은 여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자들이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이 이혼이었습니다. 오히려 이 여인은 다섯 남자한테 쫓겨난 여자였습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 남자한테도 언제 쫓겨날지 모를 위험에 빠져 있는 그런 여자였습니다. 자신에게 육체의 목마름뿐만 아니라 영혼의 목마름도 있다는 사실을, 예수님은 이 여인을 만나면서 깨우쳐 주신 것입니다. 여인이 이 영혼의 목마름 때문에 여태까지 거짓 생수를 찾아서 방황하고 있지 않았는지를 지적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섯 남자를 만났어도 네 마음이 흡족하지 않지 않았느냐? 여섯 번째 남자를 만나도 네가 남자들에게 인기를 많이 얻어도, 마음속에는 결코 위로와 평화가 없는 것이 네 인생이 아니었느냐? 너는 지금까지 타는 목마름으로 네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느냐?”고 묻고 계신 것입니다. 이 여인은 잠시 쾌락을 누렸겠지만 내면에는 오랫동안 인고의 생활을 해 왔던 것이 분명합니다.
여러분, ‘참을 인(忍)’자를 아실 것입니다. 한자에 보면 참을 인(忍)자에 칼 도(刀)가 있고 거기에 한 획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칼날 인(刃)자입니다. 이 칼날 인(刃)자에 무엇이 들어가 있습니까? 마음 심(心)자가 들어 있습니다. 마음(心) 위에 칼날(刃)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게 참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참을 때마다 그 마음의 위에는 그렇게 강한 칼날이 놓여 있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이 여인은 지금까지 아파하면서 살았습니다. 고통스럽게 살았습니다. ‘이것이 내 팔자려니…. 누가 내 인생을 고쳐 줄 수가 있을 것인가?’ 그런 아픔을 갖고, 마음속에 타는 목마름을 갖고 있었지만 해결할 길이 없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여인이었습니다. 바로 그 여인 앞에 예수님이 찾아오신 것입니다. 사랑으로 찾아오셨고, 은혜로 찾아오셨고 영혼의 목마름을 채워 주기 위해서 찾아오셨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지금까지 찾아 다녔던 생수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서 그렇게 달려들었던 그 생수가 정말 생수였습니까? 아니면 거짓 생수였습니까? 쾌락의 생수를 찾아본 적은 없었습니까? 돈 벼락이라는 생수를 찾으려고 혈안이 된 적은 없었습니까? 권력이라는 생수를 향해 줄기차게 쫓아 왔지만, 마음속에 있는 영혼의 목마름이 해결되지 않아서 고통 받고 있는 우리들은 아니었습니까? 예수님을 발견하고 만나지 못하면 인간에게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로서 우리에게 진리로, 생명으로 다가오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아픔을 지시고 대신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시기 전까지는 우리 마음속에 목마름이 계속 있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류시화라는 사람의 인도 여행기인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중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의 30cm밖에 안 되는 거리입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데 어떤 사람은 평생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머리까지는 왔는데, 거기서 멈추어 영혼이 갈급한 사람은 없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심장으로, 영혼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은 없습니까? 너무 머리에 오랫동안 담아 두지 말고 가슴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가슴으로 생수를 경험하고, 가슴으로 진리를 경험하고, 가슴으로 생명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우리를 자유하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우리에게 기쁨과 감사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머리 속에 30년이 아니라 50년 동안 간직하고 있어도 우리 영혼의 목마름은 계속되는 것입니다.
성 어거스틴은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육체적, 정신적, 영적인 방황을 끝내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 당신은 자신을 위해서 우리를 지으셨기에 우리의 마음이 당신에게 안식될 때까지는 평안을 누릴 수가 없었나이다.”
주님 앞에 나아와 생명수를 받아 마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말씀, 주님의 성령, 주님의 생명으로 우리를 채워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슬퍼하고 상처 입었을 때, 주님이 우리의 친구가 되십니다. 우리가 신음하고 통곡할 때, 주님이 우리 옆에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너무 홀로 오랫동안 상처 때문에 고통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머리까지만 와서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마시고,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모시면서 목마르지 않는 생명수, 영혼 속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기쁨과 감사를 누리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 아침에도 생명수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저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주님께서 친히 만나 주시고 그 속에 상처 난 것을 주님께서 치유해 주시며, 목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각 사람의 마음속에 부어 주시옵소서.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안, 세상이 주지 못하는 위로를 저희 마음속에 경험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게 하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