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짜 : 2004. 07. 25

제목 : 억압에서 해방되는 날

본문 : 누가복음 13장 10~17절

말씀 : 김지철 목사

미국의 TV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의 이름을 여러분 모두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미국, 나아가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아마 그녀가 진행하는 토크쇼도 한두 번쯤은 보셨을 것입니다. 매번 일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 토크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녀의 토크쇼가 인기가 있을까요? 오프라는 흑인 여성입니다. 인기가 있는 이유는 그의 어린 시절의 삶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사생아로 태어났습니다. 생활고로 어머니가 키울 수가 없어서 외할머니의 손에 자라면서 신앙을 전수받았습니다. 또 어린 시절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불우한 시절의 아픔을 지녔던 이 여인이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그 가난함,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대담자와 함께 털어놓습니다. 때로는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때로는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감정적으로 이런 공감을 마음껏 쏟아 붓고 있습니다. 고통 때문에 남몰래 부르짖던 대담자들이 오프라와 함께 대화하면서 ‘나만 이렇게 외로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이 토크쇼의 장점이요, 오프라 윈프리의 장점입니다. 그녀는 대담자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면서 이렇게 자기의 성공을 표현합니다. “저의 토크쇼에 출현하는 분들은 마치 저를 친구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저를 그렇게 대하죠. 그건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아마도 제가 철저히 저 자신일 수 있는 것이 그 비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친구가 되는 것만큼 감성적으로 가까이 다가서는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여러분, 지금 이 시간 다시 우리 자신을 생각해 봅시다. 주의 날 아침, 이 이른 소중한 시간에 우리가 왜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친구가 되시며, 우리의 아픔에 동참하시고, 우리의 상처 난 부분을 친히 만져 주시는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오늘도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와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친구가 되신 예수님, 우리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시는 예수님, 우리의 삶 그 모습 그대로 우리를 껴안으시고, 우리의 상처 난 부분을 친히 만지시는 우리의 예수님, 이런 예수님의 모습은 과연 파격적이고 놀라운 모습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기 나름대로 인간을 보는 방식이 있습니다. 한번 고정된 인간 이해를 가지게 되면 좀처럼 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나보다 연약한 사람, 나보다 못난 사람, 나보다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머리에 한번 입력을 시켜 놓으면 전혀 그 대상에 대한 인상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인간들이 가진 사람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미 확정을 짓습니다. ‘저 사람은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야. 저 사람은 변화되지 않는 사람이야. 저 사람은 나하고는 상관없는 사람이야.’ 하고 확정짓고 그것을 자기의 머릿속에 꼭 입력시켜 놓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그렇지 않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에게 접근하십니다. 변화될 사람이라고 기대하십니다. 치유될 사람이라는 믿음을 그 마음속에 품고 계십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예수님의 그런 모습이 나타납니다. 인간적이고, 따스하며, 친구와도 같고, ‘당신은 변화될 수 있다. 당신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하는 그런 마음으로 예수께서 이 여인에게 접근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이 날도 안식일을 맞아 회당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아마 구약의 말씀을 읽고 이를 해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가르쳐 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눈에 먼저 들어온 사람은 예수님 앞에 자랑스럽게 앉아 있는 유대인들, 특별히 남자들이 아니었고, 회당 저 구석 뒤편에 조용하게 앉아 있는, 그것도 허리도 펼 수 없어 쪼그려 앉아 있던 이 여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로 눈길이 돌아갔습니다.
이 여인은 어떤 여인이었을까요? 이 여인은 허리가 굽혀지지 않아 제대로 앉을 수도 없었던 여인입니다. 위를 향해 쳐다볼 수도 없을 만큼 허리가 꼬부라진, 그래서 땅바닥을 내려다볼 수밖에 없었던 불쌍한 여인입니다. 참으로 비참한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부패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그렇게 사는 여인이었습니다. 아마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이 여인을 놀렸을 것입니다. “야! 너는 악한 영이 들어서 그래! 너는 귀신 들린 여자야! 너는 더러운 여자야! 너는 거룩하지 못한 불결한 여자야! 너의 모습은 누가 봐도 역겨울 걸.”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여인을 놀렸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여인이 앓고 있었던 병이 도대체 무슨 병이었을까요? 허리가 구부러져서 똑바로 일어설 수 없는, 아마 그런 병을 않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그러나 이렇게 몸이 불편한 여인이었지만, 이 여인에게는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소망이 있었습니다. 마음속에 꿈꾸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여인은 회당의 안식일 예배에 참여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것을 보면 이 여인에게는 신앙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께 대한 예배가 있었습니다.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사지를 갖고도 회당을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러나 그녀는 마음속으로부터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치유를 받고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영광 돌렸다고 하는 표현을 보면 이 여인은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고 찬양하는 마음도 갖고 있었던 여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예수님께서 이 여인을 보면서 “너는 아브라함의 딸이라.” 하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하나님의 약속을 늘 마음에 품고 기다리고 기도하던 여인이었음이 명백합니다. 오늘 성경에는 ‘18년 동안’이라고 하는 시간까지 나타나 있습니다. 많은 기록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 예수님은 아마 이렇게 질문했을 것입니다. “네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느냐? 언제부터 이렇게 고통을 당하였느냐?” “18년이나 됐습니다.” 이 여인은 오늘날 몸도 가누지 못하고 마음도 펴 보지 못한 채 고통 받고 있는 상처 난 모든 사람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을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하십니다.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표현하고 계십니다. 오늘 이 짧은 본문에 예수님이 주어로 나와 있는데 동사는 네 가지나 반복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여인을 ‘보았다’, 예수님이 이 여인을 ‘불렀다’, 예수님이 이 여인에게 ‘말씀했다’, 예수님이 이 여인에게 친히 손으로 ‘안수해 주셨다’,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예수께서 적극적으로 여인이 갖고 있는 고통 속에 관여하고 계심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에 기다림이 없으면 우리 삶에서 하나님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허리가 꼬부라진 이 여인처럼 우리가 갖고 있는 이 아픔과 상함, 상처를 갖고 하나님께 대한 기다림과 사모함으로 나오지 아니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실 수가 없습니다. 너무 점잖게만 앉아 있는 것은 예배가 아닙니다. 예배는 자신의 감정을 내어 놓는 것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상한 상처를 하나님 앞에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 제 정신이, 제 마음이, 제 영혼이, 제 육체가 이 여인처럼 십 년이 넘게 곪고 있었습니다. 펴지 못하고 억눌려 있었습니다. 제가 저를 가눌 수 없을 만큼 이 어두움의 밑바닥까지 빠져 있었습니다.” 하고 주님 앞에 이 여인의 모습처럼 나아오는 것이 사실은 예배인 것입니다. 도도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보다도 예배를 더 잘 드릴 수 있다고 자만한 채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연약하고 부족하고 답답하고 외롭고 상처 난 이 모든 것들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거기에 여인의 모습이 있고, 우리의 모습이 있고, 찾아오시는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있는 것입니다.
이 여인이 예수님을 찾아왔고, 그래서 치유시켜 주신 날은 다름 아닌 안식일이었습니다. 예수님에게는 어떤 외적 규정이나 규범보다 항상 사람이 더 중요하셨습니다. 그 많은 규례 조항을 갖고 있는 안식일보다 한 인간이 고통에서 회복되고 해방되는 것이 예수님에게는 더 귀중하고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여인과 함께 앉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여인 옆에 가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는 이 여인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부르시고 그를 만지셨습니다.
예수 믿는 우리들에게도 사고와 판단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정관념, 우리의 교리, 우리의 전통, 우리의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너무 빨리 모든 것을 규정해 버립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 사람을 회복하는 일, 억압된 곳에서부터 해방되는 그 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에게 참다운 인간에 대한 모습을 배워야 합니다. 법보다, 고정관념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전통보다, 인간이 갖고 있는 그 어떤 사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통 받는 한 인간이 발로 설 수 있는 것입니다! 허리가 꼬부라진 인간이라면 허리가 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서는 것입니다! 억눌린 열등감에서부터 벗어나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서는 이것이 더 우선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가르쳐 줍니다.
오늘 본문에 마지막에 보면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던 온 백성들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온 백성들은 “맞아맞아! 저 예수님이 맞아! 우리는 너무 법 때문에 억눌려 있었어. 예수님이 안식일 법을 무시하고 사람을 살린 것은 정말 옳은 일이야!” 하면서 기쁘게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당장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건주의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전통이 우선입니다. 법의 외향, 그것이 더 우선적인 것입니다. 법은 수단일 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을 수단으로 취급합니다. 오히려 그 안식일 법에 집착을 합니다. 법을 영적으로 해석하고 그것의 본뜻을 살리기보다는 문자적인 해석에 매달립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살리는 법이 아니라 사람을 가두고 죽이는 법이 되고 맙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은 사랑하지 않고 이용해야 할 법에만 집착하고 있는 이 회당장의 이야기를 봅시다. 그의 사고는 어떤 사고일까요? 과거 지향적인 사고입니다. 창의적 사고를 가두어 두는 사고입니다. 변화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매달립니다. 어제의 국물을 먹고 삽니다. 이 여인이 변화될 것이라고 어느 순간에도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너는 과거부터 족쇄에 채워진 여인이다. 너는 부정한 여인이다. 너는 변화되지 않는 여인이다. 더 이상 변화될 생각은 하지 마라! 멈춰서라!” 거기에 모든 것을 묻어 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렇게 연연해하던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변화에 대해서는 침묵하게 됩니다. 자기가 목적한 곳에 올라가면 그 주위에 집착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고정관념을 만들고, 잘못된 법을 만들게 됩니다. 또한 이렇게 되면 사람을 살리는 법이 아닌,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사는 법이 아닌 잘못된 법을 만들어 가는 그런 일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환경 속에서 파격적으로 행동하십니다. “너는 아브라함의 딸이다. 너는 자유를, 너는 치유를 얻을 수가 있다.” 여러분, 저 같으면 이렇게 회당장이 비난을 하면서 “내일은 안식일이 아니지 않는가? 내일 고치면 어떠냐?” 한다면, 분명히 예수님처럼 못 할 것 같습니다. ‘하루 정도만 참으면 되는데…. 안식일 지키다가 내일 고치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굳이 안식일에 고치십니다. 안식일은 쉼의 날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그 여인을 보니 예배를 드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쉼이 없었습니다. 육체가 쉼이 없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의 본질 때문에, 인간은 안식일에 쉼을 누려야 되기 때문에, 안식일은 참된 쉼을 누리는 날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예수님은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육체를 고쳤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음 또한 고쳐 주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기서 한번 다시 생각해 봅시다. 예수님이 생각하신 이 여인에 대한 해방, 그것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처음에 예수님은 “여자여!” 하고 부르십니다. 아마 "여자여!" 하고 부르실 때만 해도 이 여인은 예수님이 왜 자기를 부르는지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그 호칭을 바꿉니다. ‘아브라함의 딸, 약속의 딸,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전통 속에 있는 딸’이라고 그의 정체성을 확인해 주셨을 때, 이 여인의 모든 것이 풀렸을 것입니다. 그 동안 억눌렸던 마음, 서러웠던 마음,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았던 마음, 자신을 꼬부라지게 만들었던 이 모든 것들에서 풀려났을 것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아브라함의 딸아! 네가 네 병으로부터 자유하게 되었다.”라고 선언하시는 자유의 말을 들었을 때, 그 여인은 생기를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의 언어와 태도가 늘 살리는 언어요, 살리는 행위인 것을 봅니다. 말 하나가 이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이해인 수녀가 「나를 키우는 말」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나는 알게 되지

여러분, 자기가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말조차도 그렇게 자기를 키웁니다. 자기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자기를 살립니다. 하물며 다른 사람이 내게 살리는 말을 하게 되면 우리의 가슴이 얼마나 따뜻해지고 설레는지 아십니까? 그것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예수님께서 “너는 변할 수 있어. 너는 귀한 존재야! 네게는 소망이 있어. 너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일할 수가 있어.” 하고 우리를 격려하고 세워 주실 때, 우리가 어찌 좌절하고 낙망하고 무너질 수가 있겠습니까?
폴 투르니에는 사람을 고칠 때에 질병을 치료하려고 하지 말고 그 환자 자신을 치료하라고 합니다. 여러분, 한 사람의 병을 치료할 때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를 귀히 여기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것입니다. 그 사람도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게 해 주는 것입니다. 당신도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사람이란 것을 깨닫게 해 줄 때 치료받는 그 사람 자신이 마음으로부터 치유되어 자신의 육체가 겪고 있는 질병에서 치유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여인을 향해서 “아브라함의 딸”이라고 예수님이 말씀한 그때에 이 여인의 마음은 치료되었습니다. 또한 육체가 치료되는 것입니다.
이 날이 무슨 날이었습니까? 안식일이었습니다. 바로 쉼의 날이었습니다. 평안을 누리는 날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안식일은 창조의 쉼이지만 주일은 바로 구원 역사의 쉼, 부활의 날, 모든 것에 쉼을 갖는 날입니다. 주님의 날, 하나님 앞에 나와서 예배드리면서 우리는 안식과 쉼을 누리는 것입니다. 일하러 온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것도 노동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것도 수고가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예배드리러 오는 그날, 참된 안식과 참된 쉼이 있는 하나님을 친히 만나 내 영혼에 쉼을 얻고, 내 정신에 쉼을 얻고, 내 육체의 연약한 부분도 하나님께서 치유하시는 능력으로 쉼을 얻어 하나님의 생명을 덧입고, 하나님만으로 만족하는 바로 오늘 이 시간이 예배드리는 시간입니다.
지난 주일에 저는 자연 만물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면서 쉼을 누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보다 더 진정한 쉼은 예배드리면서 갖게 되는 쉼입니다. 저는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목사로서 내게 주어진 임무가 뭘까?’ 아마 주님의 날 거룩한 예배를 드리는 것, 예배를 드릴 때 성도들이 상처받고 절망하고 연약해진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나올 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초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초청받은 여러분들이 주님을 만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하나님께서는 나도 변화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기대하고 계시는구나! 내가 더 성숙될 수 있는 사람이고, 내가 갖고 있는 이 절망이 소망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나를 말씀으로 만지시고 계시는구나!’ 이것을 깨닫게 되는 그 시간이 바로 주님의 날 예배드리는 우리들의 시간인 것입니다. 그러할 때, 상처를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사명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또 상처 난 사람들을 우리가 주님의 마음으로 세워 주고, 일으켜 주어야 합니다. 우리도 상처받았으나 치유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마 이 여인도 평생 그렇게 살았을 것입니다. “주님이 나를 고쳐 주셨다. 너도 고침 받을 수 있다. 너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너에게도 소망이 있다.” 전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오늘 이 시간 예배드리는 우리에게는 이처럼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오늘도 주님 앞에 나와서 저희의 연약하고 완악하고 일그러진 모습을 주님께 고백합니다. 18년 동안 고통 받고 있었던 여인을 친히 찾아오셔서 안수해 주신 주님께서 저희의 마음을 안수해 주시고, 저희의 연약한 부분을 친히 안수하셔서 다시 회복되어 하나님께 감사의 노래를 부르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