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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모두 사라진 세상(2) 댓글[0]
아노아마 엣세이 (2008-06-01 오전 4:54:18) http://blog.somang.net/anoama/3727
 

노인들이 모두 사라진 세상(2)


그제야 사람들은 비록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묵묵히 노년의 삶을 살아 내던 지난 시절의 노인들을 기억해 냈다. 맞아, 그들이 여기 있었지. 젊음이 주인인 세상에서 거추장스럽고 무거운 짐이었던 노년이 분명 우리 옆에 있었지. 아, 그런데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이제라도 그들이 간 곳을 알아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의 흔적이라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우리 삶이 어떻게 될지 그들은 분명 알고 있을 텐데, 어디에 가야 그들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노인 없는 세상이 뭐가 어때서 우리는 이렇게 불안하고 불편하고 두려운 것일까. 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돼버린 것일까. 우리들 삶은 영영 이렇게 무언가 부족한 채로 막을 내리고 마는 것일까.....


잠에서 깬 김 장로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이상한 꿈을 벌써 며칠째 꾸는지 몰랐다. 별 이상한 꿈도 다 있다고 머리를 내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신문을 집어 든다. 신문 1면의 머리기사에는 ‘고령화사회, 거대한 재앙’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2018년에는 전 인구의 14% 이상이 65세 노인인 ‘고령사회’에 속하게 되고,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가 되며, 2100년에는 국민 절반이 노인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문득, 번개를 맞은 듯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그래, 이건 분명 앞날을 준비하라는 신호이다. 반복되는 이상한 꿈도, 신문기사도 무언가 공통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 맞다. 그건 바로 노인이다! 언론과 정부가 젊은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늙어 가는 한국,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고령화 충격을 소리 높여 외치는 가운데 부양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누구나 노인을 무거운 짐으로,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고약한 존재로만 여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년의 지혜, 경험, 원숙함, 너그러움 같은 미덕은 잊은 지 벌써 오래. 교회 역시 솔직히 노년이 부담스러웠다. 헌금을 많이 내는 것도 아니고 교회 일에 발 빠르게 움직여 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마땅히 대접해 드려야 하니 거추장스런 존재임이 분명했다. 그럼 어떻게 하지? (유경의 책, ‘마흔에서 아흔까지’에서 저자의 동의를 얻어 옮김. 계속됩니다.)


 

노아마 운영자는 서울 인근의 시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옛날엔 시골에도 아이들이 참 많았지요. 그러나 지금 시골에서 아이들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몇 되지 않는 아이들이나마 집안에 틀어 박혀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노란 색 봉고차에 실려 학원에 가 있지요. 도회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 시골은 노인들이 지킵니다. 어른들의 거의 유일한 교유의 장(場)이라 할 수 있는 경로당 또는 마을회관에 가 보면 어디나 할 것 없이 75세 이상의 상노인들로 가득합니다. 그 아래의 초노들은 그런 자리를 애써 피하려합니다. 같은 고래희(古來稀)의 노인이라도 커피타기 등 잔심부름을 면하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반면 도회지 특히 서울 등에 사는 노인들에게 천안 등 장거리 전철은 축복 같아 보입니다. 무료함을 달래고 눈도 시원한 나들이를 공짜로 할 수 있으니 어찌 아니 기쁘겠습니까? 그래서 원주까지 전철이 개통되면 새로운 인기 노선이 하나 더 추가가 되겠지요. 그 만큼 그들은 종묘공원 등 몇 안 되는 만남의 장소에 식상해 있다는 말이겠지요. 그래도 도회지에 사는 노인들은 형편이 나은 편입니다. 시나 구의 노인복지관에 가면 온갖 교양강의가 풍부하고 놀이와 운동과 교제의 프로그램과 시설이 많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이 넘쳐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 정도의 시설로는 늘어만 나는 수요를 도저히 감당치 못할 것입니다. 계속 시설을 확충하고, 사용율이 저조해 가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시설들은 노인들의 몫으로 개보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야흐로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지요. 국가로부터, 사회로부터 그리고 각 가정으로부터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거나 말거나... 그런 것과는 전혀 별개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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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모두 사라진 세상 (1) 댓글[0]
아노아마 엣세이 (2008-05-25 오후 9:15:14) http://blog.somang.net/anoama/3714
 

노인들이 모두 사라진 세상 (1)
 
 이제 세상에는 단 한 명의 노인도 남지 않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한꺼번에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이다. 자식들과 같이 살던 노인도, 쪽방에서 힘겹게 연명하던 노인도, 사이좋게 살던 노부부도, 최고급 실버타운의 부유한 노인도, 무료양로원의 가난한 노인도, 치매요양원에서 마지막을 보내던 노인도, 한 끼 점심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무료급식소 앞에 줄 서 있던 노인도, 모두, 동시에, 그리고 완전하게 사라져 버렸다.



넘치는 실종신고에 경찰업무는 마비됐고, 신문과 방송은 연일 특보를 내보내며 수선을 떨었다. 갑작스레 효자, 효녀, 효부가 된 사람들은 눈물 콧물 섞어가며 부모님을 그리워하고 자신들의 불효를 고백했다. 온 나라가 눈물바다로 변했고,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휘청거렸다. 그러나 슬픔은 얼마 못 가 사라지고, 대신 노인들이 남기고 간 집과 땅과 재산을 놓고 자녀들 간에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여기저기서 칼부림까지 하는 사태가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다.



속절없이 세월은 흐르고, 노인이 사라진 세상에 어느덧 적응이 된 사람들은 이제 모두 편안해 보였다. 솔직히 너나 할 것 없이 홀가분하고 행복해 보이기까지 했다. 노부모 부양을 고민할 필요도, 허리가 휘는 수발 걱정도 깨끗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노인복지 예산은 젊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정 배분되었고, 노인복지관과 양로원, 요양원은 모두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 중장년층을 위한 여가시설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무 문제없이 편안하게 잘 살아가던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인 것이다. ‘내 부모님도 어느 때가 되면 말 한 마디 없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눈앞에서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일까? 그럼 나도 노인이 된 어느 날 가진 것 모두 내려놓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단 말인가?’사람들의 불안은 겉잡을 수 없는 공포로 이어졌고, 너도나도 노인이 되지 않는 길을 찾아 헤매는 지옥 같은 나날이 시작되었다. 아, 그러나 어쩌랴! 노인이 되지 않는 길은 그 어디에도 없었으니, 주름살을 없애고 호적의 나이를 고칠 수는 있어도 늙는 것을 끝까지 막아낼 수 있는 무기와 기술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유 경의 책 ‘마흔에서 아흔까지’중에서 저자의 동의를 얻어 옮김. 계속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세계에 유례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책마련도 분주한 듯 해 보입니다. 그러나 고령화사회를 넘어 이미 고령사회로 향해 나아가고 있는 노년의 문제를 쾌도난마로 해결하거나 응급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사회 경제적 환경이 매우 어려웠던 시대를 살아 왔던 우리이기에 다섯 치 열 치 앞을 내다보며 살았어야 했고 그런 점에 유의해 나라 살림도 폈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이는 전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만시지탄이나 이제 노인과 노년의 문제는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며 함께 풀어가야 할 이 시대의 문제입니다. 세대의 다름을 구분함이 없이 언젠가 나도 맞이하게 될 노년의 그 때를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으고 또 대비하며 살아야 합니다. 새 블로그를 열며 위 글로써 첫머리를 삼음도 노인문제가 비단 이미 노인이 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 아노아마는 이미 맞은 노년 또는 내일이나 모레가 되면 맞이하게 될 노년을 아름답게 살기 위한 일들과 아울러 하나님께서 우리께 주신 귀한 삶을 어떻게 아름답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의 주제를 가지고 운영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름다운 노년, 아름다운 마무리”란 뜻의 아노아마로 블로그 이름을 정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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