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짜 : 2004. 10. 31

제목 : 성령의 교회(5) : 자유와 해방을 창조하는 교회

본문 : 누가복음 4장 16～21절

말씀 : 김지철 목사

개신교 기독교를 프로테스탄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는 ‘항의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저항 세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에 대해서 저항한다는 뜻일까요? 마르틴 루터가 95개조의 논제를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걸어 놓았을 때, 가톨릭 교회를 향해서 그는 저항의 깃발을 들게 됩니다. 하나님보다 우위에 서 있는 독선적인 교황주의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기초하지 않는 잘못된 교리주의에 대해 저항했습니다. 면죄부를 팔아 돈을 벌고 있는 교회의 부패상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고행과 고난을 강조함으로 믿음과 은혜의 기쁨을 빼앗아가는 공적주의에 대해 저항했습니다. 이것은 유럽과 세계 역사의 변혁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 사건이었습니다.
종교개혁, 그것이 지닌 의미가 무엇일까요? 불의에 대한 항의입니다. 억압과 협박에 대한 항의입니다. 거짓됨에 대한 항의입니다. 불신앙과 잘못된 관습에 의한 항의라고 이야기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을 인간 마음대로 농락한 거짓 종교성에 대한 항의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하여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일까요? 이 항의는 어쩌면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우리 교회에게 보내 주시는 꾸중이고 경고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항의하십니다. “네가 예배드리고 있는데, 네가 드리는 예배는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네가 갖고 있는 잠깐의 위로를 위해서 예배를 드리는 것인가? 네가 찬양을 하고 있는데, 네 찬양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네 영혼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찬양인가? 아니면 너 자신이 기뻐서 그냥 부르는 찬양인가?”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자와 듣는 우리를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항의하십니다. “네가 선포하는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설교인가? 아니면 회중의 귀를 즐겁게 하는 그런 엔터테인먼트인가? 너는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 계신 말씀으로 듣고 아멘으로 응답하며 나아가고 있는가?” 헌금을 드리는 우리에 대해 항의하십니다. “내가 돈이 없는 가난뱅이냐? 내가 먹을 것이 없는 그런 존재인가?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내 것이거늘, 네가 아까워하면서 헌금을 내느냐?” 이렇게 우리에게 항의를 하십니다. 세상에서 소금과 빛으로 산다고 하는 우리를 향해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항의하십니다. “너희 빛은 도대체 어디에 가 있는가? 네가 갖고 있는 짠맛은 어디에 갖다 버렸는가?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다시 한 번 나를 위해서 새롭게 변화되지 않겠느냐?” 우리 하나님께서는 오늘 이 시간에 우리를 향해서 그렇게 요청하십니다.
종교개혁 기념주일이라는 것은, 우리 신앙인과 교회를 향해 하나님께서 항의하고 걱정하고 꾸중하고 계시다는 그 사실을 깨닫는 그날입니다. 우리 신앙이 어쩌면 회칠한 무덤같이 내용은 없고 형식만 차 있는 그 모습을 우리 스스로 확인하는 날입니다. 남을 사랑한다고 하는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손과 발이 따라가지 않는, 하나도 손해 보려고 하지 않는, 입술만 사랑하는 우리의 사랑이 아닌가 하는 것을 깨닫는 그날인 것입니다. 우리의 예배가 두려움과 떨림이 없이 그냥 몸만 앉아서 자리만 메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나님께 조용히 자성하며 회개하는 날이 바로 종교개혁주일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뜻입니다. 무신론자인 철학자 니체가 “당신은 왜 그렇게 그리스도인들을 부정적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도대체 예수 믿는 사람들이 눈곱만치라도 구원받은 사람들처럼 보인다면 나는 그들의 구원을 믿을 것이다.”
여러분, 이 비난과 조롱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러나 이 비난과 조롱 속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아니 교회가 거꾸로 기대를 받고 있다는 역설적 표현이라 해도 괜찮은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세워 줘야 되지 않느냐? 당신이 믿고 있는 진리가 바로 세워져야 되지 않느냐? 당신의 구원의 기쁨이 진정한 구원의 기쁨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우리에게 질문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오늘의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오늘의 교회에서 다시 하나님 앞에서 변화되어야 할 것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계시는 성령의 역사가 있습니다. 변화와 개혁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성령의 역사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께서 나사렛에 등장하셨을 때, 예수님은 그 시대의 어둠과 죄악을 인식하시면서 마음속에 아파하셨습니다.
본래 위기라는 것은 위기라고 느끼며 알 때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위기인 줄도 모를 때 그때가 진정한 위기인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그것을 보시면서 성령 충만을 받으셔야 했고, 성령으로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는 능력을 얻으셔야 했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능력과 충만함을 갖고 나사렛에서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 도착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회당에 들어가서 읽은 첫번째 말씀이 오늘 읽었던 누가복음 4장 18절 이하의 말씀입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것은 구약 이사야 61장 1절의 인용입니다. 바로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시작이 성령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가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갇힌 자에게 자유케 함을, 눈먼 자가 눈을 뜨게 하는 놀라운 치유와 자유와 해방의 역사가 바로 성령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예수님의 선언인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개혁이라는 말을 수없이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종교 안에서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되는 것일까요? 나일까요? 우리일까요? 교회일까요?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성령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개혁의 대상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개혁의 대상이다. 그리고 교회도 개혁의 대상이지 아직 교회가 주체가 되지 못한다.” 그렇게 먼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진정한 변화와 개혁의 주체는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말씀합니다. 예수님이 개혁의 주체이십니다. 성령께서 변화의 주체이십니다. 바로 그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로 하여금 참된 개혁 속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모습을 보이시겠는가? 그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그것은 뭘까요? 교회란, 은혜가 넘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만으로 만족하게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병든 자에게 치유를, 갇힌 자에게 자유와 해방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기독교가 갖고 있는 최고의 역설이면서 그 속에 진리의 복음이 들어 있는 내용인 것입니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되고 포로 된 자에게 자유가 전파되면서, 높아지려고 하는 자는 낮아지고 오히려 낮아지는 자를 하나님께서 높이 세우심으로 하나님만이 하나님이시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교만한 자는 내리치시고 겸손한 자는 귀히 여기시는 우리의 하나님, 지혜 없는 자는 지혜롭게 하시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는 자들은 미련하게 하시는 그 하나님의 역사 속에 우리 모든 인간들은, 나 자신이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고 내가 모든 능력을 갖고 있는 주체가 아니고,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이끌어 주시는 우리의 만군의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 신앙적인 역설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를 반성하게 하고 자기를 회개하고 홀로 높아지려고 하는 교만과 오기를 무너뜨리게 하는 것입니다. “나는 피조물이고 나는 연약한 자이며, 나는 갇힌 자이고 나는 가난한 자이고….” 하나님께서 갖고 계신, 인간을 무너뜨리는 힘,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 온전히 예배드리게 하고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이런 놀라운 은총의 자리에 들어선 것을 깨닫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예배의 대상이십니다.
여러분,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마르틴 루터의 출발이 어디이며 핵심이 무엇인가요? 그의 모토는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배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짓되게 높아진 자들은 교황이라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추기경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주교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이외에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이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부르짖었던 그 중심 사상인 것입니다. 하나님께만 예배드리는 교회, 하나님의 은혜로만 만족하는 교회 속에서 인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공동체의 변화가 일어나고 그 사람이 살고 있는 그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 역사가 변화되게 됩니다. 우리가 잘난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많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은혜라는 사실을 깨닫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는 그 자리에 사랑도 나타날 수 있고, 기쁨도 나타나고 평안도 나타나고 화해의 역사도 나타나고, 그 모든 것들을 그리스도로 묶어 내는 믿음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바로 이런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두 번째 나타나는 삶의 회복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을 베푸는 삶의 회복인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신앙은 동시에 은혜와 사랑의 종교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그 모든 차별을 기독교 신앙은 극복하게 합니다. “가난한 자도 부자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다. 남자도 여자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다. 나이든 노인도 어린아이도, 얼굴 색깔이 하얗거나 까맣거나 누렇거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다.”라는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의 공동체를 우리에게 허락해 줍니다. 문화적인 차이, 종교적 전통의 차이, 사회적 차별성의 차이, 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극복되는 것, 그래서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약속해 주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여러분, 이 복음은 오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수를 믿으면 획일적 집단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붕어빵처럼 똑같은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하는데, 결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각자의 갖고 있는 달란트를 귀히 여기면서, 그러나 그것이 남을 조롱하는 나의 교만이 되지 않도록 사랑하며 섬기며 나누는 믿음의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이 우리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참된 모습인 것입니다. 우리는가 이것을 위해서 가장 작은 것에서부터 변화와 개혁을 시작해야 합니다.
중증 정신장애인을 돌보며 여기에 헌신한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당신이 이렇게 사랑하고 헌신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그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장애인들을 보면서 저는 나를 보았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의미 있는 일을 내가 하고 있구나.……그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전혀 할 수 없었던 일, 그러나 그것을 기쁨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인간의 고통에 대해서 더 깊이 반응하게 되었습니다. 내 안에서 남을 돕고자 하는 열망이 생겨나는 것을 봅니다. 나도 누구에겐가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보잘 것 없는 성취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사람을 대할 때도 관대해졌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문제들이 이젠 중요치 않게 되었습니다. 불완전한 나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미움이나 힘보다는 사랑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르쳐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러분, 한 인간이 변화되는 것, 공동체가 변화되는 것이 거창한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갖고 있는 주님에 대한 사랑으로써 나보다 연약한 자, 고통 받는 자를 보며 현실에 참여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삶의 은총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를 우리는 알게 됩니다. 얼마 전에 장로님들과 함께 한국에 순교의 피를 흘렸던 순교자들의 유적지를 방문하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수 애양원에서, 미국 선교사들이 사랑으로 나병 환자들을 돌보면서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증거해 주는 그 모든 사진들과 그 기구들을 보면서 ‘아! 저들에게 귀한 사랑이 있었구나!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하고 느꼈습니다. 그 먼 곳 외국에 와서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 나병 환자들을 고치고 치유했던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목회 사역을 하셨던 손양원 목사님, 그는 자기 아들을 죽인 원수를 아들로 삼으신, 그래서 “사랑의 원자탄”이라고 칭호를 받는 그분이 갖고 계신 삶의 모습들을 그의 유품들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아! 사랑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한 사람이 사랑하므로 그 공동체가 변화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너무 거창한 구호, 거대한 팻말에 관심이 있는데 자기의 그 몸을 내놓고 사랑한 그 모습, 그것이 저 자신의 마음을 감격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글 하나가 있어서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부흥회를 가면서 그의 마음속에 이런 다짐을 하면서 갔다고 거기 쓰여 있고, 자기가 부흥회를 시작하기 전마다 읽었던 그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지능, 지혜를 의뢰하고 나의 지식을 믿지 말 것! 주님을 나타내지 않고 자기를 나타낼까 삼가 조심할 것! 성경 원리 잘 모르고 내 지식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 간증 시에 침소봉대하며 거짓말 되지 않게 할 것! 나도 못 하는 것을 남에게 무거운 짐 지우게 하지 말 것! 내 한마디 말 중 생명의 생사 좌우 관계에 있음을 깊이 알고 말의 조심, 말의 열심, 말의 충성도 다할 것! 이 한 시간, 내 성경 말씀 한마디에 사람의 생사가 영원히 좌우되는 것을 잘 생각해야 한다. 지옥에서 끌어올리게도 끌어내리게도 되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음식과 물질에 대한 말을 하면서, 아마 부흥회를 다니면 사람들이 음식을 대접하지 않았겠습니까? 자기가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님 대신 받는 대접이니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살펴라. 배를 위하여, 입맛을 위해서 먹지 말고 일하기 위하여 먹어라. 물질 선물에는 하등의 관심을 두지 말 것이라.” 그러면서 마지막 결론에 이렇게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오! 주여. 이 한 시간, 주 앞에서 범죄 되지 말게 해 주시고 사람 앞에 비 없는 구름같이 은혜 못 끼치고 돌아갈까 주의하게 하소서. 또 내 생의 유일한 참고서는 오직 성경 66권이 되게 하시고 교수의 지능은 오직 기도가 되게 하소서, 아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그 역할에서부터 자기를 다시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뜻대로 순종할 수 있는 그 자리가 변화의 자리이고 개혁의 자리이고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나고 있는 그 자리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작은 길, 그곳에서부터 개혁이 시작됩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시고 우리 같은 사람을 이렇게 모이게 하시면서 하나님은 굉장한 모험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나 같은 죄인이 제대로 할까요? 그런데도 우리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죄인들이 모인 이 교회가 제대로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사를 감당할까요?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교회에 이 놀라운 사명을 맡기십니다. 여러분, 엄청난 모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때로는 미워하기 잘하고 때로는 거짓말하기 잘하고, 때로는 남에게 상처 주길 잘하고, 때로는 독선으로 가득 차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하나님 나라를 맡기시고, 세상 사람을 사랑하는 법, 그 마음을 우리에게 맡기신 하나님, 그 하나님께서 주신 그 마음을 우리가 간직하면서 이 시대 속에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늘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개혁자가 되기 전에 나 자신이 개혁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너 이런 거 바꾸어라.” 하고 나를 꾸중하시는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내 속에 거짓이 있으면서, 내 속에 상처와 갈등과 미움이 있으면서 세상을 향해 나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너 먼저 바꿔져라. 너 먼저 회개하라. 너 먼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라. 그렇게 될 때 내가 너를 세상에 빛으로 세상에 소금으로 나가게 할 것이다.”
여러분, 이 일을 하기 위해서 간직해야 할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은혜를 받고 하나님만으로 만족하며 예배를 드릴 줄 아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먼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왜? 자신이 개혁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하나님, 제 모습 이대로 나왔습니다. 제 허물 이대로 갖고 나왔습니다. 저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그렇게 하나님께 용서를 받은 저는 이제부터 저 자신과 제 가정과 교회와 이 민족 사회 속에서 개혁자로 나서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자유와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이 해방의 역사를 갖고 세상을 향해서 나아가는 그것이 오늘 저희에게 주신 은혜요, 주님의 뜻입니다.”
오늘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불이 타오르려면 불꽃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위가 따뜻해지고 밝아집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이 시간 주님의 말씀으로 성령께서 여러분들과 함께 거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안에 성령의 불꽃이 심어졌습니다. 비록 예수님만큼 큰 성령의 불꽃은 아닙니다. 아주 작은 불꽃입니다. 그러나 그 불꽃이 살아 있기에 이 불꽃이 가는 곳에 빛이 비춰질 것입니다. 따뜻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의 역사가 나타날 것입니다. 화해가 나타날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자유케 하시는 믿음의 역사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그때 나도 변하고 우리도 변하고 가정도 변하고 우리 사회도, 우리 교회도, 우리 민족의 역사도 바뀌는 그날을 우리가 바라보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꿈이며 비전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은총을, 하나님의 역사를 맡겨 주셨습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종교개혁주일을 저희들이 기념하면서 하나님께서 저희를 향한 꾸중과 저희를 고치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습니다. 주님, 저희가 얼마만큼 죄인이고 얼마만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은 어리석은 사람들인지를 압니다. 주님, 저희의 완악함을 용서해 주시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주의 성령 위에서 거듭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주님께서 맡겨 주신 것을 가지고 작은 불꽃이 되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게 하시옵소서. 사랑의 불꽃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어둠을 비추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