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말씀

날 짜 :	2003.11.23
제 목 :	네게 가까이 게신 말씀
본 문 :	신명기 30 : 11 - 14절
말 씀 :	김지철 목사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 나치 치하의 암울한 시기를 견뎌야만 했던 한 심리학자는 자신이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어머니의 다음과 같은 한마디였다고 고백합니다. “얘야, 아무리 가난해도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 너무 염려하지 말고, 가진 것만을 늘 생각해야 한다. 얘야, 어두울 때에라야만 별을 볼 수 있단다.” 그는 어둡고 우울한 시기를 지내면서 늘 어머니가 말씀하시던 별들이 생각났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 삶을 되돌아보아도 나에게 영향을 끼친 한마디의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그 한마디의 말 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 그 말 한마디 듣고 평생토록 상처받으며 낙심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그 한마디 때문에 위로받고 용기를 얻어 담대함으로 인생 역경을 헤쳐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 한마디’라는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합니다. 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꺼버립니다. 은혜로운 말 한마디가 길을 편케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합니다.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가져다줍니다.’ 분명한 것은 말에는 파괴력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창조력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그 말 속에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말이란 마음속에서부터 시작되어 입으로 표현이 됩니다. 그리하여 말은 상대방의 귀를 통해 그 마음에 뿌리박힙니다. 그 말이 지니는 뜻이 사람을 슬프게도 하고 기쁘게도 하고 낙심케도 만들고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합니다. 이것이 말의 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나를 비난하는 소리 듣고 잠 못이룬 적 있습니까? 불과 몇 초, 몇 마디에 불과하지만 말의 힘은 실로 강력합니다. 그로 인해 내 손발이 떨리고 심장박동이 격해지고 심한 경우에는 몇날 밤을 못자고 실치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너무너무 억울하고 괘씸하고 분하여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비단 욕설과 비난뿐만이 아니라, 거꾸로 칭찬과 용기를 복돋워줄 때도 마찬가지의 효력을 발휘합니다. 언어는 엄청난 파괴력은 물론 굉장한 창조력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가 이렇듯 강력한 파괴력과 창조력을 함께 지니고 있을진대 하물며 하나님의 말씀이야 어떻겠습니까. 어찌 감히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의 언어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창세기 1장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였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며 그대로 되었고, 하늘과 땅을 말씀으로 창조하셨다고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요한복음 1장 1절에도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라”하고 말씀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말씀을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이 소유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말씀을 내것으로 얼른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십계명이나 산상설교에 대해서는 어지간히 알면서도 정작 성경 전체의 내용이 어떠한가에 대해서는 도무지 감을 못잡는 경우가 상당수 있습니다. 성경은 참 좋은 책이지만 읽히지 않은 채 그냥 선반 위에 놓여 있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들은 말입니다. ‘후탁 그리스도인’ - 주일에 교회 갔다오면 일단 성경책은 선반 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런 채로 잘 두었다가 다시 주일 아침이 오면 그것을 꺼내 지난 일주일 동안 쌓인 먼지를 입으로 ‘후’하고 불어서 털어내고,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그것을 손으로 한번 ‘탁’ 쳐서 남은 먼지를 털어냅니다. 바로 그 성경책을 들고 교회에 나오는 그리스도인이 ‘후탁 그리스도인’입니다. 여러분, 성경책을 혹시 그렇듯 소홀이 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많은 분들이 성경을 사모합니다. 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성경은 능력이 있고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경 읽기를 고통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왜요? 성경을 읽을 때마다 고비를 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새해 첫날이면 창세기부터 성경을 읽기로 작정합니다. 그래 창세기가 어느정도 떼어집니다. 그 다음 출애굽기로 오면, 애굽을 떠난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를 건너고 광야를 지나 마침내 가나안에 이르는 대목까지는 아주 재미나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걸림돌이 다가옵니다. 레위기입니다. 갑자기 힘겨워지는 것입니다. 제사에 대한 지루한 이야기가 줄줄이 나옵니다. 제사는 이렇게 지내라, 제물은 이렇게 드려라... 이제 마음속에 시험이 옵니다. 심지어는 신약성경을 읽으면서도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신약성경에는 누가 누구를 낳았다는 이야기가 이토록 많습니까? 마태복음 28장 중 1장에만 누가 누구를 낳고 낳고 하는 이야기가 씌어 있습니다. 그것도 전체 25절 중 16절만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이야기 때문에 한 걸음도 진전을 못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성경은 창세기부터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태복음부터 읽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에 드는 책부터 읽으십시오. 시편부터 읽어도 되고 이사야부터 읽어도 됩니다. 어떤 책을 먼저 읽어도 좋습니다. 신약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요한복음을 먼저 읽고 빌립보서를 읽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밑절을 먼저 읽어나가도 좋습니다. 가장 유명한 구절,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는 구절을 먼저 읽어나가도 괜찮은 것입니다. 또 어떤 경우는 너무 이해하기가 어려워 성경을 못읽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난해한 옛글로 씌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수천 년 전에 씌어진 글이기에 쉽게 소화할 수 없는 문화적인 거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금 이 시대에는 해당하지 않는 많은 관습들도 성경을 어렵게 만든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성경 이야기는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이자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천년 전 사람이나 오늘날의 사람이나 별 다를게 없습니다. 그때도 매운 것을 먹으면 맵다고 그랬고, 그때도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를 질문했습니다. 인간은 어디로부터 와서 다시 어디로 가는가?... 인생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인간이 어떤 진리를 발견해야 인생을 탄탄하고 용기있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를 질문하는 것은 이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인간 본연에 대한 질문은 오히려 오늘날 더 약화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신학교 교수가 되고 목사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해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경을 바르게 그리고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저는 종종 저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대학시절에는 곧잘 친구들한테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 것을 변호하기 위해 설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습관은 신학교 시절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런 지성적인 설득은 늘 약간의 분노가 담긴 논쟁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결론은 언제나 이렇게 끝납니다. “그래, 너 잘났다.” 이것이 설득과 논쟁의 결과입니다. 설득과 논쟁으로써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으로 영접하면서 내 안에 생겼던 기쁨과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해주신 귀한 은혜를 함께 나눌 때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은 바꾸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말씀을 읽으면 드디어 사람의 메마른 마음에 생수의 강이 넘칩니다. 저는 그 뒤로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와 같은 이 메마른 땅에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열심히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어느날 어떤 청년이 다가와 고백했습니다. ‘저도 메마른 땅이라면 괜찮겠습니다. 그러면 생수의 말씀이 제게 부어지면 옥토가 되어 싹이 날 수 있을 텐데 저는 메마른 땅이 아니라 차돌멩이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말씀이 제게 다가와도 그냥 한번 쓱하고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그때 제게 이런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저가 반석을 변하여 못이 되게 하시며 차돌로 샘물이 되게 하셨도다” - 시편 114편 8절 말씀입니다. 반석이 못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단단한 차돌이 생수의 강이 솟아나오는 샘물로 변한다고 말씀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메마른 땅입니까? 아니면, 말씀을 아무리 들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차돌입니까? 당신이 무슨 말씀을 해도 나는 아예 변하지 않기로 작정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 혹 있습니까? 차돌도 변하여 샘물이 되게 하십니다. 반석도 변하여 못이 되게 하십니다. 오늘 본문 30장14절은 “오직 그 말씀이 네게 심히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내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또 말씀은 먼데 있지 않습니다. 저 하늘 끝에 있어서 하늘 위로 올라가야 내려오는 것이 아닙니다. 저 바다 끝에 있어서 그것을 거기까지 가서 내가 얻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네 입에 있다. 네 마음에 가까이 있다.’ 마음문만 열면, 그리하여 마음으로 성경말씀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내가 너와 함께 나의 약속을 네게 주겠다고 우리에게 가르쳐주십니다. 도대체 마음으로 읽는 것이 뭘까요? 먼저 말씀을 펴서 읽는 데에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웃은 적이 있습니다. 부흥사들은 복음을 전하면서 무조건 예수를 믿으라고, 덮어놓고 믿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사님 말씀은 덮어놓고 믿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펴놓고 읽으면서 믿어라 - 여러분, 믿음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까? 덮어놓으며 안됩니다. 펴놓고 읽어야 말씀이 바로 내 마음 가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는 것을 뜻합니다. 내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놀랍게도 말씀을 더 크고 확실히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파란 안경을 쓰면 파란 세상! 노란 안경을 쓰면 노란 세상!’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마음에 미움의 안경을 쓰면 똑똑한 사람은 잘난 척해 보이고, 착한 사람은 어수룩하게 보이고, 얌전한 사람은 소극적으로 보이고, 활기찬 사람은 까불어 보이고, 잘 웃는 사람은 실없어 보이고, 듬직한 사람은 둔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마음에 사랑의 안경을 쓰고 다시 보면 잘난 체하는 사람은 똑똑해 보이고, 어수룩한 사람은 착해 보이고, 소극적인 사람은 얌전해 보이고, 까부는 사람은 활기있어 보이고, 실없는 사람은 밝아 보이고, 둔한 사람은 듬직해 보입니다. 맞습니까? 이렇듯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람도 달라지는데, 하나님의 말씀도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술사를 전공한 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흥준 교수는 ‘어떻게 하면 한국의 미술과 문화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 - 그러면서 조선시대 문인의 글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한번 음미해 볼만한 내용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사랑해야 알기 시작합니다. 알고 나면 예전에는 하나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바야흐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 것과 같지 아니합니다. 여러분, 성경을 오랫동안 읽었습니까? 어느 날 갑자기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었더니 말씀이 내게 부딪쳐와 심장에 꽂힙니다. 그리고 나를 회개시킵니다. 나는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하나님이시고 내가 하나님의 자녀인 이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바로 거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모습이 들어가 있습니다. 사랑으로 쓰신 성경을 사랑으로 읽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가까이 다가오게 하는 비결입니다. 또 하나 마음으로 읽는 모습이 있습니다. 말씀을 늘 현재형으로,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나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언자들은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신다고 믿습니다. 바로 자신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으로 알고 그 시대를 향해 선포를 합니다. 1850년 1월5일, 영국의 콜체스터 마을은 심한 눈보라로 도시 전체가 마비되었습니다. 그때 15살이었던 스폴전은 가까이에 있는 교회를 나갔습니다. 그때 목사님도 눈보라 때문에 올 수가 없어 앉아 있던 어느 평신도가 설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땅끝의 모든 백성아 나를 앙망하라 그리하면 구원을 얻으리라 나는 하나님이라 다른 이가 없음이니라” 이사야 45장22절 말씀입니다. 유창한 설교도 특별한 설교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본문을 계속 읽으면서 이렇게 스폴전에게 말했을 뿐입니다. “여보게, 젊은이, 아주 피곤해 보이는군. 하나님을 바라보게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라고.” 그는 나중에 그때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그 설교자는 그다지 많은 것을 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그 설교자가 계속 그 성경 말씀을 내게 반복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를 바라보라 - 그 말씀으로 나의 구름은 사라지고 어둠은 물러가게 되었습니다. 10시30분에 들어간 예배당에서 12시30분에 나올 때 나는 놀라운 변화를 겪었습니다. 어둠에서 찬란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기워졌습니다. 나는 예수님을 봄으로써 구원받았습니다.’ 이것이 위대한 설교자 스폴전의 ‘회심’이었습니다. 여러분, 이 한 가지 말씀만이라도 하나님께서 지금 내게 주시는 말씀을 감사히 받아들인다면 사람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신학을 공부하면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제목이 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사건으로 부딪혀오게 하시옵소서. 그리고 제가 증거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성도들의 마음에 들어가 사건을, 하나님의 사건을 일으켜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의 행위를 일으켜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말씀 속에 우리 인간의 보화가 들어가 있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이 소망해야 될 것, 인간을 살리는 생명의 이야기, 인간이 담대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생명의 이야기가 성경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찌 성경을 그냥 내벼려 둘 수 있겠습니까. 성경 말씀은 우리 가까이 있습니다. 이제 내가 말씀을 읽으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있는 말씀을 묵상하고 순종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기도
주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감사하옵나이다. 이제는 내 안에 말씀을 모시게 하시고 말씀으로 하나님의 자녀되는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성령으로 우리를 주장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